AI 핵심 요약
beta- 2025년 3월 21일 범죄피해자 보호법이 개정됐다.
- 피해구조금 약 20% 인상과 유족 승계가 가능해졌다.
- 국선변호 확대와 제도 홍보가 피해회복의 관건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형사사건이 발생하면 사람들의 시선은 주로 가해자를 향한다. 어떤 형을 받고 언제 풀려나는지가 연일 보도되는 동안, 사건으로 일상을 잃은 피해자는 불행한 사건의 증표로 언론에 거론되거나 절차의 증거로만 불려 나올 뿐 그 절차의 주체로 대접받지 못하는 일이 다수였다. 그러나 헌법은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제27조 제5항)과 국가의 범죄피해자 구조(제30조)를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최근 몇 해에 걸친 법 개정은 이 헌법의 취지를 실제 제도로 구현하려는 흐름으로 읽히며, 그 방향은 피해자 지원의 두 축, 곧 경제적 회복과 절차적 조력을 함께 두텁게 하는 데 있다.
첫 번째 축은 2025년 3월 21일 시행된 개정 「범죄피해자 보호법」이다. 범죄피해구조금은 타인의 범죄로 사망하거나 장해 또는 중상해를 입고도 가해자로부터 배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에게 국가가 유족·장해·중상해구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제16조, 제17조). 가해자가 달아났거나 재산이 없어 손해배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제도는 피해자가 기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공적 장치인 경우가 많다.
이번 개정은 시행령을 함께 손질해 지급액을 약 20% 높였고, 종전에 상호보증을 요구하던 외국인 피해자 가운데 우리 국민의 배우자이거나 국민과의 혼인관계에서 태어난 자녀를 기르는 일정 체류자격의 결혼이민자에게도 상호보증 없이 이 법을 적용하도록 했다(제23조). 또 장해·중상해구조금을 신청한 피해자가 지급 전에 사망한 경우 그 유족이 이를 이어받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제17조 제3항 단서), 연령·장애·질병 등으로 구조금을 관리하기 어려운 피해자에게는 분할 지급의 길을 열었다(제17조 제4항).

또한 눈 여겨볼 대목은 국가 구상권의 실질화다. 그동안 국가는 피해자에게 구조금을 지급한 뒤 가해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해 왔지만, 가해자의 재산을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회수가 지지부진했다. 개정법은 범죄피해구조심의회가 손해배상청구권 대위 업무를 위해 법원행정처·국세청·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가해자의 부동산 등기, 자동차 등록, 보수·소득 자료 등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고(제29조의2), 가해자에게 유죄판결이 확정되거나 범죄사실에 대한 자백이 있는 경우에는 금융회사에 예금·보험 등 금융정보의 제공까지 요청할 수 있게 근거를 마련했다(제29조의3). 피해는 국가가 먼저 메우되 그 부담은 결국 가해자에게 돌리겠다는 취지를 제도로 뒷받침한 셈이다.
두 번째 축은 형사절차 안에서 피해자가 법률적 조력을 받도록 하는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는 피해자의 변호사가 수사기관의 조사에 참여해 의견을 밝히고, 구속 전 피의자심문과 공판절차에 출석하며, 소송기록을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포괄적 대리권을 부여한다. 아울러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게 하고, 19세 미만 피해자 등에게는 이를 반드시 선정하도록 정한다. 본래 성폭력·아동학대 등 일부 범죄에 한정되던 이 제도는, 2024년 1월 12일 시행된 개정 「스토킹처벌법」이 제17조의4를 신설하면서 스토킹 피해자에게도 사실상 같은 특례로 확대되었다.
여기에 살인·강도 등 특정강력범죄 피해자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려는 후속 입법도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역할은 상담에 그치지 않는다. 조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질문을 걸러 2차 피해를 줄이고, 배상명령 신청과 재판절차 진술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대리하면서 절차 전반에서 피해자의 곁을 지킨다. 형사절차의 낯선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피해자에게 이러한 조력의 유무는 결과를 가르기도 한다.
이렇듯 피해자 지원 제도는 경제적 회복과 절차적 조력 양쪽에서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 문제는 제도의 존재를 피해자가 제때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범죄피해구조금에는 신청 기간의 제한이 있고, 국선변호사 역시 사안에 따라 선별해 지원되는 경우가 있어, 피해자나 그 조력자가 권리를 먼저 챙겨 주장해야 하는 국면이 많다.
범죄 피해는 피해자의 탓이 아니지만, 회복의 과정은 누군가가 손을 내밀 때 비로소 시작된다. 형사사법이 가해자를 벌하는 데서 나아가 피해자의 회복까지 함께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금, 달라진 제도의 내용을 시민이 함께 익혀 두는 일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김호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
경력
2014 제3회 변호사시험 합격
2014-2018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검사
2018-2019 법무법인(유) 대륙아주
2019-현재 법무법인(유) 화우
학력
2006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2011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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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