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전갑천중이 14일 위클래스 문턱 낮춰 정서지원체계를 가동했다.
- 학생들에 상담실을 일상공간으로 바꾸고 자연스런 방문을 이끌었다.
- 학교는 개인상담과 전문기관 연계로 위기학생 지원을 강화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일반학생 상담 증가세 '파란불'…위기학생, 맞춤형 집중상담 확산 기대
갑천중 "학생 혼자 버티기보다 학교가 먼저 손 내밀수 있게 지원 강화"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전갑천중학교 5층 '위(Wee)클래스' 앞에 학생들이 몰려들어 관심이 쏠렸다. 어떤 문제로 인해 상담을 받기 위해서 찾아온 학생들이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잠시 쉬면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들으며 복잡한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학생들 스스로 위클래스를 찾은 것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들은 학업과 진로, 친구 관계, 가정 문제 등 크고 작은 고민을 겪는다. 하지만 자신의 어려움을 친구나 부모, 교사에게 먼저 털어놓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갑천중은 '상담실의 문턱'을 가장 먼저 낮추려 위클래스를 설치했다. 개인적인 고민이나 문제가 있을 경우 언제든 상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학생들이 위클래스를 '문제가 생긴 학생이 가는 곳'으로 인식할 경우 정작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도 상담을 망설일 수 있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갑천중은 문제가 커진 학생을 뒤늦게 상담실로 데려오는 방식보다 평소 모든 학생이 위클래스를 자연스럽게 드나들도록 해 작은 고민부터 꺼낼 수 있게 하는 데 무게를 뒀다. 상담이 필요한 학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상담과 가까워지도록 환경부터 바꾼 셈이다.
학교는 이를 위해 학생들의 마음 성장을 '좋은 땅 만들기', '지지대 세우기', '영양분 주기'라는 3단계 심리 지원체계로 구성했다.
학생들이 부담 없이 위클래스를 찾도록 하는 것이 '좋은 땅 만들기'라면 학부모와 교사, 친구 등 학생 주변의 지지체계를 넓히는 것이 '지지대 세우기'다. 여기에 실제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개인별 상담과 전문기관 연계를 제공하는 '영양분 주기'를 더했다.
"상담실 아닌 일상 공간"…위클래스 문턱부터 낮춰
첫 단계는 상담실을 일상적인 학교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갑천중은 대전시교육청의 '2026학년도 위(Wee)클래스 기능 확대 사업'에 참여해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매달 운영하고 있다.
'내 마음의 감또', '위클래스는 힐링의 낙원', '멋진 나 공모전', '학급별 100가지 릴레이 감사노트' 등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이 특정한 고민이나 상담 목적이 없어도 위클래스에 들어올 수 있는 계기를 계속 만드는 방식이다.
특히 시험기간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리적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위클래스는 힐링의 낙원' 행사에는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몰렸다. 5층에 위치한 위클래스에서 시작된 대기 줄이 1층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그만큼 상담실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호응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상담실을 문제가 생겼을 때 찾아가는 곳에서 평소에도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클래스 내부 공간도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제별 그림책 코너에서는 학생들이 교우관계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심리안정화 공간에는 음악과 모래, 향기를 활용한 '음악멍', '모래멍', '향수멍' 등을 마련해 학생들이 화가 나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했다.
학교가 주목하는 변화는 단순히 위클래스를 이용하는 학생 수가 늘었다는 데에 있지 않다. 위클래스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줄어들면서 고위기 학생이 아닌 일반 학생들의 상담 신청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친구들과 놀러 오듯 위클래스를 드나들던 학생들이 어느 순간 상담교사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학교 측은 정신건강 지원의 시점을 앞당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봤다.
문제가 심각해진 뒤 학생을 발견하고 개입하는 방식에서는 자칫 도움의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반면 학생이 평소 상담실과 상담교사를 익숙하게 느끼면 친구 관계나 학업 스트레스, 진로 고민 등 비교적 작은 어려움이 생겼을 때도 먼저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위클래스는 '위기학생을 찾아내는 공간'에서 '위기가 커지기 전에 학생이 먼저 찾아오는 공간'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학부모~교사~또래' 연결…마음 받치는 '지지대' 역할
상담실 문턱을 낮춘 갑천중은 학생의 마음을 받쳐줄 주변 관계에도 눈을 돌렸다. 상담교사 한 사람의 역할에 기대기보다 가정과 교사, 또래까지 학생을 둘러싼 지지망을 넓히는 방식이다. 두 번째 단계인 '지지대 세우기'가 이에 해당한다.
먼저 학부모와의 연결을 강화했다. 학교는 'Mom's Touch'라는 마음챙김 소식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사춘기 엄마가 꼭 기억해야 할 10가지'를 주제로 자녀의 변화와 양육 과정에서 참고할 내용을 전달했다.
학생이 학교에서 받은 정서적 지원이 가정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부모가 사춘기 자녀의 감정과 행동 변화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교과 학습과 위클래스 사이 경계도 낮췄다. 대표적으로 '멋진 나 공모전'은 미술 교과와 연계해 전교생이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개성 있게 표현하거나 만화 형태로 제작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하면서 자기표현과 자존감, 심미적 감수성을 높이도록 구성한 것이다.

친구들끼리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를 줬다. 학급별 '릴레이 100가지 감사노트'는 학생들이 일상에서 친구와 학급 구성원에게 감사한 일을 찾아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갈등이나 부정적인 감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서로의 긍정적인 모습을 발견하면서 학급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또래상담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지원의 주체도 넓어졌다. '멋진 나 공모전'과 '감사노트' 등에서 나온 결과물을 바탕으로 오는 9월 교내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교사나 상담교사가 학생을 돕는 일방적인 구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학생들 스스로 친구의 마음을 살피고 지지하는 역할을 맡도록 한 것이다.
사춘기 학생들에게 또래 관계가 학교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친구를 단순한 상담 대상이 아닌 마음건강 안전망의 한 축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위기학생에 더 깊은 관심…개인상담·전문기관 연계 강화
실제 위기에 놓인 학생에게는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바로 세 번째 단계인 '영양분 주기'에서는 학생의 상황에 따라 상담의 강도를 높인다.
학교는 여러 개인적 이유로 학업중단 위기에 놓인 학생에게 매일 1시간씩 개인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당장 학업 성과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학생이 학교에 계속 나와 생활의 흐름을 유지하고 무력감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
학교에 오는 것 자체가 버거운 학생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성적보다 학교와의 연결을 끊지 않는 것이라는 판단이다.
교장과 학생이 함께하는 사제동행 소그룹 상담 '너는 꽃이야'도 같은 맥락에서 운영된다. 상담교사만 학생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이 직접 학생과 관계를 맺으며 정서적 지지를 넓히는 방식이다.
학교 안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밖으로 연결한다. 학생의 상황에 따라 교육청과 외부 전문기관을 연계해 보다 전문적인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갑천중 위클래스의 3단계 지원체계는 종국적으로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진다. 평소에는 누구나 부담 없이 드나드는 공간으로 상담의 문턱을 낮추고 학생 주변에는 부모와 교사, 친구로 이어지는 지지망을 만든다. 그 과정에서 더 깊은 어려움이 확인된 학생에게는 개인상담과 전문기관 연계 등 보다 집중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특히 학교가 주목하는 것은 문제가 겉으로 드러난 뒤가 아니다. 사춘기의 고민은 특정 학생에게만 찾아오지 않는다. 겉으로는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도 친구 관계나 성적, 진로 문제를 혼자 끌어안고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위기학생을 찾아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학생 스스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아차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갑천중은 그 출발점을 상담실의 문턱을 낮추는 데서 찾았다. 학생들이 위클래스를 놀러 가듯 찾고 친구와 머물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변화를 이뤄내는 것이다. 학교는 바로 그 지점에서 학생 정신건강의 조기 지원 가능성을 보고 있다.
갑천중 관계자는 "앞으로도 학생들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위클래스를 중심으로 한 정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상담이 필요한 순간에 혼자 버티기보다 학교 안에서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도록 학생 주변의 마음건강 안전망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gyun5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