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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in현장] 서울시발레단 '죽음과 소녀', 슈푹·에크만이 그리는 슈베르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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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발레단이 14일 창단 2주년 기념으로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더블빌을 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 안호상 사장은 2년간 국내외 안무가들과 성과를 쌓았고 컨템퍼러리 발레로 관객 반응과 매진 행렬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과 에크만의 ‘선인장’은 라이브 콰르텟21 연주와 함께 아시아 초연 및 첫 국내 협업 무대로 선보인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2주년을 맞아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를 주제로 한 더블빌을 무대에 올린다. 동일한 선율에서 영감받은 두 안무가 크리스티안 슈푹, 알렉산더 에크만의 명작 발레를 국립극장에서 만난다.

5일 용산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는 '죽음과 소녀' 크리스티안 슈푹 안무가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강효정, 이상은 객원 수석무용수, 특별출연하는 임수정, 리앙 시후아이 무용수, 이유범 시즌 단원이 함께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사진=세종문화회관] 

이날 안호상 사장은 "발레단 창단 2주년을 맞게 됐다. 창단 공연으로 주재만 안무가의 '한 여름 밤의 꿈'을 올렸었는데 2년간 숨가쁘게 달려왔다. 발레단을 새로 만든다고 할 때 좀 여러 가지 걱정과 겁이 먼저 앞섰는데 그래도 하다 보니까 많은 성과도 내기도 했고 응원도 저희들이 받아가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국내 안무가, 젊은 안무가 분들과 한 작품들, 세계적인 안무가들을 모시고 또 여기 국내 신작으로다가 처음 제작해서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사장은 "국내외서 활동하는 앞에 좋은 무용수들하고 저희들이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 참 다행스럽기도 하고 새삼스럽게 우리의 든든한 자원이 우리에게 갖춰져 있구나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또 국제 발레계가 정말로 큰 힘을 보태주고 강력하게 지지해 줘서 여러 인연들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그간의 과정을 회상했다.

또 "잘 알다시피 한스 판 마넨은 돌아가셨지만 그 분은 물론 요한 잉거, 오하드 나하린, 슈푹이나 에크만 같은 이름만 들어도 훌륭한 분들 모시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과연 가능할까. 언제나 될까 막연하게 느꼈던 분들과 작품을 짧은 시간 내에 할 수 있었던 것도 저희들로서는 큰 성과였다"고 짚었다.

안 사장은 끝으로 "무엇보다 한국의 컨템퍼러리 발레라는 새로운 영역에 나서면서 가장 두려웠고 이게 될까 싶었지만 시작을 하고 나서 창단 공연, 사전 공연 때부터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에서 하게 됩니다마는 거의 다 매진이 되고 할 정도로 관객들이 뜨겁게 반응해 주셔서 힘이 된다. 끝까지 잘 성원해 주시고 결국 발레의 지평을 넓히고 관객들을 좀 더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는 데 저희들도 노력을 다 하겠다. 같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창단 2주년과 이번 공연의 소회를 말했다.

서울시발레단 창단 2주년 기념 공연 '죽음과 소녀'는 슈베르트의 동명 현악사중주에서 출발한 2가지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을 더블빌로 구성했다. 독일 베를린 슈타츠 발레단 예술감독인 '크리스티안 슈푹'의 'Das siebte Blau(일곱 번째 파랑)', 스웨덴 출신으로 현재 전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의 'Cacti(선인장)'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슈푹의 초기작인 '일곱 번째 파랑'은 서울시발레단에서 아시아 초연되며, 에크만은 해외 무용단과 내한해 공연을 한 적은 있으나 한국 무용 단체와 협업하는 것은 서울시발레단이 최초다. 

'죽음과 소녀' 중 일곱 번째 파랑의 안무가 크리스티안 슈푹. [사진=세종문화회관]

한국을 찾은 슈푹 안무가는 "1년도 전에 처음 독일에 방문해주고, 베를린에서 어떤 작품들을 생각하는지 추후 계획을 들었을 때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기대되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독일에서는 요즘 문화 생활에 대한 투자를 나라에서 많이 하고 있지는 않다. 이렇게 서울에서 발레가 계속될 수 있도록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 반갑고 감사하다"고 K컬처의 나라 한국의 대표 도시 서울시발레단과 협업 소감을 말했다.

또 슈푹은 "작년 11월에 방문해서 프리 캐스팅을 했다. 단원들을 만났을 때 굉장히 긍정적이고 환영해 주는 분위기 속에서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었고 이 발레단을 믿고 내가 작업을 열심히 할 수 있겠구나 느꼈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독일에서 활동 중인 강효정 무용수와 임수정 무용수는 전에도 함께 작품을 했던 인연이 있어 이 분들의 나라에서 만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은 2000년에 초연이 된 후 26년이 흘러 한국에서 아시아 초연을 올리게 됐다. 슈푹은 "오스트리아에서 최근에 공연했는데 한국에서 선보이게 돼 기쁘다"면서 "이 작품은 고전과 현대적 감각을 오가는 시적 연출로부터 바탕을 두고 있다. 굉장히 추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죽음과 삶 속에서 우리가 보통 느낄 수 있는 두려움 을 떨치고 죽음이 두렵다는 것보다는 아름다움과 그 감각적인 느낌 안에서 포용할 수 있음을 가장 앞세우는 유일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슈푹과 독일에서 인연을 이어온 강효정 객원 수석무용수는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 수석무용수로도 활약 중이다. 그는 "작년에 서울시발레단과 공연을 함께 했었다. 2주년 공연에서도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전에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입단한 지 1년째 됐을 때 했던 작품을 이렇게 할 수 있어 색다르다. 신인 무용수 때의 추억과 지금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인 것 같아서 단원들과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수정 무용수 역시 취리히 발레단 솔리스트로 활약하며 슈푹과 공연한 적이 있었다. 그는 "서울시발레단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굉장히 관심 있게 봐왔다. 제가 유럽에 있기도 하고 너무 외국에서도 관심 가지고 있는 레파토리를 많이 가지고 와서 한 번쯤은 같이 해보면 좋겠다 같이 춤춰보면 좋겠다 했는데 사실 제 디렉터였던 크리스티안께서 좋은 인연으로 저를 추천해 주셔서 같이 참여하게 됐다. 한국 친구들과 처음으로 같이 춤추고 활동하는 거라 감사하고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서울시발레단 '죽음과 소녀' 중 알렉산더 에크만의 '선인장'레 참여하는 이유범 단원, 이상은 객원 수석무용수, 발레마스터 리앙 시후아이. [사딘=세종문화회관]

에크만의 '선인장'을 공연에는 객원 수석무용수로 잉글리시 네셔널 발레단 리드 수석인 이상은이 참여한다. 그와 함께 서울시발레단 발레 마스터인 리앙 시후아이가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이상은은 "임수정 무용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외국에서도 관심이 많다. 서울시발레단 오디션 보고 싶어하는 친구도 많아서 연락이 오기도 한다"면서 서울시발레단의 위상과 이번 공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앙 시후아이는 서울시발레단 발레마스터이자, 이번 '선인장' 공연 무대에도 오른다. 그는 "서울시 발레단과 함께하게 돼서 굉장한 영광이다. 사실 발레 마스터라는 역할과 무용수라는 역할이 전환되는 것이 굉장히 큰 도전이다. 제게 기회를 주시고 도전할 수 있게 해 주신 부분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배우는 과정이라도 생각하고 보물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냥 일이 아니라 춤을 추면서 꿈을 꾸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할 정도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죽음과 소녀'는 서울시발레단이 처음으로 라이브 음악과 함께하는 무대다. 콰르텟21의 김덕우 바이올리니스트는 무용과 함께하는 연주를 경험한 색다른 소감을 밝혔다. 김덕우는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는 가장 어려운 작품 중에 하나다. 테크닉 중에도 어렵고 죽음을 묘사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도 어렵고 어둡다는 생각을 연주할 때마다 했었다. 이번에 무용수들과 함께 하면서 음악을 표현하는 게 듣는 것으로만이 아니라 보고 느끼는 것 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그때그때 감정적으로 빨라지기도 느려지기도 할 수 있는데 이번엔 다 안무와 연결되기 때문에 최대한 절제된 환경에서 표현해야 하는 점도 있다. 예술에 대화가 없이도 예술적으로 교감할 수 있구나 느꼈다. 작품을 다시 바라보게 된 계기도 있었다. 어두운 점뿐만 아니라 내면에 있는 밝은, 희망 같은 것을 무용수들의 안무를 보면서 느꼈다. 슈베르트를 음악만으로 듣는 작품이 아니고 눈 앞에 살아있는 특별함을 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연습하면서 행복했다"고 본 공연을 기대하게 했다.

서울시발레단 '죽음과 소녀' 중 크리스티안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에 참여하는 김덕우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범 단원, 임수정 무용수, 강효정 객원 수석무용수. [사진=세종문화회관] 

슈푹 안무가는 '죽음과 소녀'의 음악에 '일곱 번째 파랑'을 구상한 과정을 밝히며 이 작품의 의미를 곱씹기도 했다. 그는 "이 작품은 음악이 먼저였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8-9살 때 여름방학에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었을 때 인상깊었다. 어린 나이엔 어떻게 해석할지 몰랐지만 살면서 이 음악은 계속해서 제게 강렬하게 돌아왔고 언젠가 이 음악으로 안무를 하고 싶었다. 그 음악에 갖고 있는 존경심이 높았고 손상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 음악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안무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나중에 크리스티안 너는 발레를 만든 것이 아니야 너는 시 하나를 써냈구나 하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서울시발레단의 '죽음과 소녀'는 슈베르트의 4중주 연주곡을 바탕으로 안무한 크리스티안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과 알렉산더 에크만의 '선인장'을 더블빌로 구성했으며, 오는 14일부터 1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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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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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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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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