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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⑩미국 의회언어의 질과 민주주의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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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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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연혁 교수가 1993년 이후 미국 대통령과 의회가 세계와 미국을 두고 상반된 언어로 충돌한 과정을 분석했다.
  • 클린턴 시기 NAFTA 논쟁에서 대통령은 세계경제와 리더십을 말했지만 의회는 일자리·임금·지역사회 중심의 언어로 맞섰다.
  • 르윈스키 사건 탄핵 정국에서 의회는 정책보다 대통령의 진실성과 도덕성, 민주주의와 헌법 해석을 둘러싼 분열된 정치언어를 드러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세계패권의 절정과 민주주의 언어의 균열(1993–2016)

초강대국의 언어

소련의 해체와 베를린 장벽의 붕괴, 그리고 공산주의 국가들의 자유화는 미국을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국제적 위치에 올려놓았다. 더 이상 미국과 맞설 군사적 경쟁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세계 최대의 경제력과 군사력, 기술혁신과 금융질서, 세계인재를 끌어들이는 교육과 과학기술, 국제질서유지가 모두 하나의 국가에 집중되었다.

당시 국제정치학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국제질서를 설명하기 위한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찰스 크라우트해머(Charles Krauthammer)는 「The Unipolar Moment」(1990)에서 이를 '단극의 순간(Unipolar Moment)'이라 불렀고, 윌리엄 C. 월포스(William C. Wohlforth)는 「The Stability of a Unipolar World」(1999)에서 '단극체제(Unipolar System)'라는 개념으로 정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이름보다 먼저 세계는 미국 대통령의 언어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읽고 있었다.

1997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 중인 빌 클린턴. [사진=위키백과]

1993년 1월 20일, 미국 제42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빌 클린턴의 취임사는 냉전의 승리를 자축하는 연설이 아니었다. 세계를 지배하게 된 미국을 선언하는 연설도 아니었다. 그는 자유가 가져온 새로운 책임을 제하고 있다.

"Today, a generation raised in the shadows of the Cold War assumes new responsibilities in a world warmed by the sunshine of freedom but threatened still by ancient hatreds and new plagues."

"오늘 냉전의 그늘 속에서 성장한 한 세대가 자유의 햇빛으로 따뜻해진 세계에서 새로운 책임을 맡습니다. 그러나 그 세계는 여전히 오래된 증오와 새로운 재앙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클린턴의 취임사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단어 가운데 하나는 '책임(responsibility)'이다. 클린턴은 미국의 힘을 설명하기보다 그 힘이 요구하는 의무를 제시한다. 냉전의 종식은 미국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시대의 시작이 아니라, 더 큰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시대의 시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어지는 문장에서는 미국이 바라보는 세계의 모습이 더욱 분명해진다.

"The world itself is being remade by the forces of technology and information. A world economy, a world environment, a world AIDS crisis, a world arms race—these are no longer separate problems."

"세계 자체가 기술과 정보의 힘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세계경제, 하나의 지구환경, 세계적인 에이즈 위기, 세계적인 군비경쟁은 더 이상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경제(world economy)'라는 표현은 여러 차례 등장하지만, 그 문장은 시장의 확대를 자랑하지 않는다. 기술과 정보가 국경을 바꾸고 있으며, 미국도 그 변화 속에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호소가 이어진다. 세계를 향한 대통령의 언어에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오만은 없었다. 미국을 세계 위에 놓기보다 세계 속에 놓는 표현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의회가 사용한 언어를 보면, 대통령과 조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미국 뉴욕주 뉴욕시에서 열린 블룸버그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9.25. [사진=로이터 뉴스핌]

1993년 가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의회에 제출되자 상원과 하원은 연일 격렬한 토론을 이어갔다. 클린턴은 자유무역이 미국과 북미 경제를 함께 성장시킬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NAFTA means jobs. American jobs, and good-paying American jobs."

"북미자유무역협정은 일자리를 의미합니다. 미국의 일자리이며, 임금이 높은 미국의 일자리입니다."

대통령은 자유무역을 세계경제와 연결하여 설명하였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움직이는 시대에 미국이 먼저 길을 열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하원 토론에서는 전혀 다른 단어들이 반복되었다.

1993년 11월 17일 하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행법안(H.R. 3450)을 놓고 하루 종일 토론을 이어갔다. 이어 11월 20일 상원도 같은 법안을 심의하였다.

『Congressional Record』 제103대 의회(103rd Congress), 제1회기(1st Session)의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의 토론 기록을 살펴보면, 의원들의 발언은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반복했던 '세계(world)'보다 '지역사회(community)', '노동자(worker)', '공장(factory)', '임금(wages)', '가족(family)'이라는 단어에 훨씬 더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이 세계질서를 이야기하는 동안, 의회는 지역구의 경제와 유권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NAFTA를 둘러싼 논쟁은 대통령과 의회의 언어가 처음으로 뚜렷하게 갈라지기 시작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자유무역을 지지한 의원들은 미국이 세계경제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한 의원들은 미국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희생을 우려하고 있다.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중인 빌 클린턴. [사진=Wikimedia Commons]

예를 들어, 1997년 4월 16일 하원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 데이비드 보니어(David Bonior)는 NAFTA 시행 이후를 평가하며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Today we know about the real-life effects of NAFTA. We have the trade data, we have the job data... We have personal real-life stories from thousands of people telling us what it has done to their jobs, their wages and the communities they live in."

"이제 우리는 NAFTA의 실제 결과를 알고 있습니다. 무역 통계도 있고 고용 통계도 있습니다. 또한 수천 명의 미국인이 자신의 일자리와 임금, 그리고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사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직접 말해주고 있습니다."

반면 자유무역을 지지한 의원들은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과 세계경제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자유무역이 미국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논리로 맞섰다.

이러한 대립은 일부 의원의 견해가 아니었다. NAFTA 비준과 그 이후의 『Congressional Record』를 보면 하원과 상원을 막론하고 'leadership', 'global market', 'competitiveness'라는 언어와 'jobs', 'American workers', 'fair trade', 'communities'라는 언어가 끊임없이 충돌한다.

같은 협정을 두고도 한쪽은 세계를 이야기했고, 다른 한쪽은 노동자와 공장을 이야기 한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사용한 '세계경제'라는 언어는 의회에 들어오면서 '일자리', '임금', '지역사회', '미국 노동자'라는 언어로 분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 언어의 충돌은 NAFTA에만 머물지 않았다. 이후 중국과의 무역, 제조업 공동화, 이민, 의료보험, 국경 안보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반복되었고, 결국 미국은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는 언어와 미국을 먼저 보호해야 한다는 언어가 끊임없이 경쟁하는 정치로 들어서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기, 클린턴의 취임사에서 제시된 '세계'와 '미국'은 의회 토론에 이르러 서로 다른 정치언어로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 변화가 처음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대통령의 정책이 아니라 대통령 성추문 스캔들을 둘러싼 통치정당성과 인격논쟁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7년 백악관 집무실의 빌 클린턴과 르윈스키. [사진= Wikimedia Commons]

르윈스키 사건과 탄핵, 정책에서 인격으로

1998년의 미국은 역설의 나라였다. 경제는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실리콘 벨리에 자리잡은 정보기술 산업은 전례 없는 속도로 성장했고, 실업률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연방정부는 오랜 적자를 끝내고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미국 사회는 냉전 이후 가장 안정된 번영을 누리고 있었고, 클린턴 역시 이러한 성과를 자신 있게 국민 앞에 내세웠다. 그는 1998년 연두교서에서 짧지만 강한 한 문장으로 시대를 요약했다.

"The state of our Union is strong."

"우리 연방은 강합니다."

그 문장은 경제지표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 되었고, 세계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으며, 대통령은 그 성과를 국가의 자신감으로 연결하려 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뒤, 의회의 언어는 경제도 성장도 외교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국회의사당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 단어는 더 이상 'economy'도 'prosperity'도 아니었다. 대신 'truth', 'perjury', 'oath', 'rule of law', 'public trust', 'Constitution'이 회의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정치의 중심이 정책에서 대통령 개인으로 이동한 것이다.

1998년 12월 18일부터 19일까지 하원은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다뤘다. 『Congressional Record』를 읽어 보면 의원들은 세금이나 복지, 무역이나 외교를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통령이 위증을 했는가, 선서를 저버렸는가, 헌법이 요구하는 공직자의 책임을 위반했는가를 놓고 서로 다른 민주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1999년 빌 클린턴 탄핵 심판 당시 상원 회의장. [사진= 위키백과]

탄핵을 지지한 의원들은 먼저 법치주의를 내세웠다. 그들에게 핵심은 클린턴이라는 개인이 아니라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이었다. 대통령이 누구인가보다 대통령도 헌법 아래 있는 한 사람의 시민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반복해서 말하였다.

"No one, not even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is above the law. The Constitution does not create one standard for ordinary citizens and another for the Chief Executive. If we fail to uphold that principle today, we diminish the rule of law itself."

"미국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법 위에 설 수는 없습니다. 헌법은 일반 시민에게 적용되는 법과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법을 따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그 원칙을 지키지 못한다면 훼손되는 것은 한 대통령이 아니라 법치주의 자체입니다."

그들의 연설은 경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실업률도 주식시장도 흑자재정도 중요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정책이 아무리 성공했더라도, 공직자가 법과 선서를 어겼다면 헌법은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탄핵은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 헌법적 의무였다.

그러나 탄핵에 반대한 의원들은 같은 헌법에서 전혀 다른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들은 대통령 개인의 행위를 옹호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적 정당성과 국민의 선택을 강조하였다.

대통령을 심판하는 가장 큰 권한은 의회가 아니라 국민에게 있으며, 탄핵은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지 정당 간 정치투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시카고 로이터=뉴스핌]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

"The American people elected this President. Impeachment must never become a substitute for elections, nor a political weapon employed whenever Congress disagrees with the occupant of the White House. The Constitution demands restraint as well as accountability."

"미국 국민은 이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탄핵은 선거를 대신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의회가 백악관의 주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사용하는 정치적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헌법은 책임뿐 아니라 절제도 요구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양측 모두 민주주의와 헌법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도 민주주의를 부정하지 않았고, 누구도 헌법의 권위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찬성 측은 민주주의를 '법 앞의 평등'으로 이해했고, 반대 측은 민주주의를 '국민이 부여한 정치적 정당성'으로 이해하고 있다. 같은 단어가 서로 다른 의미를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 점에서 르윈스키 사건은 단순한 성추문이나 탄핵 사건을 넘어 미국 정치언어가 변곡점을 맞이한 순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클린턴 집권 초기 의회의 논쟁은 자유무역, 복지개혁, 재정균형처럼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경쟁이었다.

그러나 탄핵 국면에서는 정책보다 대통령 개인의 진실성과 도덕성, 그리고 통치할 자격이 논쟁의 중심이 되었다. 상대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상대가 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를 묻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민주주의는 탄핵이라는 헌법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Congressional Record』에 남은 언어는 또 다른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의회는 더 이상 정책의 우열만을 다투지 않았다. 점차 상대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먼저 심판하는 언어로 이동하고 있었고, 그 변화는 이후 9·11과 이라크 전쟁, 오바마 시대를 거치며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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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백 약발' 하루 만에 주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이 20일(현지시간) 전날의 급락분 일부를 되돌리며 다시 상승했고, 미 달러화도 장 초반 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바이백(환매)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고 추가 확대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재무부가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할 경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국채 대신 달러화 약세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98%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4.4bp 오른 5.238%,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9bp 상승한 4.188%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10~30년 만기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장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다. 발표 직후 10년물과 20년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글로벌 국채 매도세도 진정됐다. 그러나 하루 만에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승하면서 재무부 조치의 효과가 지속될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채 바이백 규모가 당초 발표한 40억달러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추가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국채 수익률이 기초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미국 금리·모기지 거래 책임자인 마이클 로리지오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보다는 국제유가 상승이 이날 국채 수익률 반등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 연준이 더욱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지원하는 국가를 상대로 "경제 전쟁(economic warfare)"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으로 원유 공급망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졌다. 미국 5년물 물가연동국채(TIPS)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날 2.289%에서 2.338%로 상승했다. 10년물 TIPS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345%를 기록해 시장이 향후 10년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연평균 약 2.3%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실시된 9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TIPS 입찰에서는 응찰률이 2.8배를 기록해 최근 추세와 비슷한 수준의 수요가 확인됐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을 소폭 웃돌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재무부의 바이백 정책을 둘러싼 평가가 이어졌다. 전날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급락했던 달러화는 이날 장 초반 하락분을 만회하고 소폭 상승했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6% 상승한 98.89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0.01% 하락한 1.167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장중 한때 1.171달러까지 올라 5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0.6% 하락한 달러당 159.12엔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21일 오전 7시 기준 전장 대비 6.92% 하락한 1394.80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할 경우 미국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 약세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금리가 재정적자 확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에서 이른바 '통화가치 희석 거래(debasement trade)'로 불린다. 정부 부채 확대와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금이나 비트코인 등 대체 가치저장 수단으로 이동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CIBC 캐피털마켓의 세라 잉 외환전략 책임자는 "이는 베선트 장관이 시장을 시험하고 시장이 이에 맞서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발표가 더 나올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시장이 이를 그다지 신뢰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내부의 우려가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정책위원들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었으며 '많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를 향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5% 반영하고 있으며, 12월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67%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추가 단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5% 상승한 7만2524.54달러까지 오르며 6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 가치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각됐다. koinwon@newspim.com 2026-08-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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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 상폐' 중견기업들 비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동전주 퇴출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중견기업 오너들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는 물론 유상증자와 주식병합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주가 부양과 상장 유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병합 등 단순한 주당 가격 인상만으로는 상장폐지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시가총액 확대가 뒤따르지 않으면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상폐 위기 몰린 중견기업, 주식병합·자사주 매입으로 전방위 방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의 상장 유지 요건 강화로 퇴출 위기에 몰린 중견기업들이 주식병합과 주주환원 등 주가 방어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실적 개선과 시가총액 증대가 수반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인포그래픽=이석훈 기자]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가장 빠르게 꺼내 든 카드는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치면 기업가치나 시가총액 변동 없이 주당 가격을 병합 비율만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 36개 종목 가운데 15개는 주식병합을 예고했다. 한화투자증권에 의하면 상장폐지 개혁안이 발표된 지난 2월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추진된 액면병합은 276건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배 급증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액면가를 2000원으로 병합하면 주가가 1200원이 되면서 동전주 요건을 피할 수 있다"며 "정부가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동전주 요건을 신설하면서, 이를 피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주식병합을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증자도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당초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상향 예정이던 코스닥 시총 기준은 제도 개편에 따라 2026년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가용 시점이 조기 적용됐다. 플레이그램처럼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달한 자금이 실제 사업 성과와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상장 유지의 관건이다. 주주환원 확대 역시 오너들이 선택하는 주요 방어 수단이다. 티쓰리는 오너 일가 주도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제시하며 자본 효율성 제고를 공식화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는 주주 가치를 높여 시장의 저평가 인식을 해소하는 데 유용한 카드가 된다. 특히 지배주주가 승계 과정까지 고려해 특정 시기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집중할 경우, 주가 방어와 지배구조 안정화를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주식병합이나 증자, 자사주 매입 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동원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식병합만으론 상폐 못 면해"…체질 개선·실질 대책 시급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다. 주식병합은 기업가치를 바꾸지 못하고, 증자는 지분 희석과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역시 이익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회성 부양책에 그친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장부상 자본만 늘리는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만큼, 비용 절감과 사업 재편 등 실질적인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을 실시하더라도 시가총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상장폐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더구나 정부가 일시적 주가 부양을 통해 상폐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세부 적용 기준과 시장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주식 병합만으로는 상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주주의 출자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식 가치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poemseok@newspim.com 2026-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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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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