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허태정 대전시장이 24일 조직개편에서 정무경제과학부시장 직함에서 과학을 삭제하고 정무부시장으로 바꿨다
- 대전시는 AI혁신관 신설 등 과학·AI 행정 실무 강화라 설명했지만 과학부시장제 자진 폐기로 과학수도 정체성·정무 위상 약화 논란이 커졌다
- 과학기술계와 대덕특구 등과의 소통을 맡던 부시장급 정무 창구가 사라져 과학도시 대전에서 과학을 지운 자기모순 개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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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대전 잇는 과학부시장급 순기능 약화 우려
"실질 관장 업무 없었다"…유명무실 운영 '자인' 논란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민선7기 전국 최초로 도입했던 '과학부시장' 간판을 민선9기 첫 조직개편에서 스스로 내렸다. AI혁신관 자리를 신설하고 인공지능 대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면서도 대전시장의 '오른팔'로서 정무 조정과 대외협력을 맡을 부시장 업무에서는 과학 직함이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는 민선7기 허태정 대전시장 자신이 도입한 핵심 브랜드 과학 정책을 민선9기에서 스스로 폐기한 '자기모순' 속 과학 기능 역할 축소에 과학수도 대전의 정체성과 과학정책의 정무적 위상을 동시에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거세다.

대전시는 24일 오전 현행 19국 체계를 18국으로 조정하는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획조정실에 3급 AI혁신관을 신설하고 미래전략산업실과 기업지원국을 미래전략실로 통합한다. 현재의 정무경제과학부시장은 정무부시장으로 명칭을 바꿔 시정 전반의 정무 조정과 대외협력, 시민 소통, 국회 활동 등을 맡도록 했다.
문제는 대전시가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AI와 전략산업을 전면에 내걸면서도 과학기술계와 시정을 연결해야 할 부시장 직위에서는 '경제'와 '과학'을 동시에 떼어냈다는 점이다.
더욱이 대전시는 지난 16일 허태정 시장 선거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지영한 전 대전CBS 대표를 민선9기 첫 정무경제과학부시장으로 임명했다. 새 부시장에게 경제계와 과학기술계 등과의 소통 역할을 맡긴 지 불과 8일 만에 해당 직위에서 경제와 과학을 삭제하는 개편안을 발표한 셈이다.
이날 조직개편 브리핑에서도 "대전의 가장 큰 정체성 중 하나가 과학인데 부시장 명칭에서 과학을 빼는 것이 맞느냐"는 <뉴스핌>의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전시 기획조정실장은 "현재도 정무경제과학부시장이지만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업무는 없다"며 "모든 행정적인 지휘 라인은 행정부시장에게 있고 실제 기능에 맞게 정무부시장으로 명칭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 실국을 지휘하는 행정 라인이 없다는 것과 경제 과학 관련 역할 자체가 없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무부시장은 당초부터 행정부시장처럼 실국을 직접 지휘하는 자리가 아니다. 시장을 보좌하면서 중앙정부와 국회, 시의회, 기업, 연구기관 등과 소통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자리다.
따라서 부시장 직함에 '과학'을 넣은 것은 과학 관련 부서를 직접 지휘한다는 의미라기보다 과기부 등 정부와 대덕특구, 기업, 대학 등 과학기술계와의 소통을 부시장급 의제로 관리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시 설명대로 그동안 정무경제과학부시장이 경제 과학 분야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 조직개편은 해당 직위의 권한과 책임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할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명칭을 없애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것과 '진짜'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특히 대전은 대한민국을 대표 글로벌 과학도시다. '과학'이라는 부시장 직함은 단순한 간판이 아니라 과학기술계와 대전시를 연결하고 관련 정책을 시정의 주요 의제로 관리하겠다는 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때문에 3급 AI혁신관과 미래전략실 내 과학협력 조직을 두는 것만으로 부시장급 위상과 대외 대표성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AI혁신관과 미래전략실이 과학·AI·산업정책의 실무를 수행하고 행정부시장이 이를 행정적으로 지휘·조정하더라도 과학기술계와 시정을 잇고 대덕특구와 출연연, 대학, 기업의 요구를 정책과 투자 유치로 연결하는 정무적 역할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지적이다.
한 공직자도 "결국 이번 개편은 과학 행정의 지휘체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계와 대전시를 연결해온 부시장급 정무 창구를 시 스스로 약화시키는 게 아니냐"며 우려했다.
한편 이번 개편이 허 시장이 민선7기 당시 직접 도입했던 과학부시장제를 사실상 스스로 되돌렸다는 점에서도 자기부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허 시장은 지난 2020년 기존 정무부시장을 과학부시장으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초대 과학부시장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지낸 김명수 전 원장을 임명했다. 당시 대전시는 전국 최초 과학부시장제 도입과 함께 과학산업국, 대전과학산업진흥원, 과학산업특별보좌관 등을 연계한 과학기술 기반 행정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도 과학부시장제 도입을 "과학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회"라고 밝혔다.
민선8기 이장우 시정도 과학부시장 직위를 폐지하지 않고 경제과학부시장으로 확대·계승했다. 과학기술 전문언론 대표 출신을 초대 경제과학부시장으로 임명하고 '대한민국 과학수도,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시정의 대표 구호로 내걸었다.
허 시장 역시 민선9기 취임사에서 "과학으로 미래를 열고 민생으로 꽃피우는 대전"을 시정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취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부시장 직함에서 과학을 삭제하는 것은 취임 당시 메시지와도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행정조직의 명칭은 정책의 우선순위와 책임 소재를 시민에게 보여주는 신호다. 특히 대전에서 부시장 직함에 '과학'을 둔 것은 과학기술계와의 소통과 대외협력을 부시장급 의제로 관리하겠다는 의미였다.
대전지역 한 정치인은 "대전시는 과학, AI, 전략산업 정책을 행정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별개로 과학기술계와의 소통과 대외협력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민선9기의 첫 조직개편은 '과학도시 대전에서 과학을 지운 개편'으로 남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nn041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