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23일 분당 재건축 아파트를 매각하며 입주권 승계 시한을 맞춰 소유권 이전을 서둘렀다.
- 투기과열지구·신탁방식 재건축 등으로 입주권 승계가 막히면 수억원 주고도 새 아파트를 못 받고 현금청산되는 ‘물딱지’ 위험이 커졌다.
- 서울시와 국회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점 완화와 예외 확대를 추진 중이며,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대상 주택 거래 시 등기·규제 확인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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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권 지키려 등기 서두른 듯
투기과열지구 확대에 양도 제한 사업장 늘어
규제 완화 요구 덩달아 확산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분당 아파트 매각을 계기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제도의 경직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업 추진 단계와 규제지역 지정 시점에 따라 매수인이 입주권을 승계하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비사업 대상 주택 거래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수억 주고 산 집이 '물딱지'…입주권 승계 주의보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 부부가 분당 아파트 매각 과정에서 잔금을 모두 받기 전 소유권을 넘긴 배경에 재건축 입주권 승계 시한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부부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면적 164㎡를 29억원에 매각하면서 채권최고액 17억77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14일 매매계약이 체결된 뒤 이틀 만인 16일 공동매수인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끝났다.
매수인이 잔금을 내기 전에 소유권을 넘겨받고 매도인이 남은 잔금을 근저당으로 담보한 배경으로는 재건축 입주권 승계 시한이 지목됐다. 양지마을은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돼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말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앞뒀다.
현행법상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주택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 주택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대신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이후 조합원 지위 승계가 제한된다. 지정 뒤 소유권이 넘어가면 매수인이 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를 넘겨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어 잔금 지급보다 등기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거래가 대통령 아파트에만 나타나는 특수 사례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집 자체의 소유권은 넘겨받더라도 새 아파트 입주권을 확보하지 못해 이른바 '물딱지'를 살 위험이 생긴다.
예외 규정은 있지만 요건이 까다롭다. 1가구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나 근무·생업상 이전, 장기간 질병 치료, 상속주택 처분, 해외 이주 등 제한된 사유에 해당해야 한다.
예외 요건을 갖췄더라도 무조건 입주권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동명의로 된 집이라면 각 소유자의 보유·거주 기간을 따져야 한다. 이를 둘러싼 행정 해석과 법원 판단이 엇갈린 사례도 있다. 2023년 국토교통부는 대표 조합원이 1가구 1주택과 10년 보유, 5년 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다른 공유자의 지분을 포함한 전체 주택에 대해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유자별 지분을 각각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공동소유자 중 한 명만 예외 요건을 갖춘 경우 해당 지분에는 조합원 지위 승계를 인정하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나머지 지분은 현금청산 대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 규제 강화에 조합원 진땀…정비사업별 양도 제한 시점도 달라
투기과열지구가 넓어질수록 비슷한 위험에 놓이는 단지도 늘어난다. 계약 당시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소유권 이전 시점 사이 규제지역이 확대되는 경우 매수인 입장에선 곤란해질 수 있다.
지난 1년간 새로 지정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는 총 15곳이다. 지난해 10월 16일부터 기존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21개 자치구와 경기 과천시·광명시·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안양시 동안구·용인시 수지구·의왕시·하남시 등 12개 지역을 신규 지정했다. 올해 7월1일부터는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까지 추가했다.
서울시 부동산정책개발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 사업장은 128곳으로 재건축 79곳과 재개발 49곳이다. 아직 추진위원회나 정비구역 단계에 있는 사업장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 제한 대상은 더 확대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지 몰랐던 상태에서 계약한 사람까지는 보호가 가능하다. 김정우 법무법인센트로 대표변호사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전에 건축물 또는 토지를 양도하기 위한 계약을 일단 체결해야 하고, 이때 계약금 지급 내역 등으로 계약일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부동산 거래 신고까지 완료하면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기 보유자에게도 규제 부담은 작지 않다. 공사비 상승으로 추가분담금이 불어나 집을 팔고 사업에서 빠져나가려 해도 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정상 매각이 어렵다. 서울시는 투기 수요 차단이라는 제도 취지는 유지하되 신규 규제 대상 정비구역의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해 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규모 정비사업도 양도 제한 시점을 현행 조합설립인가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로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며 "거래가 장기간 막히면 조합원 재산권 침해를 넘어 사업 반대와 일정 지연까지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과 재개발의 제한 시점이 다른 점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재건축은 사업 초기인 조합설립인가 직후부터 거래가 막히지만 재개발은 사업 후반부인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부터 제한된다. 같은 정비사업인데도 재건축 주택 소유자가 훨씬 오랜 기간 처분 제약을 받는 셈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월 재건축의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점을 재개발과 동일한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로 늦추는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5년 이상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사람이 정비사업 주택을 매수하면 조합원 지위 승계를 허용하는 예외 조항이 담겼다. 현재 이 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된 상황이다.
전문가 사이에선 이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집을 살 때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수억원의 웃돈을 주더라도 등기 시점을 놓치면 새 아파트를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될 수 있어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장은 "정비사업은 투기과열지구와 연결돼 있다 보니 규제가 확대될 때 특히 이런 문제가 생긴다"며 "조합원 지위 승계 과정이나 매수자의 다른 물건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도 있으니 꼭 돌다리도 두드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