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 최형우가 26~28일 KT전에서 타격·주루·리더십으로 팀 연승과 2위 탈환을 이끌었다.
- 최형우는 득점권 타율 0.349 등 뛰어난 해결 능력과 포수 장비 착용 준비, 단체 대화방 메시지로 팀 분위기를 바꾸며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 도루는 적지만 순간 판단과 센스 있는 주루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43세 베테랑으로, 박진만 감독은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가장 가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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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핌] 남정훈 기자 = 삼성의 올 시즌 상승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43살의 베테랑 최형우다.
나이는 어느덧 마흔둘이지만, 그의 가치는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타석에서는 해결사, 베이스에서는 흐름을 바꾸는 주자, 더그아웃에서는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리더다. 기록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존재감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최근 최형우를 향해 "눈부신 타격 능력에 화려한 주루 플레이까지 선보였다. 상황에 맞는 플레이로 이틀 연속 팀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하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26~28일에 펼쳐진 대구 KT전에서 보여준 경기만 봐도 최형우의 가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26일 KT전. 삼성은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7회 선두타자로 나선 최형우는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어 대타 김성윤의 좌전안타가 나오자 망설임 없이 1루에서 3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단순히 한 베이스를 더 간 플레이가 아니었다. 무사 1·2루와 무사 1·3루는 투수와 수비 입장에서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KT 배터리는 압박을 느꼈고, 이후 수비가 흔들렸다. 삼성은 김현준의 동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상대 실책과 디아즈의 스리런 홈런까지 터지며 7회에만 무려 8점을 뽑아냈다. 9-1 대역전승의 시작점이 바로 최형우의 주루였다.
박 감독도 최형우에 대해 "발이 빠르고, 느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순간적인 판단 능력이 정말 좋다. 시야가 넓고, 야구 센스가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하루 뒤에는 방망이로 해결했다. 27일 KT전에서 삼성은 2-3으로 뒤진 8회 1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중전 안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순식간에 4-3 역전. 이 한 번의 스윙으로 삼성은 3연승과 함께 리그 2위 자리까지 탈환했다.
28일은 클라이맥스였다. 팀이 3-2로 역전에 성공한 6회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고영표의 공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달 28일 SSG전 이후 무려 31일 만에 터진 시즌 9호 홈런이었다. 순식간에 점수는 5-2로 벌어졌고, 경기 흐름도 삼성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올 시즌 최형우의 기록은 여전히 정상급이다. 73경기에서 타율 0.320, 9홈런, 5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4를 기록 중이다. 홈런은 과거보다 다소 줄었지만, 해결 능력은 오히려 더욱 빛난다. 득점권 타율 0.349가 이를 증명한다. 결정적인 순간 팀이 가장 믿을 수 있는 타자가 바로 최형우다.

하지만 최형우의 진짜 가치는 숫자 밖에 있다. 지난 주말에 펼쳐진 LG와의 3연전에서 엔트리 내 포수 자원이 모두 소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최형우는 2014년 이후 한 번도 맡지 않았던 포수 장비를 착용할 준비까지 하며 팀을 위해 헌신했다. 결국 실제 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역할을 가리지 않는 베테랑의 자세는 후배들에게 큰 메시지를 남겼다.
더그아웃에서도 최형우는 팀의 중심이다. 삼성이 24일 2연패에 빠졌을 당시 그는 선수단 단체 대화방에 "잘하고 있다. 재미있게 하자"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형우는 "우리 팀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삼성은 이후 분위기를 바꾸며 연승을 시작했고, 그 중심에는 다시 최형우가 있었다.

최형우의 주루 철학도 흥미롭다. 최형우는 과거 "다리 부상을 당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안 해도 되는 플레이를 할 때가 있다"라며 "발은 느려도, 뛸 때는 뛴다. 중요한 건 언제 뛰고 언제 아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그는 통산 31도루를 기록 중이다. 도루가 많은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한 베이스를 더 가야 할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과감하다. 경험이 만든 판단력이다.
야구는 결국 흐름의 스포츠다. 최형우는 그 흐름을 읽는다. 안타 하나로 분위기를 만들고, 주루 하나로 상대를 흔들며, 적시타 한 방으로 경기를 끝낸다. 여기에 더그아웃에서는 후배들을 다독이고, 필요하면 생소한 포지션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박 감독은 "선수들이 최형우를 많이 본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43세의 최형우는 더 이상 단순한 베테랑이 아니다. 삼성이 우승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이자, 기록으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는 가장 가치 있는 선수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