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홍명보호가 25일 남아공에 0-1로 패했다.
- 한국은 조 3위로 밀려 32강 진출을 기다리게 됐다.
- 스리백 고수와 소극적 공격이 패인으로 지적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비기기만 해도 됐다. 90분 동안 단 한 골만 넣어도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벼랑 끝에 몰린 뒤에도 한국 축구대표팀은 달라지지 않았다. 공격수들은 최전방에서 공만 기다렸고, 벤치는 선수만 바꿨을 뿐 전술은 끝까지 그대로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최종전에서 남아공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조 3위로 밀린 한국은 이제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패배보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내용이었다. 전반부터 한국은 남아공의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에 밀렸다. 이기혁(강원)의 육탄 수비와 김승규(도쿄)의 연이은 선방이 아니었다면 전반에 이미 승부가 기울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공격진은 상대 수비를 흔들기 위한 움직임보다 제자리에서 패스를 기다리는 장면이 반복됐다.
후반 18분 실점 이후에는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이어졌다. 한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은 공격 숫자를 늘리지 못했다.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가도 페널티박스 안에는 조규성(미트윌란) 한 명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선 미드필더들의 침투는 늦었고, 반대편 윙백도 박스 안으로 과감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중계하던 박지성 JTBC 해설위원도 이를 지적했다. 박 위원은 "0-1로 지고 있는 상황인데 선수들이 후방에 머물러 있다"라며 "조규성을 투입해놓고 정작 공은 뒤에서 돌리고 있다. 더 적극적으로 침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 막판까지 한국 공격은 지나치게 정적이었다. 남아공은 페널티박스 안에 8~9명의 선수를 세우고 버티는데도 한국은 후방에 센터백과 미드필더 여러 명을 남겨뒀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시간에도 안정적인 수비 구조를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결국 크로스는 올라갔지만 받을 선수가 없었다. 박지성 위원 역시 "크로스가 올라올 때는 최소 3~4명이 박스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더 큰 의문은 벤치의 대응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LAFC), 김진규(전북),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를 동시에 투입했다. 선수 구성에는 변화를 줬지만 전술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스리백은 그대로 유지됐고, 윙백 역시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손흥민이 들어왔지만, 공격 전개 방식은 여전히 측면 크로스와 패스 플레이에 의존했다.

후반 중반 이후 조규성까지 투입됐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높이를 활용하려면 박스 안에 숫자를 늘리고 세컨드볼 싸움을 준비해야 했지만 그런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후방에서 볼을 돌리다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이번 대회를 통틀어 가장 의아했던 부분도 여기에 있다. 홍명보 감독은 조별리그 3경기 내내 스리백을 고수했다. 체코전에서는 세트피스와 높이 문제를 노출했고, 멕시코전에서는 윙백들의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아공전에서도 측면 수비와 역습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포메이션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는 없었다. 축구에서 스리백은 수비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신 윙백의 활동량과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대회 한국의 윙백들은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기대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경기 중이라도 포백으로 전환해 공격 숫자를 늘리는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었다.
실제로 0-1로 뒤지는 상황에서는 센터백 한 명을 빼고 공격수를 추가하거나, 풀백을 올려 보다 공격적인 형태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끝까지 스리백을 유지했다. 센터백 세 명을 유지한 채 윙백만 올리는 방식으로는 남아공의 밀집 수비를 흔들기 어려웠다. 공격 숫자는 부족했고, 크로스를 받아줄 선수도 없었다.
경기 막판 박지성 위원이 "센터백 한 명이라도 스트라이커처럼 올려놓고 모험을 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벤치보다 더 답답했던 것은 선수들의 움직임이었다. 한 골이 절실한 상황이라면 공격수뿐 아니라 미드필더와 수비수까지 박스 안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세컨드볼을 따내기 위해 라인을 높이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끝까지 정돈된 형태를 유지하려 했다. 공을 빼앗길 것을 먼저 걱정하는 듯한 플레이가 이어졌고, 공격은 지나치게 신중했다.
월드컵은 계산보다 승부가 필요한 무대다. 비겨도 되는 경기였지만, 막상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그러나 선수들도, 벤치도 그 절박함을 전술과 움직임으로 보여주지 못했다.

박 위원도 "이기려고 한 경기가 맞는지 모르겠다. 월드컵 준비하는데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혹평을 남겼다.
결국 이번 남아공전은 홍명보호의 가장 큰 약점을 드러낸 경기였다. 경기 흐름을 읽고 과감하게 전술을 바꾸는 유연함도 없었고, 경기장 안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상대를 몰아붙이는 적극성도 부족했다.
스리백이라는 틀을 끝까지 고수한 벤치, 그리고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공격 숫자를 늘리지 못한 선수들. 남아공전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변화하지 못한 팀'이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지를 보여준 90분이었다. 아직 와일드카드를 통한 32강 진출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토너먼트에서 더 강한 상대를 만난다면 같은 운영으로는 같은 결과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