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하나기술이 9일 영국 고객사와 1614억원 규모 2차전지 조립공정 턴키 공급 계약을 맺었다.
- 과거 브리티시볼트·신파워 등 대형 계약 무산과 잦은 정정 공시 탓에 투자자들은 계약 이행 가능성과 신뢰 회복을 주시했다.
- 순손실·CB 발행 등 재무 부담 속에서도 수주잔액 확대에 따른 실적 반등 전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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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무산·계약 해지 전례에 신뢰 회복 관건
주가, 장중 25% 급등 뒤 상승분 반납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2차전지 장비업체 하나기술이 연간 매출의 1.7배에 달하는 1614억원 규모 수주를 공시했지만 주가는 장중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단일 수주 규모만 놓고 보면 대형 호재지만, 과거 해외 대형 계약이 무산되거나 정정 공시로 이어진 전례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은 계약 이행 가능성과 자금 부담을 함께 따져보는 모습이다.
10일 하나기술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79% 오른 1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8% 넘게 오른 2만300원에 출발해 장중 2만1550원까지 치솟았다. 상승률은 한때 25.8%에 달했지만 이후 매수세가 약해지며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 숫자는 역대급인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기술은 지난 9일 영국 소재 고객사와 2차전지 조립공정 라인 턴키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억467만달러(약 1614억원)로 지난해 연결 매출(약 938억원)의 172.09%에 달한다. 계약 기간은 2026년 6월 8일부터 2030년 12월 28일까지 4년 6개월이다.
이번 계약은 현재 이행 중인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하나기술의 1분기 말 수주잔액은 3393억원으로, 이번 계약은 기존 최대 계약인 인도향 조립장비 턴키 계약(1576억원, 2025년 12월 체결)을 웃돈다. 이번 수주를 더하면 수주잔액은 5000억원대로 늘어 연매출의 5배를 넘는다.

계약 구조도 구체적이다. 발주서(PO) 4건으로 구성됐으며 장비(8902만달러)와 설치 등 서비스(1563만달러)로 나뉜다. 장비 대금은 선급금 30%, 1차 중도금 40%, 2차 중도금 20%, 잔금 10% 순으로 분할 수령한다. 공시 기준 환율(달러당 1543원)을 적용하면 장비 선급금만 약 412억원, 서비스 선급금 20%까지 합치면 약 460억원이다.
다만 하나기술은 '고객사의 영업비밀 요청'을 이유로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공시의 유보기한은 계약 종료일과 같은 2030년 12월 28일이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4년 6개월간 계약 상대방을 확인하기 어렵다.
◆ 반복된 계약 변수, 투자자 신뢰 회복 과제
하나기술은 2022년 4월 영국 배터리 스타트업 브리티시볼트(Britishvolt)와 원통형 2차전지 화성공정 턴키 공급 계약(약 907억원)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브리티시볼트가 2023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매각마저 불발되면서 청산이 확정됐다. 이후 하나기술은 2024년 10월 계약금액을 0원으로 정정했고 이행 실적은 없었다.
이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같은 해 11월 단일판매·공급계약 미이행과 공시 번복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당시 하나기술의 최근 1년간 불성실공시 부과 벌점은 7.5점이었다.
하나기술은 2023년 6월에도 중국의 수저우 신파워 에너지(Suzhou Xin-Power Energy)와 연매출을 뛰어넘는 1724억원 규모 수주를 공시했지만 1년 만에 계약이 취소된 바 있다. 당시 주가는 6만원대에서 한 달 만에 14만원 가까이 올랐다.

하나기술은 올해 들어서도 정정 공시를 반복하고 있다. 올해 2월 미국향 고속 스태킹 장비 계약(약 284억원)은 장비 사양 변경 등을 이유로 계약금액과 종료일이 조정됐고, 5월에는 프랑스향 계약 2건의 종료일이 각각 8.5개월, 6.9개월 연장됐다. 이 가운데 조립라인 턴키 계약은 금액도 999만유로에서 881만유로로 줄었다. 같은 달 북미 배터리 제조사와 맺은 210억원 규모 계약은 해지됐다. 스웨덴 NOVO에너지 계약 2건도 지난 3월 종료일이 2027년 8월로 미뤄졌다.
◆ 체력은 받쳐주나…관건은 계약 이행과 자금 부담
재무 여력 역시 변수다. 하나기술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손실은 58억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8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83억원에 영업손실 3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 회사의 자금 사정은 변동성이 커졌다. 하나기술은 지난 2월 540억원 규모 4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반면 지난 4월에는 3회차 CB 사채권자들의 조기상환 청구에 따라 291억원을 자기자금으로 상환·소각했다. 1614억원 규모 계약 이행에 앞서 제조 자금을 선행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4회차 CB의 전환가액은 3만1402원이며 전환 청구 가능 시점은 2027년 2월 23일이다. 해당 시점은 계약 이행 기간과 겹친다. 이번 수주의 실적 반영 여부와 계약 이행 상황은 향후 선급금 입금, 납품 진행, 계약 정정 여부 등 후속 공시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실적 반등 전망도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인도 A사향과 북미향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매출 361억원, 영업이익 12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주잔액이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