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동해선 KTX 개통과 강릉 연장 이후 강원 동해안을 찾는 철도 이용객이 급증한 가운데 올봄 강릉·동해·삼척을 잇는 꽃·바다 축제와 해안 '핫플레이스'가 잇따라 주목받으며 동해선 수요가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산업정보센터 통계를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동해선 연간 이용객은 2023년 273만9300명, 2024년 283만1214명으로 매년 3~4% 수준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2025년 강릉까지 연장 개통과 KTX·이음 투입 이후에는 1~9월 이용객이 305만8459명에 달해 전년도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신규 노선 개통 이후 하루 평균 6000명 이상의 신규 수요가 생겼다고 밝히는 등, 동해선이 '동해안 관광철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뉴스핌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동해선 개통 이후 승객 현황' 자료를 보면 2025년 동해선 정차 4개 역(강릉·동해·묵호·삼척)의 월별 승차 인원은 강릉역이 11만~17만 명, 동해역이 3만~3만8000명 안팎, 묵호·삼척역이 수천~2만 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릉역은 1월 16만1276명, 8월 17만6737명 등 성수기에 월 15만~17만 명대 이용을 기록하며 동해선 축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고, 동해·묵호·삼척역도 해변·항구·관광지 접근 통로로서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동해선을 연계한 관광상품 이용도 나타난다. 2025년 한 해 동안 동해선 관광상품을 통해 강릉·묵호·동해·삼척에 도착한 승객은 2152명, 같은 상품으로 이들 역에서 출발한 승객은 2117명으로 집계됐다. 코레일은 "관광상품 이용객 수는 출발·도착 기준으로만 집계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동해선 축을 따라 기차+버스+도보를 결합한 여행 방식이 서서히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것을 수치가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릉·동해·삼척 등 동해안 지자체들은 봄을 맞아 각종 축제와 해양레저 프로그램을 내세워 철도 손님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강릉은 커피·해안 트레킹과 해변 축제를, 동해는 감성항구와 해양레저를 앞세워 '4계절 바다도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동해 묵호항 일대는 젊은 층 사이에서 '핫플'로 급부상 중이다. 묵호역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인 도째비골 해랑전망대와 논골담길, 묵호등대, 해안도로 카페거리를 잇는 뚜벅이 코스가 여행 플랫폼과 SNS를 통해 꾸준히 소개되면서, 배낭을 멘 청년·커플 여행객들이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다.
벽화로 가득한 논골담길은 AR(증강현실) 체험존과 포토 스폿을 도입해 골목 곳곳에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명소로 변신했고, 해안도로를 따라 조성된 오션뷰 카페와 소품숍, 도넛·디저트 가게들이 MZ세대 취향을 겨냥한 감성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삼척시는 이 흐름의 한복판에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는 4월 3~19일 근덕면 상맹방리 해변 일대에서 제22회 맹방유채꽃축제를, 5월 19~25일에는 오십천 장미공원 일원에서 2026 삼척 장미축제를 잇따라 연다.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인 맹방해변에서는 유채꽃 가요제·포토 콘테스트·해변 플리마켓 등 10여 개 프로그램이, 도심 장미공원에서는 천만 송이 장미와 야간 조명, 공연·체험행사가 마련돼 봄철에만 수십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척관광문화재단과 시는 동해선 개통 1주년과 KTX-이음 첫 열차 운행을 계기로 '철도 관광도시' 도약을 선포하고, 열차 내·역 구내 홍보물과 연계해 맹방 유채·장미축제를 적극 알리고 있다. 축제 기간 삼척시는 관광택시와 시티투어버스, 시내버스를 활용해 맹방해변과 오십천 장미공원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 같은 봄꽃축제와 묵호항·논골담길 '핫플 효과'가 동해선 수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영남권에서 "유채꽃+장미+골목·항구+바다"를 묶은 1박2일·2박3일 여행 수요가 늘면 삼척·동해·묵호역 승하차 인원이 4~5월에 집중적으로 증가하고, 여름 해수욕장·가을 단풍·겨울 동굴·해양치유로 이어지는 사계절 관광 루트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동해선 효과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는 보완 과제도 적지 않다. 강릉·동해·삼척 모두 역에서 해변·시장·숙소까지 이어지는 환승체계와 도보 동선이 아직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고, 강릉·동해권은 여름 성수기에 교통·환경 수용력 한계가 반복 제기되고 있다. '축제를 더 많이 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KTX 덕에 손님이 늘어나는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는 '역에서 내려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역-축제장-해변-골목상권을 잇는 셔틀과 통합 티켓, 환경을 해치지 않는 체류형 프로그램을 갖추면 동해선 승객과 지역경제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안 지자체들이 봄꽃축제와 해양레저, 묵호항·논골담길 같은 감성 관광지를 어떻게 묶어내느냐에 따라 동해선 KTX는 '동해안 관광 특급열차'로 더욱 자리를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