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1490원선에 근접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로 올라섰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매도와 중동발 리스크가 맞물리며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29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평균 환율은 1489.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월간 기준 역대 네 번째에 해당한다.
주간 기준으로도 환율은 한때 1517원을 넘어서며 평균 1500원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선에 올라선 것이다.

원화 약세는 주요국 통화 대비로도 뚜렷하다.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 폭은 약 4.7%로 유로(-2.62%), 엔(-2.58%), 파운드(-1.64%) 등 주요 통화는 물론 호주달러(-3.46%), 대만달러(-2.11%), 위안화(-0.84%)보다도 낙폭이 컸다.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에서 약 30조원을 순매도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포함하면 두 달간 순매도 규모는 50조원을 넘어선다.
최근 한 주 동안에도 13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주간 기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외국인 매도는 지정학적 불안과 산업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지역 긴장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된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부담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 역시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제유가 상승이 무역수지와 물가 부담으로 이어지며 환율 상승 요인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가 단기간 내 진정되더라도 환율이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와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