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여천NCC, 잇단 공장 가동 중단
공장 가동률 최소 유지...정기 보수 일정 앞당기기도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공격하면서 한국의 에너지 수급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한국은 LNG 수입량의 20% 가량을 카타르산에 의존하고 있다.
원유 정제 부산물인 나프타에 이어 LNG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헬륨, 천연가스 기반의 무수암모니아는 각각 석유화학·반도체·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다. 특히 헬륨은 반도체 공정에서 웨이퍼 냉각, 화학기상증착(CVD) 캐리어 가스, 진공 누설 검사,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광학계 냉각 등에 쓰이는 핵심 공정가스다.
정부는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이 커지자 수출 제한과 매점매석 금지 등 강도 높은 시장 개입에 나섰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전면적인 공장 셧 다운을 막기 위한 버티기에 돌입했다.
◆ 카타르, 한국 등에 LNG 장기계약 '불가항력' 선언
2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QE)는 한국 등과 맺은 LNG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반도체 생산의 필수소재인 헬륨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헬륨 공급 쇼크가 단순한 산업가스 가격 상승을 넘어 첨단 반도체 및 AI 인프라 구축의 병목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최소 두 배 상승한 상태로, NCC 가동률은 50%대로 최소한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장 가동을 아예 멈추면 재가동시 큰 비용이 드는 만큼 고육지책을 동원하는 중이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나프타 분해설비(NCC) 가동률을 최대한 낮추거나 정기 보수 일정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나프타 수급난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의 나프타 재고는 3주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그 안에 중동 전쟁 협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 되기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LG화학은 여수 산단의 NCC 2공장(80만 톤)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여수 LG화학 2공장은 지난 2021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비교적 최신 설비지만, 생산 규모가 작고 연계된 다운스트림 제품군도 제한적이다. LG화학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큰 1공장(120만 톤)을 중심으로 재고를 활용해 가동을 최대한 유지하는 '선별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 공장 가동률 최소 유지...정기 보수 일정 앞당기기도
여천NCC는 NCC 가동률을 50%대 까지 낮추는 방식으로 최대한 버티다가 생산량 조정을 위해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4월로 예정된 정기 보수 일정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버티기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기업별로 여러 공장 중 메인 공장을 제외한 2, 3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버티기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중동 전쟁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끝난다고 해도 정상화까지 또 몇 개월이 걸려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한시 지정하고, 국내 생산 물량의 수출 제한 조치 등 대응에 나섰다. 수출 제한 조치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의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려 수급난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나프타는 55%가량은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고, 나머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