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불응 시 에너지 인프라를 직접 타격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공식화했다. 해상 통행 문제를 넘어 전력·에너지 시설까지 겨냥한 압박이 가시화되면서 중동 긴장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48시간 내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최대 발전소를 시작으로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고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상대로 드론 공격 등을 감행하며 통행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이 군사적 대응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린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간 내 국제 유가 급등과 공급망 교란이 불가피하다. 미국이 그동안 자제해 온 '에너지 시설 공격'까지 언급한 것은, 이란의 해협 압박에 맞서는 대응 수단을 사실상 총동원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 게시글에서 이란을 겨냥해 "지도부는 사라지고 해군과 공군은 붕괴됐으며 방어 능력도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강한 압박 메시지를 이어갔다. 또 군사 작전과 관련해 "예정보다 수주 앞서 있다"고 언급해, 이미 상당한 수준의 군사 준비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이는 단순 경고를 넘어 실제 군사 행동 가능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심리전' 성격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 "확전 자제" vs "병력 증강"...엇갈린 신호
주목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일관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하루 전인 20일에는 대이란 군사작전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같은 날 미국 주요 언론은 수천 명 규모의 해병대 추가 중동 파병 계획을 보도했다.
확전 억제와 군사력 증강이 동시에 언급되면서, 미국의 전략이 '긴장 관리'인지 '압박 극대화'인지 불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시장과 동맹국 모두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의 원유·가스 시설을 공격하지 말 것을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 말라고 했고, 이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동맹국의 군사 행동에도 일정한 제동을 걸었음을 시사했다.
이는 에너지 시설 타격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동시에 미국이 '에너지 시장 충격 최소화'라는 별도의 전략 목표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2월 28일 군사작전 개시 이후 원유 가격 급등을 우려해 에너지 시설 공격은 피해왔다. 그러나 이번 경고로 그 금기가 흔들리고 있다.
향후 전개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이 해협 통행을 일부라도 정상화해 긴장이 완화되는 시나리오 ▲제한적 군사 충돌로 관리되는 시나리오 ▲에너지 시설 타격으로 확전되는 최악의 경우다.
이번 '48시간 통첩' 이후 미국의 실제 행동 여부가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나아가 중동 안보 지형 전체를 좌우할 핵심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