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안에 자탄 수십 개…불발탄 남으면 장기적 위협
우-러 전쟁서도 논란…민간 피해·무차별 공격 재점화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집속탄두 미사일을 잇달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집속탄의 인명 살상과 무차별 공격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의 집속탄 사용과 관련해 "이 집속탄은 인구 밀집 지역을 향해 발사됐고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것"이라며 "이는 이란 정권의 전쟁범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란의 집속탄 사용은 이번 전쟁이 단순한 군사 목표물 타격을 넘어 무기 사용의 비인도성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 한 발에 자탄 수십 개…집속탄은 어떤 무기인가
집속탄은 하나의 탄두 안에 여러 개의 소형 자탄을 넣어 공중에서 퍼뜨리는 무기다. 특정 지점을 정밀 타격하기보다 보병이나 차량, 장비가 넓게 분산된 목표를 상대로 한 번에 광범위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사용한 집속탄두 미사일 각 탄두 안에는 24개의 자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집속탄이 폭발 순간의 위력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중에서 퍼진 자탄 가운데 일부는 즉시 터지지 않고 남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전쟁이 끝난 뒤에도 주민이나 구조 인력, 어린이에 뒤늦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자탄이 지면이나 단단한 표면에 닿을 때 폭발한다. 불발탄으로 남을 경우 주변 주민과 구조 인력에 장기적인 위협이 된다.
이 때문에 집속탄은 인도주의 우려를 낳는다. 전장에서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준다. 전투 후에는 남겨진 불발 자탄이 사실상 지뢰 같은 위협이 된다. 집속탄의 진짜 위험은 폭발 순간보다 폭발하지 않은 뒤에 남는다는 말까지 있다.

◆ 국제사회는 금지로 갔지만…이란·이스라엘·미국은 비가입국
집속탄은 2008년 채택된 집속탄금지협약(CCM)에 따라 국제적으로 강한 규제를 받는다. 협약은 집속탄의 사용과 개발, 생산, 취득, 비축,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100개국이 넘는 나라가 당사국 또는 서명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집속탄 논란은 이번 이란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사용 사례가 보고되며 민간인 피해 논란이 반복돼 왔다.
국제 인권단체와 외신들은 집속탄이 전투 당시의 살상력뿐 아니라 전후에 남는 불발 자탄 때문에 민간인에게 장기적 위협이 된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이번 이란의 집속탄 사용이 더 크게 부각되는 것도 과거 전쟁들에서 남긴 부정적 기억과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집속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배경에는 일부 비가입국들이 여전히 군사적 효용을 높게 본다는 점이다. 한 발로 넓은 지역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어 분산된 병력이나 장비를 상대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이런 군사적 효용과 별개로, 불발 자탄에 따른 민간 피해와 전후 장기 위험 때문에 인도주의적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법적 논란의 핵심은 무기 자체보다 실제 사용 방식에 있다. 집속탄금지협약은 가입국에 직접 적용되는 별도 조약이지만, ▲민간인과 군인을 구별해야 한다는 원칙 ▲과도한 민간 피해를 피해야 한다는 비례성 원칙 ▲무차별 공격 금지 등 국제인도법의 일반 원칙은 비가입국에도 별도로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집속탄 사용이 곧바로 협약 위반으로 단정되진 않더라도 ▲실제 표적이 군사 목표였는지 ▲민간 피해가 과도했는지 ▲공격 방식이 무차별적이었는지에 따라 국제인도법 위반 논란은 제기될 수 있다.

◆ 왜 이번 이란전에서 더 주목받나
특히 이미 민간 피해와 장기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전쟁 양상이 한층 더 거칠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판단돼 집속탄 사용이 주목받는다.
집속탄은 일반적인 단일 탄두 미사일보다 방어 측면에서도 더 까다로운 무기다. 자탄이 분산되기 시작하면 한 번에 넓은 범위로 퍼지기 때문에 요격과 피해 통제가 쉽지 않다. 그만큼 방공망과 민간보호 체계에 더 큰 부담을 준다.
이번 이슈는 단순히 이란이 또 다른 형태의 무기를 사용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집속탄은 전장을 넓게 타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투가 끝난 뒤에도 위험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국제사회 비판을 받아온 무기다.
이번 전쟁에서 집속탄 사용 사실이 다시 부각되면서, 이번 전쟁은 군사적 충돌을 넘어 민간인 피해와 무기 사용의 비인도성까지 쟁점이 되는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