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1인 관광객 환영 업소 인증제가 최근 강원도를 중심으로 본격 도입되면서, 급증하는 혼행(혼자 여행) 수요를 얼마나 포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혼밥 기피·자리 제한 등으로 불편을 겪던 1인 여행객에게는 반가운 제도지만, 인증의 형식화와 비인증 업소와의 형평성 문제 등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 필요한가: 혼행 시대의 '안심 표지판'
혼자 여행하는 이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지점은 주변 시선과 식당 이용, 안전 문제 등이다. "왜 혼자 왔느냐"는 질문이나 2인 이상 주문 강요, 자리 안내 거부 같은 경험이 반복되면서, 혼행을 시도하고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1인 관광객 환영 업소 인증제는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관광당국이 "1인 손님도 환영하는 가게"를 발굴해 공식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지도·온라인 홍보를 통해 안내하는 방식이다. 업소는 1인 메뉴, 1인 좌석, 친절 응대 기준을 갖추고, 지자체는 인증 마크와 홍보 지원을 제공하는 구조다.
젊은 층과 외국인 개별 여행객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혼자 와도 환영하는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지자체의 기대다.

◆장점: 혼행 심리 장벽↓·지역 브랜드 가치↑
찬성론은 우선, 혼행·혼밥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인증 마크 하나만으로도 "눈치 보지 않고 들어가도 되는 곳"이라는 신호를 주기 때문에, 특히 처음 혼자 여행을 시도하는 이들에게는 중요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지역 차원에서도 1인 관광객 환영 업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일종의 '혼행 지도'가 만들어져, 카페·식당·숙소·체험시설을 엮은 테마 코스 구성과 마케팅이 쉬워진다. 이는 쇼핑 중심 단체관광에서 벗어나, 개별 여행객 중심의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하려는 지방 도시들에 매력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업소 입장에서는 인증을 계기로 1인 메뉴 개발, 좌석 재배치, 응대 교육 등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면서, 단골 혼행객을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혼자서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식당·카페를 찾는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구조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단점·우려: '간판만' 인증·업소 간 형평성 논란
반면 비판론은 제도의 실효성을 우려한다. 기준이 모호하거나 사후 점검이 부실하면, 실제로는 1인 손님을 불편해하면서 '인증 마크'만 달고 있는 업소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오히려 인증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혼행객 민원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인증 업소와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구조적으로 1인 메뉴 구성이 어렵거나, 좌석 수가 적어 테이블 재배치가 힘든 소규모 점포는 제도 혜택에서 소외되기 쉽다. 인증 업소만을 대상으로 지자체 홍보와 이벤트가 집중되면 "1인 손님은 인증 업소로만 가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오히려 지역 상권의 분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1인 관광객을 별도로 '환영 업소'에 묶어두는 접근 방식 자체가, 의도와 달리 "1인은 따로 가라"는 또 다른 분리·낙인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도 한다. 인증제만으로 혼행 문화 전반의 인식 개선을 담보할 수 없고, 억지스러운 구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보완해야 하나
인증제가 '간판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첫째, 인증 기준을 구체화하고 정기 재인증·현장 점검을 통해 실제 서비스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1인 메뉴 유무, 최소 주문 강요 금지, 좌석 안내 방식, 대기·응대 매뉴얼 등을 세부 항목으로 명시해 소비자에게도 공개하는 방식이다.
둘째, 업소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가 중요하다. 홍보 지원만으로는 참여 유인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1인 메뉴 개발 컨설팅, 시설 개선 소규모 지원, 서비스 교육 프로그램 연계 등을 패키지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셋째, 인증제는 혼행 친화 정책의 출발점일 뿐, 도착지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짐 보관, 야간 이동 안전, 1인 체험·투어 상품, 외국인 안내 체계 등 혼자 여행할 때 불편한 지점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는 정책과 함께 설계해야 효과가 커진다.
결국 1인 관광객 환영 업소 인증제는 혼행 시대에 필요한 방향성을 담고 있지만, 운영 방식에 따라 '혼행 천국'의 지름길이 될 수도, 또 하나의 보여주기 행정으로 끝날 수도 있는 제도다. 지자체가 어느 쪽으로 제도를 끌고 갈지는, 앞으로의 기준 설계와 현장 관리, 그리고 지역 상권과의 소통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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