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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글로벌 포커스] TCL 사례로 살펴본 '중국식 퍼스트무버' 작동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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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글로벌 TV 시장의 지형도에 대대적인 변화 기류가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대표 가전제품 제조사 TCL전자(1070.HK)이 글로벌 출하량 점유율 16%를 기록해 삼성전자(13%)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점유율 15%로 여전히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TCL은 13%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또 다른 중국 가전 브랜드 하이센스(海信∙Hisense)는 12%로 LG전자의 9%를 앞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은 24%로 중국 TCL과 하이센스의 합산 점유율(25%)과 비교하면 1% 포인트 뒤쳐져 있는 상태다.

한때 '값싼 TV'의 대명사로 불리던 중국 브랜드가 하이엔드 QLED·미니LED 시장까지 잠식하며 왕좌를 넘보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이나 TV 시장의 순위 변동을 넘어, 중국 제조업이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무버'로 체질을 바꾸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중국 제조업이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던 사례를 AI 도구를 통해 점검해보고, 중국이 퍼스트무버로 변신하기 위해 밟아온 과정과 요건,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국이 또 한번 도약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 산업 영역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 TCL의 1위, 단순 반짝 이벤트가 아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TCL의 부상은 단순 저가 공세의 결과로 보기 어렵다. TCL은 이미 몇 가지 측면에서 시장의 판을 바꿔놓고 있다.

첫째, 수직 계열화다.

TCL은 자체 패널 계열사를 통해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상당 부분 통제하며, 패널-세트-글로벌 유통까지 연결된 구조를 구축했다. 이 구조 덕분에 원가 구조를 공격적으로 낮추면서도, 미니LED·QLED 같은 신기술 적용 속도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었다.

둘째, '신흥국 프리미엄' 포지셔닝이다.

북미·유럽에서 삼성·LG·소니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키는 동안, TCL은 동남아·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에서 대형화·스마트 기능·게이밍 대응을 앞세운 '가성비 프리미엄'으로 파고들었다. 애초에 상위 브랜드의 존재감이 약했던 시장에서 먼저 점유율을 쓸어 담은 뒤, 선진국으로 역류하는 전략이다.

셋째, 기술·브랜드 격차 축소다.

TCL의 고급형 TV는 이미 4K·8K, 120Hz·144Hz, 미니LED 백라이트, 게임 모드, AI 화질 엔진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기능 데이터만 놓고 보면 삼성·LG와의 거리가 확연히 좁혀졌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 싼데 기능은 비슷한 TV'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중국산 TV가 더 이상 '싸구려 대체재'가 아니라 글로벌 기준 브랜드의 한 축이 되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AI 이미지 = 배상희 기자]

◆ 이미 '퍼스트무버'로 올라선 중국 산업들

1. 전기차·배터리

전기차와 배터리는 중국이 '기술·규모·가격' 3대 조건에서 모두 경쟁우위를 장악, 세계 시장에서 의미 있는 퍼스트무버가 된 첫 번째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2000년대 후반부터 장기간의 보조금·세제 혜택을 통해 로컬 전기차·배터리 업체를 키웠다. 동시에 거대한 내수 시장을 실험장으로 활용해, 하이엔드 승용차에서 저가형 차량, 상용 밴·트럭·버스까지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수백 개 모델을 쏟아냈다.

그 과정에서 닝더스다이(CATL)와 비야디(BYD) 같은 업체는 LFP·블레이드 구조, CTP/CTC 등 팩 구조 혁신, 급속 충전, 긴 수명·저원가 솔루션, 완성차–배터리–소재–리사이클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기술·규모·가격 삼박자를 모두 잡았다.

그 결과 유럽·동남아·남미 OEM들이 중국 배터리를 쓰지 않으면 경쟁력이 안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고, 유럽 각국은 역으로 중국 배터리 공장을 유치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이 분야에서 단순 조립·추격자가 아니라 '게임의 룰'을 정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2. 태양광·풍력발전

태양광 모듈·셀·웨이퍼, 풍력 터빈 역시 중국이 사실상 글로벌 공급·가격결정자로 올라선 산업이다.

태양광의 경우 서구·일본 업체들이 먼저 기술을 열었지만, 중국은 공격적 CAPEX, 원가 절감에 최적화된 공급망, 정부와 은행의 금융 지원, 내수+수출 동시 확대를 통해 'PERC→TOPCon→HJT' 등으로 이어지는 셀 기술의 전환 사이클마다 가격을 두 단계씩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중국산 모듈은 '시장 확대의 촉매'이자 '경쟁사의 퇴출 요인'이 됐고, 이제 세계 대부분의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는 중국산 장비 없이는 경제성이 안 맞는 상황이 됐다.

풍력 터빈·부품도 비슷한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3. 통신장비·스마트폰

중국은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산업에서 표준 설정 및 상용화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주자로 떠올랐다.

4G 후반~5G 초기, 화웨이와 중흥통신(ZTE) 등 중국 대표 통신장비 제조업체는 기지국·전송장비 가격 경쟁력, 조기 상용화, 표준 특허 확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서 사실상 '없으면 안 되는 공급자'가 됐다. 

스마트폰에서도 화웨이, 샤오미, 오포(OPPO), 비보(VIVO)는 대화면·고배터리·고화소 카메라, 중저가 5G 단말, MIUI·EMUI 등 로컬 UX를 앞세워, 특히 신흥국에서 애플·삼성을 위협했다.

다만, 중국은 완전한 기술 발명자라기보다 이미 다른 국가의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가장 빨리, 가장 넓게, 가장 싸게 상용화한 퍼스트무버였다.

◆ 중국식 '퍼스트무버'의 작동 원리

과거 사례를 보면, 중국이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무버로 넘어설 때에는 몇 가지 공통된 조건이 있었다.

1. 기술 패러다임이 바뀌어 기존 강자의 자산(내연기관·CRTs·구형 네트워크)이 오히려 짐이 되는 국면이 왔을 때, 중국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올인한다. EV vs 내연기관, 태양광 vs 화석연료·원전, 5G vs 2G/3G/4G의 관계가 그랬다.

2. 한 산업에 대해 수년 단위가 아니라 10년 이상 보조금·세제·금융·표준화 지원이 이어질 때 큰 변화가 일어났다. 초반에는 비효율·과잉 논란이 있지만, 생존한 기업들은 거대 내수와 축적된 설비·기술·인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자를 압도할 체력을 갖게 된다.

3.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수천만~수억 단위의 사용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격·기능·디자인 조합을 동시에 실험한다. 성공한 포맷은 빠르게 전국·전세계로 스케일링된다.

4. 공급망·원자재·부품을 통째로 장악해 비용·납기를 통제함으로써 해당 산업을 중국이 선도하는 환경으로 조성한다. 원자재–부품–설비–완제품–물류까지 수직계열화 또는 중국 내에서 수평 통합해, '가격·납기·커스터마이징'에서 남들이 쫓아오기 어려운 수준까지 끌어내린다.

TCL의 사례 역시 이 네 가지 조건이 겹친 결과물이다. TV 디스플레이 기술이 OLED·미니LED 등으로 재편되는 사이, TCL은 LCD·미니LED·패널·셋트를 묶어 수직화했고, 신흥국 내수를 실험장 삼아 '대규모 양산+가성비+스마트화'를 실현해 경쟁우위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 향후 10년, 중국이 퍼스트무버 노리는 산업

TCL의 비약적 발전은 과거 패턴의 연장이면서, 곧 시작될 다음 라운드의 예고편이다. 중국이 향후 10년 '퍼스트무버'를 노릴 가능성이 큰 산업은 대략 다음과 같이 압축할 수 있다.

1. AI·로봇·체화 인공지능

이 분야에서 중국은 AI 모델·칩에서 완전한 독주를 하기보다는, 인건비가 많이 들고 안전 리스크가 큰 현장에 로봇+AI를 대량 투입해, 실제 생산성과 이익을 먼저 보여주는 국가가 되려 한다.

현실 세계에서의 상용화 속도와 스케일이라는 관점에서, 중국은 유력한 퍼스트무버 후보군이다.

2. 저공 경제(UAM·드론·eVTOL)

저공 경제는 도시 상공 1000~4000m를 물류·여객·산업 서비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산업군이다.

중국은 이미 소비자·산업용 드론 세계 최대 생산·수출국이며, 배터리·모터·제어장치·센서까지 공급망을 통째로 쥐고 있다.

선전·광둥·상하이 등은 물류 드론, 산업 시설 점검, 응급물류, 관광, 향후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포함하는 저고도 시험구를 지정하고, 노선·공역 설계·관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규제·안전 문제로 서구 국가들이 조심스러운 사이, 중국은 특정 도시·구역에서 먼저 대규모 상용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표준·서비스 모델·요금체계를 정립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3. 신에너지차 2.0

전기차 1.0이 동력 시스템의 전환이었다면, 전기차 2.0은 '바퀴 달린 AI 디바이스' 경쟁이다.

중국 완성차·빅테크·통신사들은 이미 차량용 OS·칩·센서·카메라, 자율주행(레벨2~4), 인포테인먼트·앱 생태계, 차량 간·차–인프라 간 통신(V2X)을 통합한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여기서 중국의 강점은 이미 NEV·배터리·부품에서 세계 최대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점, 로컬 빅테크·게임·콘텐츠·결제 생태계와 차량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로컬 생태계가 내수 시장에서 먼저 대세를 잡고, 일부 신흥국으로 확산되며 상용화 선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4. 6G·위성 인터넷·상업우주·바이오제조

보다 긴 호흡이 필요한 프런티어에서도 중국은 '선점'을 노린다.

① 6G : 5G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은 6G 표준·테스트베드·특허 경쟁에서 초반부터 주도권을 확보하려 한다. 6G가 체화 인공지능·메타버스·위성통신과 얽힐 경우, 제조·통신·플랫폼의 결합에서 중국식 상용화 모델이 나올 여지가 크다.

② 위성 인터넷·상업우주 : 저궤도 위성, 위성 IoT, 원격 감지, 위성 기반 네트워크에서 국가·민간 기업이 동시에 프로젝트를 늘리고 있다. 비용·발사능력·위성 제조에서 '중국식 스케일'이 발휘될 수 있다.

③ 바이오제조 : 바이오 기반 화학·소재·식품·의약 생산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제조 역시, 방대한 제조 인프라와 결합해 중국식 규모 경제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 참고할 기사

[GAM]저무는 '일본 브라운관 시대'① '소니와 TCL' 이슈의 시사점 

[GAM]저무는 '일본 브라운관 시대'② 일본 출구전략에 뜨는 中기업

[GAM]저무는 '일본 브라운관 시대'③ TV시장, 한중 2파전으로 재편

pxx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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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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