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5만가구 민참 발주…공사비 반영·HUG 보증 도입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 물량을 대폭 확대하면서 중소·중견 건설사의 참여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적 중심 평가 구조와 대형 패키지 발주 방식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상위 대형 건설사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사 규모를 묶어 발주하는 방식과 대표사 실적 5배수 요건, 단순 도급 실적 50% 인정 기준 등은 중소 건설사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모가 예정된 가운데, 민간 참여 폭이 어느 정도 확보되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실적·패키지 구조에 중소사 참여 사실상 제한" 현장 우려
12일 LH 경기남부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LH 민간협력 거버넌스 포럼'에서 오주헌 LH 공공주택본부장은 "민간과 함께 고품질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정부 정책의 핵심 방향"이라며 "공공과 민간이 상생하는 구조를 통해 공급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며 공공·민간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중소 건설사들의 참여 문턱과 평가 기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대표사 실적 점수 비중과 감점 요소가 중첩되면서 사실상 참여 가능한 업체가 제한되는 만큼 평가 구조의 개선을 요구했다.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대표사 실적 점수 비중이 높고, 감점 요소까지 중첩되면서 실질적으로 참여 가능한 업체가 제한된다"며 "단순 도급 실적을 50%만 인정하는 기준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시행사와 분리된 도급 구조가 일반화된 시장 환경에서 해당 기준이 중소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지구 단위 사업을 차수 단위로 묶어 발주하면서 사업 규모가 커지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 경우 도급순위 상위권 업체가 아니면 참여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우신 LH 민간협력사업처장은 민간참여사업의 본래 취지를 강조했다. 정 처장은 "민간참여사업은 민간의 브랜드와 기술력, 자금조달 역량을 활용해 공공주택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라며 "공동 시행자로 선정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패키지 규모와 참여 문턱에 대해서는 "공공성과 사업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균형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제도 보완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모 확약서 제출 기한이 짧아 컨소시엄 구성과 사업성 검토에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 처장은 "공모 일정과 관련해서도 사전 예고를 확대해 준비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올해 2.5만가구 민참 발주…공사비 반영·HUG 보증 도입
LH는 올해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전체 착공 목표 5만2000가구 가운데 약 2만5000가구를 민간참여 방식으로 발주할 계획이다. 이미 1월 1차 공모가 진행됐으며, 4월부터는 본격적인 추가 공모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의 9·7 대책에 따라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LH가 직접 시행하는 물량이 확대되면서 민간은 설계·시공·브랜드 역량을 결합하는 구조로 참여하게 된다. LH는 단순 물량 확대가 아닌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을 핵심 기조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공사비 상승분 6.9%를 반영하고, 상·하반기 2단계 공모를 정례화해 사업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사업 규모도 대·중·소 패키지로 다양화해 참여 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원 체계도 본격 가동된다. LH는 민간사업자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협력해 신규 보증상품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 상품을 출시해 본격 운용할 계획이다.
HUG 관계자는 "상반기 중 상품을 출시하고 실질적인 운용까지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분양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하고, 향후 임대주택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품이 출시된 이후 착공이 이뤄지지 않은 사업장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시사했다.
민간참여사업 확대와 함께 금융지원이 현실화될 경우 중소·중견 건설사의 자금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실제 금리 수준과 적용 요건에 따라 체감 효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가겠다는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참여 확대 효과로 이어지려면 평가 기준과 금융 지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