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주 예정 정비사업장 40곳 대출 규제 적용...39곳 이주비 문제 직면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서울시가 정부의 대출규제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장 39곳에서 이주에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주 문제로 인한 정비사업 및 공급 지연이 우려된다면서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7일 서울시는 시청에서 '이주비 대출 규제로 인한 공급 차질 및 정부 건의 관련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날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시는 2025년 7월부터 정비사업장 20개소 현장을 방문했고 이주비 부족에 대한 많은 고충을 들었다"며 "이주비 대출규제로 정비사업에서 부작용이 생긴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강화 방안'을, 같은해 10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다주택자 LTV 0%, 대출한도 6억원 등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장 43곳(3만1500가구) 중 40곳(3만1000가구)에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재개발 10곳(1만4000가구) ▲재건축 14곳(1만2000가구) ▲모아주택 11곳(4000가구) ▲소규모재건축 5곳(8000가구) 등이다. 이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으로 이주비를 확보한 모아주택 1곳(2000가구)를 제외한 39곳(2만9000가구)이 모두 이주비 문제에 직면해 있다.
39곳 중 4곳(1900가구)은 사업 중단 위기에 놓였다. 주로 모아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장으로 중견·중소 시공사가 재무적 여건을 이유로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곳들이다. 23곳(2만2100가구)은 이주비용 증가와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 강북권 중소규모 정비사업장이 대다수다. 시공사의 재무상태가 열악해 조합과 시공사의 이주 협상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나머지 8곳(5900가구)은 계약서, 입찰제안서 등에 추가 이주비 내용을 기재한 곳들이다. 주로 강남권 등 대규모 정비사업장에서 재무상태가 양호한 시공사와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다. 앞선 사례들에 비해 비교적 사업이 안정적이지만 이주비용 증가는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 실장은 정비사업장에서 실제 발생한 이주비 관련 문제를 소개했다. 그는 "다주택자가 60명 이상 있는 한 재개발 현장에서는 조합원 추가 이주비가 총 130억원이 필요해 올해 1월 초 시공사와 협의를 진행했다"며 "그러나 시공사가 신용 문제로 조합 측에 거부 의사를 전하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현금청산자로 변경을 요청하고 오는 2월 예정됐던 이주 일정이 연기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획 가구수 약 1300가구의 한 강남 재건축 현장에서는 현재 조합원 90%가 이주를 진행 중이지만 시공사가 어떤 입장을 전할지 불확실한 상태"라며 "추가 이주비에 대한 우려로 자녀의 학군을 포기하고 타 지역으로 이주를 고려하는 조합원들도 존재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서울시장-국토교통부장관 면담(2회)과 실장급 실무협의체 회의(3회)를 통해 대출 규제 완화를 지속 건의했다. 그러나 조만간 공개될 예정인 국토부의 신규 대책에 이주비 대출 완화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최 실장은 "아직 국토부와 최종적으로 협의가 된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민간 주도 주택 공급에 대한 정책이 약하거나 부재한 경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실장은 "서울시의 역할을 찾고 있지만 이주비 문제에 대해 시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내기는 어렵다"며 "금융기관에는 국토부를 통해 의견을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과 2027년 대출 규제로 이주 영향을 받는 사업장은 66개소·5만6000가구"라며 "국토부와 정부 당국에 현장의 목소리를 계속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