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워싱턴과 베이징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13일과 14일,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당초 이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국으로 여겨졌던 일본 방문은 2025년 말 언론 보도로 방문 사실이 일반에 알려진 뒤 갑자기 예상 못했던 중국 방문 스케줄에 의해 순서가 뒤로 밀리면서 그 배경을 놓고 외교가 안팎에 관심을 끌었다.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는 모르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예정된 방일에 앞서 중국 방문에 먼저 나선 것은 양국의 이해가 정확히 맞아 떨어진 한중 상생 외교의 귀결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로선 상호 경협 의존도와 글로벌 영향력이 큰 중국을 일본 보다 먼저 방문하는게 모양새도 좋고 여러모로 이롭지 않겠냐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방중과 한중 정상회담에서 두나라는 상호 관계 회복과 경제 및 기술 협력, 점진적 한한령 완화, 서해 구조물 문제, 남북 대화 필요성 및 지역 안정에 대한 공동 인식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두나라 정상이 주권 피탈의 시기 일본과 싸운 공통의 경험을 거론하면서 역사적 공감을 끌어낸 점은 상호 결속을 다진 또하나의 의미있는 소득으로 여겨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작년 여름 미국과의 관세협상 등에서 일반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이어 전격적으로 진행된 중국 방문과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오랫동안 양국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됐던 제반 현안들에 대해 발전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국가간 외교의 중요한 기초인 정상간 신뢰를 다진 점도 큰 성과가 아닐수 없다.

까다로운 미국과의 외교에서 성과를 내고, 관계 복원과 교류증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한중 정상 회담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이 실용외교의 다음 기착지인 일본으로 향한다. 일본은 과거사 문제로 우리와 반목하지만 무역, 특히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공급망 등에서 우리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할 또하나의 중요한 이웃이다.
실용을 중시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여러 현안들 중 무엇을 가장 우선시 할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대통령의 실사구시적 외교 스타일로 볼때 일본과의 회담에서도 역시 국익 차원의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두나라가 협력하고 상생하는 건설적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 대통령은 양국간 경협을 통한 상생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론 신뢰및 우호증진의 전제로서 조세이 탄광 사고 조사 등을 비롯한 인도적 차원의 문제 해결 노력도 촉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는 한중 관계가 회복되는 상황에 촉각을 세우면서 직간접적으로 한미일 공조를 종용하고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본 다카이치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왜곡된 인식, 신사참배 강행이나 과거사 왜곡, 독도 도발 같은 역사 퇴행적인 발언과 행동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선 한일 간의 신뢰 관계가 쉽게 복원되긴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과거사 왜곡으로 피침략국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한 이웃 국가들은 일본을 쉽게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역사 인식으로 볼때 과거사 문제에 관한한은 한발짝 후퇴도 없을게 분명하다. 일본은 이 대통령이 방일 직전 서둘러서 중국을 먼저 방문하고, 상하이 임정 청사 까지 찾은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 일본이 지금처럼 과거 침략사를 왜곡하고 심지어 미화하는데 혈안인 한 이재명 정부 5년 한일 관계는 짐작컨데 크게 나아질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 방중 당시 '역사의 옳바른 편에 서야한다'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말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시주석 발언의 의미는 국제사회 보편적 가치와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군국주의'를 경계하자는 얘기다. '옳은 편'은 중국 편도 아니고 미국 편도 아니고 당연히 일본 편도 아니다. 무엇이 '옳은 편'인지는 기자회견에서 '공자 말씀으로 들었다'고 한 이재명 대통령의 대답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13일~14일 이틀간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로 일본 다카이치 총리와 작년말 경주에 이어 두번째 만남이 이뤄진다.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과 한일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이재명 정부가 반년 여간 공들여온 주요 3개국 실용 외교의 중간 방점을 찍는 발걸음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잘만하면 이 대통령의 방일은 미중일 등 대국의 세력 구도하에서 우리 존재감을 키우는 방향으로 협력 체제를 다시 짤수 있는 행보가 될 수 있다.
미중 격돌과 중일 갈등이 글로벌 불안을 키우고 있지만 이재명 정부는 이를 능히 기회 요인으로 활용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변혁의 시기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구도는 이미 낡은 전략으로 빛이 바래고 있다. 미국은 모든 면에서 여전히 든든한 동맹국이고, 북한 영향력이 큰 중국은 경제 문화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및 안보 협력의 중요한 파트너로 떠올랐다.
일본 역시 과거사 문제 해결에 성의있는 태도를 보인다면 좋은 친구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특히 우리와는 반도체와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 상생 협력의 여지가 큰 나라다.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는 미국과 친하면서 중국과도 잘 지내고, 일본과도 척 지지 않는 길을 겨냥하고 있다. 국익을 위해선 미국 중국 일본 누구와든 경제 안보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대화 협력의 틀을 구축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이 실용외교에 대한 기대를 한단계 높이는 행차가 되길 바란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