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협의 과정에서 갈등 심화...양측 협상 결렬
정성훈씨 개인 상속 재산만 최대 2285억 예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지난해 별세한 정휘동 전 청호그룹 회장의 재산 상속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배경에는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와 오너 일가 간 상속 분쟁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회장의 유언장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국 분쟁은 법적 다툼으로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법원이 전처의 아들인 정성훈 씨를 법정상속인으로 인정할 경우, 예상 상속 재산은 약 2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상속 규모가 상당한 데다 향후 경영권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양측 모두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정휘동 창업주의 전처 아들, 상속권 주장...청호그룹 지분 '안갯속'
6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청호그룹 내 상속 분쟁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휘동 전 회장의 현재 배우자 이경은 청호그룹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와 전처의 아들인 정성훈씨가 상속 재산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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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정휘동 전 청호그룹 회장의 가족관계는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현 배우자인 이경은 회장과 그 사이에서 태어난 정상훈 씨, 그리고 친동생 정휘철 전 부회장이 전부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정 전 회장에게는 청호그룹 창업 이전인 1990년 이혼한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 정성훈 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속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본격화됐다.
이경은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측은 정 전 회장이 남긴 유언장을 근거로 정성훈 씨의 상속권을 부인하고 있다. 해당 유언장에는 정성훈 씨에게 상속할 재산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정성훈 씨 측은 유언장의 효력을 문제 삼고 있다. 정성훈 씨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유언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유언에 담긴 내용은 개인적 감정의 표현에 불과해 상속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행 민법상 상속 1순위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다. 이혼한 배우자는 상속권이 없지만,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직계비속으로서 법정상속권을 갖는다.
윤지상 법무법인 존재 대표변호사는 "유언장에 기재된 내용은 정휘동 전 회장의 개인적 감정에 관한 표현으로, 상속권 자체를 배제할 근거로 보기 어렵다"며 "정성훈 씨는 친자로서 상속 재산에 대한 권리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 정성훈씨 최대 상속 재산만 2200억...청호家 '쩐의 전쟁' 시작
정휘동 전 회장의 상속 재산에 대한 권리를 둘러싼 갈등은 장기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상속세 재원 마련 논의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차를 해소하지 못한채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존재 관계자는 "정성훈씨는 정휘동 전 회장의 재산 상속 과정에서 오너일가 측의 투명한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며 "이경은 회장은 정보 제공에 앞서 오너 일가가 정한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할 것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고 전했다.
더구나 정성훈씨의 상속재산이 막대한 탓에 오너 일가 측에서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법무법인 존재 측은 청호그룹 계열사 주식 등을 포함한 정휘동 전 회장의 재산이 6000억~8000억원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행 상속법은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직계비속의 상속분(1)에 0.5를 가산한 1.5의 비율로 상속받도록 명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정성훈씨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상속 재산은 2285억원에 달한다.
청호그룹 측은 창업주가 막대한 지배력을 행사했던 오너경영 체제를 장기간 유지했기 때문에, 이경은 회장이 상속 과정에서 수천억 규모의 계열사 지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속 문제는 기업 내부의 사안인 만큼 현재로서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지배구조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경영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상속 분쟁과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청호그룹에 질의했으나, 회사 측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