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북한

속보

더보기

[탈북민 정착 스토리](28) "마트 '1990원' 가격표에 회계학 전공 결심"…여대생 윤서 씨의 엉뚱발랄 남한살이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장사 위해 탈북한 엄마 먼저 한국 정착
의대 공부 뜻 이루지 못하자 탈북 결행
"1인분 이상 몫 해내는 사람 될겁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함경북도 무산에서 태어난 그녀의 아버지는 철도 승무대원이었고, 어머니는 장사를 했다.

1990년대 중후반 대기근 사태인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기도 전에 전조 증상으로 철도원의 배급이 끊겼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어머니는 장사를 시작했고, 덕분에 윤서 씨는 배고픔 없이 자랄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함북 무산 출신의 채윤서 씨. 동국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하는 그녀는 "고향을 기억하며 1인분 이상의 몫을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남북하나재단] 2025.11.21 yjlee@newspim.com

얼마 지나지 않아 승무대원들은 기차를 활용해 장사를 했고, 장사꾼들은 승무대원들에게 뇌물을 바쳐야 했다. 철도 직업이 한창 인기를 끌던 어느 날, 윤서 씨의 어머니는 더 큰 장사를 위해 탈북했고 이후 바로 한국으로 갔다.

윤서 씨는 외가 댁에 맡겨졌고 몇 달에 한 번씩 한국에 있는 어머니와 통화하고, 또 어머니가 보내준 돈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갔다. 하지만 학교와 집만 반복되는 일상은 그녀에게 너무 지루했고, 가끔 엉뚱한 일을 벌이곤 했다.

하루는 창문 사이로 꽃제비 아이들이 보였고 그들에게 "우리 집에 들어올래?"라며 손길을 내밀었다. 윤서 씨는 집에 있는 과자며 사탕이며 온갖 간식들을 다 퍼주었다.

◆꽃제비 집에 들이자 할머니가 "집안 말어먹을..." 한숨

저녁에 할머니가 집에 돌아와 안 보이던 배 한 알을 보고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자, 낮에 있었던 일들을 말했다.

그 꽃제비 아이들에게서 배 한 알을 받고 집안에 온갖 간식들을 다 줬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집안 말아 먹을 계집'이라며 한숨을 쉬셨다고 한다.

그녀의 할머니와 이모들은 엄마 없이 큰다고 늘 가슴 아파하시며 금이야 옥이야 윤서 씨를 귀하게 키우셨다고 한다.

[서울=뉴스핌] 탈북민 정착지원 기관인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

반면 윤서 씨는 '우리 엄마는 돈 벌러 갔는데, 죽지 않았는데, 근데 왜 내가 불쌍하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녀는 엄마가 전화 통화만 하면 한국에 오라고 했고, 수도 없이 브로커를 보내왔지만 할머니와 사는 것이 좋아 탈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엄마에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귀한 손녀를 잘 키우는 것은 학교에 잘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딱 한 번 무단으로 결석한 날, 윤서 씨는 세상에서 제일 무섭게 혼이 났다. 그 이후 그녀는 학교를 빠질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성실히 학교생활을 이어갔다.

◆장마당에 예쁜 머리띠 넘쳐나도 학교에선 금지·단속

하지만 학교생활은 날이 갈수록 반감을 일으켰다. 장마당에는 예쁜 머리띠들이 차고 넘치는데 그것을 하고 가면 규찰대가 못 하게 했다. 학교 앞에까지 하고 간 후, 몰래 가방에 숨겨야 했다.

숨긴 머리띠를 들켜 반성문을 쓸 때마다 반감은 커져만 갔다. 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선택할 때 윤서 씨는 사범대학 진학을 꿈꿨으나, 탈북한 어머니가 있어 사범 계열은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혼 상대도 진급할 수 없는 이들 중에서만 골라야 했다. 하지만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되면서 그녀는 철도간호전문학교 1년 졸업 후 간호사가 되었다.

의대에 진학하지 못한 경우, 의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은 관련 업종에서 종사하면서 통신대학으로 공부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거의 많은 업종들이 원격 통신대학으로 전환되면서 의학 부분도 바뀔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쉽게도 의학 부분만 전환이 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회계학을 전공 중인 함북 무산 출신의 동국대 학생 채윤서 씨. 그녀는 다시 떳떳하게 북한 가족과 만날 날을 꿈꾼다. [사진=남북하나재단] 2025.11.21 yjlee@newspim.com

그녀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더 이상 북한에 남아 있고 싶지 않아 2019년 탈북을 결심했다.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는 한국에 와서도 같은 꿈을 꿨을까?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꿈이었지만, 간호사 일을 하면서 겪었던 트라우마로 인해 의사의 꿈을 접었다고 한다.

생사를 오가는 환자들이 항생제와 약을 구해오지 못해 죽어 나가는 것을 보면서 힘들었다. 한국에서 엄마가 보내준 쌈짓돈을 털어 몇몇 환자들에게는 항생제를 사주기도 했으나, 계속 그렇게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생살을 후벼 파는 수술실에서 몇 번이고 기절한 적도 있었다. 탈북 후 그녀는 다시는 주변에 환자를 두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그녀의 꿈은 무엇일까? 마음을 훔친 꿈은 뜻밖의 장소에서 일어났다.

한국에 와서 처음 마트에 갔을 때 물품의 가격들이 1990원, 9990원으로 되어 있는 것이 신기했고 궁금했다. 바로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관련이 있는 마케팅 혹은 회계학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중 숫자에 더 관심이 많아 회계학을 전공했고, 학부 공부는 생각했던 대로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학부를 마칠 즈음, 학과장 면담에서 대학원 입학 제안을 받았고, 그녀는 무직으로 세무사 준비를 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 입학을 결심했다.

다들 힘들다고 하는 회계 공부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하는 그녀. 그녀는 세무사가 되는 것만이 꿈은 아니라고 한다.

자신의 진짜 꿈은 한국에 와서 받은 많은 혜택을 잊지 않고, 고향을 기억하며 1인분 이상의 몫을 해내는 것이다.

엄마가 없었지만 조금의 부족함도 느끼지 않고 클 수 있게 해준 고향을 잊지 않고, 다시 만나는 그날 떳떳하게 만날 수 있게 살고 싶다는 그녀의 꿈을 응원한다.

<뉴스핌-남북하나재단 공동기획>

 

yj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G전자, 홈로봇 '클로이드' CES 공개 [라스베이거스=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전자가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홈로봇 'LG 클로이드(LG CLOiD)'를 공개한다고 4일 밝혔다. LG 클로이드는 AI 홈로봇의 역할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콘셉트 제품이다. 사용자의 스케줄과 집 안 환경을 고려해 작업 우선순위를 정하고, 여러 가전을 제어하는 동시에 일부 가사도 직접 수행하며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공개는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Zero Labor Home, Makes Quality Time)'를 지향해온 LG전자 가전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LG 클로이드가 세탁 완료된 수건을 개켜 정리하는 모습. [사진=LG전자] ◆CES서 보여주는 '제로 레이버 홈' 관람객은 CES 전시 부스에서 클로이드가 구현하는 '제로 레이버 홈' 시나리오를 볼 수 있다. 출근 준비로 바쁜 거주자를 대신해 전날 세운 식단에 맞춰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오븐에 크루아상을 넣어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등이 연출된다. 차 키와 발표용 리모컨 등 일정에 맞는 준비물을 챙겨 전달하는 장면도 포함된다. LG 클로이드가 크루아상을 오븐에 넣으며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LG전자] 거주자가 집을 비운 동안에는 세탁물 바구니에서 옷을 꺼내 세탁기에 넣고, 세탁이 끝난 수건을 개켜 정리하는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청소로봇이 움직일 때 동선 위 장애물을 치워 청소 효율을 높이는 역할도 수행한다. 홈트레이닝 시에는 아령을 들어 올린 횟수를 세어주는 등 거주자의 일상 케어 기능도 시연한다. 이러한 동작은 상황 인식, 라이프스타일 학습, 정교한 모션 제어 능력이 결합돼 구현된다는 설명이다. ◆가사용 폼팩터·VLM·VLA로 최적화 클로이드는 머리와 두 팔이 달린 상체와 휠 기반 자율주행 하체로 구성된다. 허리 각도를 조정해 높이를 약 105cm에서 143cm까지 바꿀 수 있으며, 약 87cm 길이의 팔로 바닥이나 다소 높은 위치의 물체도 집을 수 있다. LG 클로이드가 거주자 위한 식사로 크루아상을 준비하는 모습.[사진=LG전자] 양팔은 어깨 3축(앞뒤·좌우·회전), 팔꿈치 1축, 손목 3축(앞뒤·좌우·회전) 등 총 7자유도(DoF)를 적용해 사람 팔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다섯 손가락도 개별 관절을 가져 섬세한 동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하체에는 청소로봇·Q9·서빙·배송 로봇 등에서 축적한 휠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해 무게 중심을 아래에 두고, 외부 힘에도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체의 정밀한 움직임을 지원한다. 이족보행보다 비용 부담이 낮다는 점도 상용화 측면의 장점으로 꼽힌다. LG 클로이드가 홈트레이닝을 돕는 모습. [사진=LG전자] 머리 부분은 이동형 AI 홈 허브 'LG Q9' 기능을 수행한다. 칩셋, 디스플레이, 스피커, 카메라, 각종 센서, 음성 기반 생성형 AI를 탑재해 언어·표정으로 사용자를 인식·응답하고,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을 학습해 가전 제어에 반영한다. LG전자는 자체 개발 시각언어모델(VLM)과 시각언어행동(VLA) 기술을 칩셋에 적용했다. 피지컬 AI 모델 기반으로 수만 시간 가사 작업 데이터를 학습시켜 홈로봇에 맞게 튜닝했다는 설명이다. VLM은 카메라로 들어온 시각 정보를 언어로 해석하고, 음성·텍스트 명령을 시각 정보와 연계해 이해하는 역할을 맡는다. VLA는 이렇게 통합된 시각·언어 정보를 토대로 로봇의 구체적인 행동 계획과 실행을 담당한다. 여기에 LG의 AI 홈 플랫폼 '씽큐(ThinQ)', 허브 '씽큐 온'과 연결 가전이 더해지면 서비스 범위가 넓어진다. 예를 들어 가족과 씽큐 앱에서 나눈 메뉴 대화를 기반으로 식단을 계획하고, 날씨 정보와 창문 개폐 상태를 조합해 비가 오면 창문을 닫는 등의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퇴근 시간에 맞춰 세탁·건조를 마치고 운동복과 수건을 꺼내 준비하는 연출도 제시된다. ◆로봇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악시움' 첫 공개 LG전자는 홈로봇을 포함한 로봇 사업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보고 조직·기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조직개편에서 HS사업본부 산하에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해 전사에 흩어져 있던 홈로봇 관련 역량을 모으고, 차별화 기술 확보와 제품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삼았다. LG 액추에이터 악시움(AXIUM) 이미지. [사진=LG전자] 이번 CES에서는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LG Actuator AXIUM)'도 처음 공개한다. '악시움'은 관절을 뜻하는 'Axis'와 Maximum·Premium을 결합해 고성능 액추에이터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액추에이터는 모터·드라이버·감속기를 통합한 모듈로 로봇 관절에 해당하며, 로봇 제조원가에서 비중이 큰 핵심 부품이다. 피지컬 AI 확산과 함께 성장성이 높은 후방 산업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을 통해 고성능 모터·부품 기술을 축적해왔다. AI DD 모터, 초고속 청소기용 모터(분당 15만rpm), 드라이버 일체형 모터 등 연간 4,000만 개 이상 모터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기술력이 액추에이터의 경량·소형·고효율·고토크 구현에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휴머노이드 한 대에 수십 개 액추에이터가 필요한 만큼, LG의 모듈형 설계 역량도 맞춤형 다품종 생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로봇 성능·폼팩터 진화 지속…축적된 로봇 기술은 가전에 확대 적용 LG전자는 집안일을 하는 데 가장 실용적인 기능과 형태를 갖춘 홈로봇을 지속 개발하는 동시에 청소로봇과 같은 '가전형 로봇(Appliance Robot)'과 사람이 가까이 가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냉장고처럼 '로보타이즈드 가전(Robotized Appliance)' 등 축적된 로봇 기술을 가전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AI가전과 홈로봇에게 가사일을 맡기고, 사람은 쉬고 즐기며 가치 있는 일에만 시간을 쓰는 AI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인간과 교감하며 깊이 이해해 최적화된 가사 노동을 제공하는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비롯해 '제로 레이버 홈' 비전을 향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ykim@newspim.com 2026-01-04 10:00
사진
의대 정시 지원자 5년 만에 최저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올해 의과대학 정시모집 지원자가 큰 폭으로 줄어 최근 5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전국 39개 의대 정시모집 지원자는 7125명으로 전년대비 32.3% 감소했다. 지원자는 2022학년도 9233명, 2023학년도 844명, 2024학년도 8098명, 2025학년도 1만518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4일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6.01.04 mironj19@newspim.com   2026-01-04 15:5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