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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소금과 미역의 길'…울진 십이령의 사회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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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연안 울진 갯마을과 영남 내륙을 잇는 "생명의길"
선질꾼들의 흔적따라 가을을 가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여름내내 미증유의 폭염이 한반도를 달구다가 10월 내내 비가 이어졌다. 예전처럼 가슴 아련하게 적시던 부드러운 가을비가 아니고 흡사 양동이로 퍼붇듯 쏟는 세찬 비다.

세간에서는 '가을장마'라고 하지만 예사롭지 않다. 가을걷이를 앞둔 농민들의 우려가 깊다.

한달 내내 쏟던 가을장마가 멎자 이내 서리가 내리고 산중마을에는 첫 얼음 소식이다.

가을이 없다. 절기도 모호하다.

전지구적 위기로 다가온 기후변화가 이젠 바투 곁으로 다가온 셈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해 연안 갯마을인 울진과 영남내륙을 잇던 "소금과 미역의 길" 십이령의 가을. 사진은 지난 해 가을 십이령 풍경.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소금과 미역' 내음 좆아 가을로 들어가다

길을 떠난다는 것은 '나를 버리는 것'이자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 했다.

자연으로 들어가는 일은 시간과 공간이 넓어지는 일이다. 일상에서는 찾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이다.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른 기후위기는 자연이 고의적으로 일탈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분별없는 욕망에 선제적으로 울리는 경고이다.

가을장마가 멎은 어느날,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가없는 쪽빛이 가슴으로 밀려들고, 밤하늘에서는 한없이 맑은 별이 가슴 속으로 쏟아 내린다.

우리 땅, 산마루나 강둑 어느 곳엔들 사람들이 뿌려놓은 곡절과 사연이 켜켜이 쌓이고 포개져 장엄한 역사를 이루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마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 위에는 이 땅을 디디고 살아 온 수많은 사람들이 펼친 희노애락의 드라마가 오롯이 스며있다.

길 위에서 만나는 도반(道伴)들, 일테면 금강소나무, 쪽동백나무, 작살나무, 신갈나무, 자작나무, 물푸레나무, 서어나무, 꽃향유, 산구절초, 흰꼬리진달래, 산수국, 황조롱이, 말동가리, 원앙, 뜸부기, 쏙독새, 개울, 바위, 절벽, 억새, 돌배나무, 산양, 돌채송화에 이르기까지 뭇 생명들이 펼치는 향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이자 황홀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 '십이령길'은 "생명의 길"이다. 울진의 바다와, 울진의 햇볕과, 울진의 바람과 그리고 울진사람들의 질긴 생명력이 만든 "소금과 미역의 냄새"가 십이령길 한걸음 한걸음마다에 오롯이 배어 있다. 사진은 지난 해 가을 홍염으로 불타는 십이령의 가을. 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소금과 미역의 길' 울진 십이령, 생명의 길

울진 '십이령길'은 "생명의 길"이다.

울진의 바다와, 울진의 햇볕과, 울진의 바람과 그리고 울진사람들의 질긴 생명력이 만든 "소금과 미역의 냄새"가 십이령길 한걸음 한걸음마다에 오롯이 배어 있다.

동해 연안 갯마을인 울진에서 빚은 '소금과 미역' 이 영남내륙으로 넘어가던 "해산물 유통로"이다.

때문에 울진사람들은 울진 연안 흥부장(현 북면 부구리 부구場市;1,6일장)에서 200여년 이상된 금강소나무가 뿌리는 솔향을 맡으며 영남내륙인 봉화, 영주로 난 외줄기 산길을 "소금과 미역의 길"이라 부른다.

백두대간의 동편, 일테면 강원도 북쪽 간성에서부터 속초, 강릉, 주문진, 묵호, 삼척, 울진 등 동해연안에서 태백준령을 넘어 서쪽으로 넘나들던 길은 지금도 수 없이 만날 수 있지만 울진 '십이령길'은 여타의 길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봉화,영주,안동 등지의 영남내륙 사람들은 '십이령길'을 넘어 온 울진 산 '소금'과 '돌미역'으로 산모의 생명을 살리고 돌잔치를 치루고 혼례(이바지)를 지내고 상례와 제례를 치렀다.

봉화, 안동지역의 의례음식의 전통성과 특성을 이야기할 때 "울진산 소금과 미역 그리고 십이령길"을 빠트리면 "이는 간이 맞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과 다를 바 아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소금과 미역의 길'인 울진십이령길은 타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엄격한 '예약탐방제'로 운영되는 '생태의 길'이다.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울진십이령길에는 '소금과 미역의 냄새'가 난다.

십이령길을 걷노라면 금강소나무가 잦아 올리는 솔향따라 십이령을 노마드처럼 넘나들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 가득 밀려온다.

나라를 앗기고 몇 남지 않은 백성을 데불고 십이령을 넘어 왕피리로 숨어든 실직국왕의 비장한 이야기와 국운이 다한 고려왕조의 복위를 위해 숨가쁘게 넘나들다 역사의 저편으로 스러진 여말선초 충절들의 못내 이루지 못한 혁명의 꿈, 소금단지와 미역단, 말린문어를 얹고 닷새마다 십이령을 넘나들며 가계(家系)를 일궈온 '십이령바지게꾼(선질꾼)'들의 사연과 곡절이 산모롱이마다, 숨가쁜 고개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통사회에서 소금의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했다. 울진지방에서는 미역, 간고등어 등 해산물과 소금의 유통을 담당한 특수상인 집단, 이른바 선질꾼(바지게꾼)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바지게'라고 부르는 '지게다리 없이 바(밧줄)를 맨' 특수한 운반용구를 제작해 사용했다.

'계(契)'를 구성하고 '규정'을 만들어 상행위에서 벌어지는 부도덕한 행위를 규제하는 등 조직적이고 집단화된 상단(商團)을 형성해 한국전쟁 전후까지 활발한 상행위를 펼쳐왔다.

십이령길은 순백의 울진산 천일염(토염)과 잘마른 미역, 문어 따위의 해산물을 바지게에 짊어진 선질꾼들만 넘나든 것이 아니라 워낭소리를 산중에 울리며 영주, 안동 등 영남 내륙의 소장수들도 뻔질나게 십이령을 넘나들었다. 한국전쟁 전후의 일이다.

십이령의 주인공은 '울진산 소금과 미역 유통상'인 선질꾼과 소장수들이다. 십이령바지게길은 동해바다와 영남내륙을 잇는 길 중 오늘까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유일한 옛길이자 물류 유통로이다.

그중에서도 동해안 최고의 맛을 지닌 '울진 토염'과 '고포 미역'이 태백의 백두대간을 넘어 영남 내륙으로 동해바다의 향을 뿌리던 "소금과 미역의 길"이다.

동해 갯마을 울진과 영남내륙을 잇는 길 중, 오늘까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유일한 옛길이자 '소금과 미역'의 해산물 유통로인 십이령길은 울진지방에서 세 갈래로 이어진다.

북면 흥부장터에서는 '흥부장터-쇠치재-세고개재-말래주막거리-바릿재-새재-느삼밭재-저진터재-한나무재-큰넓재-고치비재-맷재-막지고개-배나들소천장-살피재-모래재-춘양장' 순으로 이어진다.

죽변항이 있는 죽변에서는 '죽변장터-돌재-나그네재-말래주막거리-바릿재-새재-느삼밭재-저진터재-한나무재-큰넓재-고치비재-맷재-막지고개-배나들소천장-살피재-모래재-춘양장' 순으로 이어진다.

또 '우시장'이 크게 섰던 울진읍내에서는 '울진장-구만리-외고개-청고개-말래주막거리-바릿재-새재-느삼밭재-저진터재-한나무재-큰넓재-고치비재-맷재-막지고개-배나들소천장-살피재-모래재-춘양장' 순으로 이어진다.

◇ 십이령바지게길 주인공 '선질꾼'이 남긴 민속문화의 보고

십이령 열두고갯길에는 정작 십이령의 이름을 가진 고개는 없다. 십이령은 울진 두천에서 봉화 소천으로 이어지는 열두 고개를 통칭하는 이름이다.

때문에 국토지리정보원의 5만분의1 지도에 표기된 십이령은 이 길을 뜻하기는 하지만, 오기이다.

십이령바지게길에는 소금냄새와 푸른 동해바다 냄새가 선질꾼들의 땀내와 섞여 곰삭은 '꽁치간수(젓갈)' 내음처럼 배어난다.

십이령바지게길, 열두 고개를 잇는 길 위에는 이곳을 넘나들던 선질꾼들이 남긴 지난한 삶의 곡절을 가늠할 수 있는 소중한 민속문화자산이 이끼에 파묻힌 채 오롯이 남아 있다.

이 민속자산들의 모습은 퇴락한 성황당으로 철비로, 샘터로, 불을 지피던 아궁이 따위로 남아 세인들의 눈길을 잡아당긴다.

십이령길의 초입인 말래 주막거리를 들러싸고 있는 '바릿재' 성황당과 '조성 새재 성황당'은 몇 해 전 울진군이 퇴락한 성황당사를 새롭게 복원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십이령길의 초입인 울진군 북면 두천리 말래마을 바릿재 어귀에 서 있는 '내성행상불망비乃城行商不忘碑'. '소금과 미역의길'인 십이령의 주인동들인 선질꾼(바지게꾼)들이 목숨보다도 애지중지했던 '행상불망비'다.2025.10.31 nulcheon@newspim.com

◇ 내성행상불망비에 담긴 선질꾼 사연

십이령바지게길은 울진군 북면 두천2리 '바깥말래' 마을을 끼고 도는 '말래(두천斗川)'어귀부터 시작된다. 말래를 가로놓은 돌다리를 건너면 고개 턱 바로 아래 잘 단장된 누각 하나와 마주친다.

십이령길을 넘나들며 평생을 보낸 선질꾼(바지게꾼)들이 목숨보다도 애지중지했던 '행상불망비'다. 정확히 말하면 '내성행상불망비(乃城行商不忘碑)'이다.

쇳물을 부어 돋을글자를 새긴 철비 2기다. 한 기는 '내성행상반수권재만불망비(乃城行商班首權在萬不忘碑)'이며 또 한 기는 '내성행상접장정한조불망비(乃城行商接長鄭韓祚不忘碑)'이다. 1890년대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울진의 선질꾼들은 왜 쉽게 구할 수 없는 철비를 세워 이들의 공덕을 기렸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철비의 주인공인 반수(우두머리) 권재만과 접장 정한조는 당시 봉화(옛지명 내성) 소천장을 관리하는 관리인으로 추정된다.

"권재만과 정한조가 얼매나 선질꾼들에게 잘해 주었으면 저렇게 철비를 세웠겠어. 선질꾼들은 일제시대 때 철비를 공출에 안 뺏기려고 땅에 묻어 보관하고, 6.25 때도 철비를 땅에 묻고 피란 갔어. 전쟁이 끝나고 땅에 묻었던 철비를 캐내 다시 세웠지."

조부가 바깥말래에서 양조장을 경영했다는 김모씨의 얘기이다. 김씨는 철비의 유래를 조부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김 씨는 "몇 해 전까지도 권재만의 후손이 해마다 이곳을 찾아 제를 올렸다"고 덧붙였다.

내성행상불망비는 십이령을 넘나들던 선질꾼들이 펼친 삶의 곡절을 오늘에 잇는 아이콘이다. 이 비석은 지난 1996년에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10호로 지정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소금과 미역의 길'인 울진 십이령으로 오르는 초입인 울진군 북면 두천리 '말래마을'에서 만나는 첫 고개인 '바릿재'를 지키고 서 있는 '바릿재 성황당'. 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선질꾼들의 성소, '바릿재 성황'과 '조성 샛재 성황사'

이들 선질꾼들의 삶은 십이령으로 오르는 초입인 '바릿재 성황당'과 '조성 새재' 정수리에 서 있는 '조령 성황사'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새재는 해발 595m이다. 십이령을 넘나들었던 사람들은 새재를 사실상 십이령으로 여긴다.

새재성황당의 역사는 성황사 내부에 있는 중수기의 '소화 10년(1935년)' 기록으로 미루어 최소한 보부상이 전국적으로 조직화되고 보부청이 설치된 1866년(고종 3년) 이전으로 짐작된다.

성황사 내부의 중수기에는 당시 건립에 쓰인 비용을 염출한 선질꾼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울진군은 최근 90여 일간 목재와 골기와를 옛 선질꾼처럼 지고 날라 성황사를 중수했다.

'바릿재 성황당'도 최근 맛배 기와집으로 새롭게 복원됐다. 다만, '바릿재 성황사'를 지키고 수 백 년 우뚝 서 있던 '음나무' 노목은 오랜 성상에 견디지 못해 성황사 복원 당시 철거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소금과 미역의 길'인 '울진 십이령의 찬물내기 인근에서 발견된 '황장봉산 동계표석'. 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조선조 산림 국가관리의 표징 '황장봉산 표석'

깎아 세운 듯 한 절벽에 음각된 '황장봉산 동계표석'에는 당시 조선조의 엄격한 관리를 통한 생태보전 정책의 단면이 각인돼 있다.

몇해 전 울진 북면 두천에서 오르는 십이령길 찬물내기 쉼터 부근에서 발견된 '황장봉산 동계표석'은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지난 2022년, 울진을 삼킨 '울진산불'의 화마도 '황장봉산 동계표석'을 범접하지 못했다.

황장봉산 동계표석은 너비 250㎝, 높이 130㎝의 면적의 자연암벽에 '黃腸封山 東界鳥城 至西二十里(황장봉산 동계조성 지서이십리)'의 13자가 종(세로)으로 음각돼 있다.

이 표석의 발견으로 황장봉산의 동쪽 경계는 조성(鳥城)임이 확인됐으며 그 범위는 이십리에 이르는 것이 확인됐다.

'황장봉산 동계표석'이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됨에 따라 울진군은 황장목(울진금강소나무) 관련 2개의 역사문화적 유적을 보유하게 됐다.

하나는 지난 1994년 문화재로 지정된 '소광리 황장봉계 표석(경북문화재자료 제300호)'으로 금강송면 소솽리 금강송 군락지로 오르는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광천 변에 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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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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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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