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와의 준PO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무실점 호투
박진만 감독 "두 선수가 완벽한 활약으로 팀 살려"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에는 젊은 불펜 듀오, 배찬승과 이호성의 맹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 두 선수는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으로 팀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일등 공신으로 떠올랐다.
삼성은 지난 14일 대구에서 열린 SSG와의 준PO 4차전에서 5-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삼성은 SSG를 누르고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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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삼성의 불펜 이호성이 14일에 열린 SSG와의 준PO에서 8회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삼성] 2025.10.14 wcn05002@newspim.com |
SSG와의 플레이오프를 시작하기 전 삼성에게는 걱정이 많았다. 상대는 리그 최강 불펜진을 소유한 SSG(불펜 평균자책점 3.36)였기 때문이다. 뒷문이 단단한 SSG에 비해 삼성의 뒷문은 헐거웠다. 삼성은 이번 시즌 내내 불펜진에 고민이 많은 팀이었다. 삼성의 이번 시즌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4.48로 10개 팀 중 6위에 해당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부상이었다. 백정현, 김무신, 최지광, 이재희 등 불펜 핵심 멤버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시즌 내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었다. 마무리 투수 자리도 고민거리였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낙점된 김재윤이 부진하면서 이호성이 대신했지만,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후반기에 김재윤이 다시 마무리 자리로 복귀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고민이 사라졌다. 이호성과 배찬승이 완벽하게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먼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8순위)로 입단한 이호성은 프로 3년 차에 첫 가을야구를 맞이했지만,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 58경기에 등판해 55.1이닝 동안 7승 4패 9세이브 3홀드를 기록하며 불펜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7, 8월 들어 부진하며 이번 시즌 평균자책점은 6.34로 마무리했지만 9월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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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삼성의 불펜 이호성이 14일에 열린 SSG와의 준PO에서 8회에 등판해 2사 1, 3루 위기를 모면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삼성] 2025.10.14 wcn05002@newspim.com |
그는 가을야구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준PO 1차전과 4차전에서 이호성은 팀의 위기를 여러 차례 막아내며 '키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지난 9일 1차전 당시 SSG 고명준에게 투런포를 맞고 팀이 5-2로 쫓기던 7회말 1사 1루에 등판한 이호성은 류효승과 오태곤을 삼진과 땅볼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이어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첫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뒤 연속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2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타석에는 홈런 타자 고명준으로 홈런 한 방이면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위기 상황에서 이호성은 자신감 있는 투구로 고명준을 땅볼로 돌려세워 위기를 넘겼다.
준PO 4차전에서도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던 아리엘 후라도가 내려간 뒤 2-2 동점을 내주고 급격하게 흔들리던 8회초 2사 1, 3루에도 마운드에 올라 고명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경기 후 이호성은 "불펜에서 이미 고명준 타석에 맞춰 몸을 풀었다. 지난 대결에서 어떤 구종에 반응했는지를 떠올리며 대비했다"라며 철저한 준비 과정을 밝혔다. 그는 "(배)찬승이가 앞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줬기에 나도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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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삼성의 불펜 배찬승이 14일에 열린 SSG와의 준PO에서 8회에 등판해 에레디아와 한유섬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사진 = 삼성] 2025.10.14 wcn05002@newspim.com |
올 시즌 삼성의 또 다른 발견은 바로 루키 배찬승이다.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입단한 좌완 배찬승은 시속 150km를 넘는 강속구로 정규시즌 65경기에서 2승 3패 19홀드,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신인임에도 팀의 필승조로 빠르게 자리 잡으며 불펜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올랐다.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그는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 6일 열렸던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9회에 등판해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감하며 안정감을 과시했고, 준PO 2차전에서는 3-3으로 맞선 8회 1사 상황에서 등판해 중심 타선을 상대로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차전에서 고명준에게 홈런을 맞긴 했으나, 4차전에선 2-2 동점을 내준 직후 8회말 무사 3루에 소방수로 마운드에 올라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한유섬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이호성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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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삼성의 불펜 배찬승이 14일에 열린 SSG와의 준PO에서 8회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삼성] 2025.10.14 wcn05002@newspim.com |
삼성의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무사 3루에서 구위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는데, (배)찬승이는 그런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라며 "찬승이와 호성이가 팀을 살렸다. 정말 대단하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로를 향한 존중도 인상적이었다. 이호성은 "(배)찬승이는 신인임에도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했다. 후배지만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라고 칭찬했고, 배찬승은 "(이)호성이 형과 육선엽 형이 없었다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늘 조언해 주고 도와줘서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