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500조원 규모 AI 프로젝트 참여...조직개편 시급
현대차·LG도 조기 인사 가능성...위기 대응·AI 변화 '키워드'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최장 10일간의 추석 연휴 이후 재계 주요 그룹들이 연말 인사와 내년도 사업계획 점검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의 추가 관세 협상이 진행중인데다 3차 상법 개정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미 신세계그룹은 연휴 직전 정유경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고, LG그룹은 LG생활건강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재계에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예년보다 한 달 정도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앞당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 삼성과 SK그룹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 등 내년 사업계획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삼성·SK, 500조원 규모 AI 프로젝트 참여...조직개편 시급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11월 사장단 정기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은 통상 12월 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는데, 최근 2년간은 11월 말에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올해는 5000억 달러(700조원)에 달하는 인공지능(AI) 관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한 만큼 반도체 관련 조직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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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주요 대기업 [사진=뉴스핌 DB] |
연휴 직전 삼성전자는 오픈AI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의향서(LOI)' 체결을 통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지원에 본격 나설 것을 밝혔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SDS·삼성물산·삼성중공업 등 각 계열사도 참여해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롯한 첨단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SK그룹도 해마다 12월 첫째 주에 발표하던 정기 인사를 올해는 11월로 앞당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SK그룹도 연휴 직전 최태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만나 메모리반도체 공급 의향서와 한국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화했다.
SK그룹 인사와 관련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달 말 열린 2025 울산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 시기는 유동적"이라며 "빨라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 현대차·LG도 인사 시기 앞당길 가능성...위기 대응·AI 변화 '키워드'
통상 12월에 정기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한 현대차그룹의 인사 및 조직개편 시기도 관심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중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인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현대차 대표이사(CEO)로 선임하는 사장단 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에서 '나홀로 25%' 관세 폭탄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각국 정부간 협상으로 지난 달부터 일본산 자동차는 15%의 관세를, 유럽도 각각 15% 관세를 소급적용 받고 있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호조로 9월까지는 선방하고 있지만, 연말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고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는 4분기부터는 본격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연휴 직전 사장단회의를 열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한 LG그룹의 정기 인사도 예년보다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회의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진과 각 사의 AX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사장단 회의에서 구광모 회장은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구조적 수익체질 개선 등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발 글로벌 관세전쟁에다 노란봉투법과 상법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그 어느때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내년 사업전략을 서둘러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다"며 "위기 대응이나 쇄신, 인공지능발 변화 등이 주요 키워드"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