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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석유화학 구조조정 업계 자율에만 맡길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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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째 적자에도 구조조정 '눈치보기'...죄수의 딜레마 빠져
업계 자율 이상적이지만 지금은 정부가 나서야 할 때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중국발 공급 과잉에 수 년째 적자상태인 국내 석유화학 회사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석유화학산업은 철강과 함께 자동차와 배터리, 전자, 건설 등 주력 산업에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기간산업이다.

석유화학산업은 또 생활밀착형 산업으로 우리 일상생활의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다. 당장 우리 일상생활에서 의류나 휴대폰, 안경, 지갑, 신용카드 등 소지품의 70%가 석유화학 제품일 정도다. 아직까지 인류가 개발한 기술중 석유화학을 대체할 제품 기술은 없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의 대체재가 나올때 까지 석유화학은 없어지지 않을 산업이란 얘기다.

정탁윤 산업부 차장 / tack@newspim.com

지난해 말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정부는 지난달에서야 뒤늦게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기업이 자구 노력이 담긴 사업 재편안을 우선 마련하면 이후 금융, 규제 완화 등의 맞춤 지원을 하겠다는 '선 자구노력, 후 정부 지원' 이다.

그러나 당초 업계가 기대한 담합이나 독과점 규제 등 현행 공정거래법의 유연한 적용이나 특별법 제정, 산업용 전기료 인하 등 구체적 지원책이 빠져 구조 개편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정유사나 석유화학 기업들이 구조조정이나 설비 감축 등 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개별 기업이 먼저 움직이면 손해를 볼까 서로 눈치만 보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업계 전반의 자구노력을 강조하며 '무임 승차'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거나 다른 기업들의 설비감축 혜택을 누리는 행위를 묵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각 기업이 보이는 노력과 성과, 열의에 따라 정부 지원도 차등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주 울산 석유화학산업 단지를 찾아 "기업 간에 논의 중인 사업 재편 계획을 빠르게 마련해 달라"고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업과 일본 석유화학의 구조조정 사례를 참고해 사업·설비의 과감한 통폐합과 기업 간 '빅딜' 추진,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산업 전환, 정부의 정책적 지원, 이해관계자 간 고통 분담이 병행돼야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지난 2014년 정부 주도로 '6년 내 에틸렌 생산량 30% 감축'을 목표로 제시하고, 공정거래법 예외 적용 등 규제 완화로 기업 간 '빅딜' 을 적극 지원해 성공을 거뒀다.

한국 석유화학의 위기는 지난 2020년 중국의 '에너지·화학 자급률 70% 이상'을 목표로 한 대형 나프타분해센터(NCC) 증설에서 비롯됐다.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는 10년만에 3배가 늘었고,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도 석유화학제품 시장에 뛰어들며 공급 과잉을 부채질하고 있다. 민간 주도의 자율 구조조정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정부 대응이 늦었고, 지금은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 현장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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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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