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물 급락·장단기 금리차 4월 이후 최대
"9월 금리 인하 유력"…시장 베팅 확산
달러·유럽 정국도 변수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 국채금리가 27일(현지시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단기물 금리는 4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장단기 금리차는 올해 들어 가장 가팔라졌다. 시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며 단기물 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 개입 움직임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3.625%로 5bp(1bp=0.01%포인트) 하락하며 약 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4.236%까지 내려 8월 중순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한때 63.5bp까지 벌어지며 4월 이후 가장 가팔랐다.
30년물 금리는 장중 4.96%까지 치솟은 뒤 4.915%에 거래됐다. 5년물과 30년물 금리 차이는 121.8bp로, 2021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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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금리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8.28 koinwon@newspim.com |
◆ "9월 금리 인하 유력"…시장 베팅 강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인사 개입 가능성, 고용 둔화 조짐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87%로 반영하고 있다. 올해 전체로는 0.55%포인트, 2026년 말까지는 1.41%포인트 인하 기대가 선반영돼 있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자신감은 높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만으로 연준 전체 기조가 바뀔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 관점에서 모든 회의는 금리 변경에 열려 있다"며 "고용과 물가 목표가 기대대로 진행된다면 시간이 지나며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정책은 반드시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시도와 관련해서는 "그녀는 성실성과 사명감을 보여왔다"며 직접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연준은 본질적으로 단기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나 장기적 경제 결정을 내리도록 설계돼 있다. 독립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파월 의장 해임 검토설까지 흘렸고, 최근에는 쿡 이사를 정조준했다. 쿡 이사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연준 인사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700억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 입찰은 다소 부진한 수요 속에 예상보다 소폭 높게 수익률이 결정됐다. 이번 입찰에서 5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 수익률을 0.7bp 상회했다.
응찰률은 2.36배로 전달 2.31배에 비해 다소 높아졌으나 이전 6개월 평균치 2.37배에는 못 미쳤다.
◆ 달러·유럽 정국 변수도 주시
미 달러화는 이날 유로화·엔화 대비 강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등락을 거듭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98.227로 소폭 상승 마감했다.
달러는 스위스 프랑 대비 0.14% 하락했으며,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147.445엔으로 보합에 머물렀다. 유로화는 프랑스 정치 불확실성 속에 1.1631달러까지 밀리며 이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가 긴축 재정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9월 8일 국회에서 정부에 대한 신임투표를 요청했다. 그러나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며, 정국의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전날 프랑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개월 만에 치솟았던 것과 비교해 이날 프랑스 국채 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글로벌 G10 외환 리서치 책임자 스티븐 잉글랜더는 "유럽 정치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몇 시간 전 예상했던 것보다 시장은 유럽 정치를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