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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9회 주루사의 악몽...삼성과 KIA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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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창원 NC파크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거의 같은 시간대에 그리고 거의 동일한 패턴으로 9회 끝내기 주루사가 나와 두 팀 팬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창원에서는 삼성의 간판타자 구자욱이, 광주에서는 KIA의 대주자 박정우가 각각 뼈아픈 주루 실수로 팀의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다. 극적으로 이어지던 명승부가 허무하게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구자욱. [사진 = 삼성]

먼저 창원의 경기는 NC의 화력이 빛났다. NC는 최원준, 김형준, 권희동, 김주원, 서호철이 차례로 홈런포를 터뜨리며 화력을 뽐냈고, 삼성은 구자욱의 맹활약을 앞세워 끈질기게 맞섰다. 3번 타자로 출전한 구자욱은 이날 5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5회에 3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7회에는 적시타로 역전까지 이끌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팀이 5-7로 뒤직고 있던 9회초 마지막 공격,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구자욱은 2루타를 쏘아 올리며 희망을 키웠다. 이어 르윈 디아즈가 볼넷으로 걸어나가 1사 1·2루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김영웅의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고, 이때 2루 주자였던 구자욱이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구자욱은 갑자기 3루를 향해 질주했다가 황급히 되돌아왔지만 이미 늦은 상황. 좌익수 최정원의 빠른 송구에 포스아웃을 당하며 더블아웃으로 경기가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이날 가장 빛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마지막 장면에서 결정적 실수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광주에서는 더 극적인 드라마가 쓰였다. KIA는 초반 실책이 겹치며 키움에 무려 2-10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KIA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7회에 안타 5개를 몰아치며 3점을 추가했고, 8회에는 대타로 나선 패트릭 위즈덤이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10-11, 단 한 점 차로 추격했다. 분위기는 완전히 KIA 쪽으로 넘어왔고, 9회말에도 기적은 이어졌다. 김호령의 안타와 최형우의 볼넷, 나성범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서울=뉴스핌] KIA 이범호 감독이 박정우의 아웃에 대하여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 = KIA] 2025.08.21 wcn05002@newspim.com

이때 타석에 들어선 김태군은 마무리 조영건의 초구 패스트볼을 강하게 밀어 쳤다. 타구는 좌익수 임지열 앞으로 빠르게 날아갔고, 3루 주자 김호령은 태그업 플레이로 곧장 홈으로 질주했다. 그대로라면 동점, 나아가 역전까지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루 주자 박정우가 문제였다. 그는 임지열에게 향한 타구가 안타가 될 것이라고 오판해 3루를 향해 달렸고, 뒤늦게 포구를 확인한 뒤 2루로 돌아갔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임지열은 침착하게 홈이 아닌 2루로 던졌고, 박정우는 그대로 포스아웃. 믿기 힘든 실수로 KIA의 기적 같은 추격전은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비디오 판독까지 갔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2루수 김태진이 공을 놓치는 장면이 있었지만, 이미 가슴 부분으로 확실히 잡은 뒤라는 것이 심판의 판단이었다. 이범호 감독이 거세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KIA는 끝내 동점 기회를 날렸다.

[서울=뉴스핌] 지난 21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주루사를 당한 KIA 박정우. [사진 = KIA] 2025.08.21 wcn05002@newspim.com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기묘했다. 같은 날, 같은 시간대, 같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똑같이 2루 주자가 안타로 착각해 3루를 향하다 아웃되는 장면이 두 구장에서 동시에 연출된 것이다. 타구 방향마저 모두 좌익수 쪽이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4연승 행진이 끊겼고, KIA는 6위로 내려앉았다. 두 팀 팬들에게는 두고 두고 잊기 힘든 '악몽 같은 9회'로 남을 하루였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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