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1일 7월 고용 보고서에 '촉각'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31일(현지시간) 미 국채 수익률이 만기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오는 9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흔들린 가운데 투자자들은 7월 고용 보고서 발표로 시선을 돌렸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44분 기준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1bp=0.01%포인트(%p)) 하락한 4.354%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반면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전장 대비 0.4bp 오른 3.941%를 가리켰다. 30년물은 3.5bp 내린 4.878%를 나타냈다.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전날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속에서 경제 지표에 주목했다. 전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하고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9월 회의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라고 보면서도 좀 더 지속할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았다.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62.5%로 반영 중이다.
![]() |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8.01 mj72284@newspim.com |
인플레이션에는 관세의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미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6%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5월 0.2%와 2.4%에서 상승 폭이 커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6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영향이 소비자 물가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보다 2.8% 각각 올랐다.
고용 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이달 기업들은 6만2075건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1년 전 이 수치는 2만5900건에 불과했었다. 7월 기록으로만 보면 이달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절인 지난 2020년에 이후 2번째로 높았다.
반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26일까지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21만8000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경제 전문가 기대치 22만4000건을 밑도는 수치다.
투자자들은 1일 공개되는 7월 고용 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7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에서 10만6000개의 일자리가 생겼을 것으로 기대됐다. 6월 14만7000개보다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다. 실업률은 6월 4.1%보다 높은 4.2%로 예측됐다.
크레딧사이트의 재커리 그리피스 거시 전략 책임자는 "이제는 사실상 내일 발표될 비농업 고용보고서만 기다리는 분위기"라며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점 배제하고 있을 수는 있지만 금리 인하는 '할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하느냐'의 문제라는 인식은 여전히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강세를 보인 미 달러화 가치는 강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이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13% 오른 99.95를 가리켰다. 유로/달러 환율은 0.23% 전진한 1.1433달러, 달러/엔 환율은 0.82% 오른 150.74엔을 각각 나타냈다.
모넥스 USA의 후안 페레스 트레이딩 책임자는 "연준이 보고 판단하는 바와 백악관 그리고 아마도 주식시장 참여자 다수가 연준이 하길 원하는 것 사이에는 충돌과 마찰이 있어 왔다"며 "만약 매파적 어조와 태도, 기자회견까지 모두 매파적으로 남아 있었다면 달러 강세는 당연한 흐름이었을 것이고 실제로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오늘은, 연준과 백악관 사이의 마찰 때문에 달러가 다시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달 달러화는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월간 강세를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이번 달 달러화 대비 3% 가까이 빠졌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유로화 가격에 너무 많은 낙관론이 반영돼 있었다"며 "그리고 이번 주에 그 낙관론이 되돌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무역 협상에서 유럽연합(EU)이 미국에 양보했다는 평가가 많았고 그것이 유럽 쪽에 현실 인식을 안겨준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