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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수는 항상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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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무슨 말을 못하겠다.'

지난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비명(비이재명)계로 낙인 찍힌 의원들이 심심치 않게 했던 말이다. 비명계 의원들은 무슨 말이든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비판만 하면 당원들로부터 문자폭탄에 시달린다고 했다.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에 당원들이 찾아와 난동을 피웠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렸다.

그들 중 대다수는 22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그걸 두고 민주당 주류는 '당원들의 집단지성', '공천 혁명'이라고 했다. 22대 민주당은 21대 때와 달리 한마음 한뜻으로 일사불란하게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똘똘 뭉쳐야 한다고 했고, 실제 거의 그렇게 운영돼 왔다. 단일대오 덕분인지, 윤석열 정권의 연이은 패착 덕분인지 민주당은 집권이라는 목표를 이뤄냈다.

지혜진 정치부 기자

그렇다면 '무슨 말을 못하겠다'는 푸념은 사라졌을까. 그렇지 않다. 이번엔 공천혁명의 주역인 친명(친이재명) 의원들이 같은 말을 한다. 검찰개혁, 조세감면, 부동산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입을 닫기로 했단다. 다수로부터 미움을 사느니 있는듯 없는듯 지내겠다고 한다. 어디 라디오에 나가서 검찰개혁은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가 당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가 민주당 의원인데 검찰개혁에 반대하겠나. 개혁을 추진하되 기술적으로 치밀해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한 것뿐인데 기득권이라며 한동안 문자폭탄에 시달렸다"고 했다. 무슨 말을 하기가 무섭다고 했다.

말로 하는 게 정치인데 말을 얹는 게 무서운 정치판이 되고 있다.

공격적인 '집단지성'은 당대표 경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누가 되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는 두 후보인데 그들을 각각 지지하는 이들은 그렇지가 않다. 상대 지지층에서 정청래 후보는 '왕수박'(비명계 멸칭)에 '친문(친문재인)의 잔재'다. 반대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박찬대 후보는 배신자가 됐다. 양측 모두 날 선 전쟁뿐이다. '진짜 명심'이 밝혀지면 이런 공격성이 사그라질까.

"결국 대중의 집단지성이 판단할 것"이라는 게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주된 생각인 듯하다. 당원주권, 집단지성. 중요하고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당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고 집단지성이 만병통치약도 아니다.

정치인은 국민을 단순 대리하는 수동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인의 덕목은 다수의 의견을 그대로 투영하는 데만 있지 않다. 옳은 방향으로 이끄는 리더십도 국민을 대리하는 정치인의 역할이다.

징후적으로 나타나는 이 공격성을 새 정부가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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