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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美 '일방통행'에 2+2 협의 무산…李정부 통상협상 '시험대'

기사입력 : 2025년07월25일 10:44

최종수정 : 2025년07월25일 11:09

美정부, 24일 '2+2 협의' 취소…1+1 협의만 진행
상호 관세 유예 종료 1주일 앞으로…긴장감 고조
李정부 첫 통상 위기…'패키지 딜' 등 대응책 검토
'실용 외교' 실현 기대…전략 조정해 관세 낮춰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지난 24일, 미국 정부는 한미 고위급 2+2 협의를 위해 방미길에 오르려던 한국 정부를 향해 연기 요청 메일을 보냈다. 미 재무장관의 급한 일정을 이유로 회담 하루 전 한국 측에 '일방 통보'가 전달된 것이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출국 준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상황에서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회담 무산과 동시에 협의 구도는 '2+2'에서 '1+1'로 축소됐다.

미 측은 사과의 뜻을 밝히며 조속한 시일 내 재추진하자는 의사를 전했지만, 타이밍과 방식 모두에서 한국 정부를 사실상 조정 가능한 변수로 다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의도된 압박이라는 것이다. 마치 '옵션'처럼 필요에 따라 조정 가능한 존재로 취급당하면서 한국의 외교적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워지고, 그만큼 간절함은 더욱 무거워졌다.

경제부 김기랑 기자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은 실익 중심 외교와 경제 통상 주권 회복을 강조해 왔다. 이재명 정부는 외교안보보다 공급망과 산업 중심의 전략을 추구하는, 말 그대로 '경제 중심 외교'를 표방하는 정부다. 그런 만큼 이번 2+2 협의 무산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이재명 정부가 처음 맞닥뜨린 대형 통상 위기이자 실용 외교의 첫 시험대로 여겨진다.

특히 통상의 상징적 장치였던 2+2 회담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미루고, 통상본부장 간 회담만 유지하기로 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정부도 동맹 안에서 실리를 챙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협상판을 누가 짜고 있는지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한국이 제안하거나 주도한 틀에서 논의가 진행되기보다 미국이 설정한 흐름에 대응하기 급급한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제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8월 1일이면 상호 관세 유예기간이 종료돼 25% 고율 관세의 역풍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다. 종료일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한국 정부는 협상력을 확보하고 실질적 관세 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협상이 축소된 상황 속에서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어떤 압박 수단을 가동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다양한 대응 카드가 논의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국방비 증액과 특정 품목별 관세 인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완화 등을 아우르는 '패키지 딜'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과의 협의에 성공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일본이 약속한 대미 투자 규모에 준하는 투자 계획을 내세우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재명 정부는 첫 통상 시험대에 올라 있다. 통상에서의 실용이란, 유리한 판이 깔리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불리한 흐름 속에서도 먼저 움직여야 수세를 벗어날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전제로 해야 한다. 예기치 못한 흔들림 속에서도 오히려 전략을 재조정하고, 최대한 주도권을 얻어내려는 능동성이야말로 실용 외교의 본질일 수 있다.

비록 협상 구도에서 밀렸더라도 실리를 지키기 위한 후속 카드는 여전히 존재한다. 관세 협상은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니라 경제와 외교, 전략적 이해가 복합적으로 얽힌 정치적 거래다. '무엇을 내어줄 것인가'와 '무엇을 지켜낼 것인가'를 동시에 계산해야 하는 통상의 정석 위에서, 이제 이재명 정부는 실질적 협상력을 입증해 내야만 한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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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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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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