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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 '브로맨스' 깨지자 로켓랩 폭등,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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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국방부 스페이스X 대안 모색
'마지막 개척지' 우주, 경제 가치 급팽창
로켓랩 '입질' 이유는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CEO)의 '브로맨스'가 깨진 가운데 미국 우주 기업 로켓랩(RKLB)의 주가가 9% 이상 폭등해 관심을 끈다.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면서 로켓랩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스페이스X를 대체할 기업을 지원하고 나섰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월가가 더욱 술렁이는 모양새다.

◆ 스페이스X 대안 찾아라 = WP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이스X 계약 취소를 위협한 데 대해 머스크가 드래곤 우주선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맞불을 놓는 등 갈등이 고조되자 NASA와 국방부 관리들이 다급하게 스페이스X 경쟁 업체들에게 로켓과 우주선 개발에 속도를 내 줄 것을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드래곤 우주선 운영을 실제로 중단할 경우 NASA는 우주정거장으로 비행사들을 보낼 수 없게 된다. 그의 발언에 미 정부 관리들이 경악한 것은 이 때문이다.

머스크가 이 같은 협박을 철회했지만 스페이스X에 우주비행사들의 생명을 맡기는 NASA는 물론이고 위성 발사를 업체에 의존하는 국방부 관리까지 크게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수 백억 달러의 정부 계약을 수주한 스페이스X는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비행사와 화물을 운송하고, 국방부의 수주를 받아 위성을 발사하며, 정보 기관이 사용하는 위성도 개발한다. 경쟁 업체들이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따르기 때문에 스페이스X가 사실상 독점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NASA의 한 관계자는 WP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소셜 미디어 상에서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을 지켜보는 것이 재미있었지만 TV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번 사태가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프로젝트를 스페이스X에 크게 의존한 데 따른 위험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충돌한 이후 로켓랩과 스토크 스페이스,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등 최소한 3개 우주 기업들이 정부 측으로부터 로켓 개발 현황과 정부 임무 투입 가능 시기에 대해 질의를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의회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보잉의 스타라이너 우주 캡슐 현황을 점검했고, 한편에서는 머스크의 드래곤 운영 중단 발언에 스타라이너의 비행 재개 시점을 타진했다.

NASA는 스페이스X 드래곤 캡슐과 함께 스타라이너를 이용해 비행사들을 우주정거장으로 수송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스타라이너는 수 년간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지난 여름 첫 유인우주비행 임무 중 너무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NASA는 보잉으로 승무원을 귀환 시킬 경우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근 몇 달 동안 스타라이너의 현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NASA는 6월6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시스템 인증과 스타라이너의 기술적 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2026년 초 우주정거장으로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NASA는 캡슐에 화물만 실을 것인지 아니면 우주비행사를 태울 것인 것 검토 중이다.

WP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와 우주 프로젝트가 머스크의 변덕에 인질로 전락할 수는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NASA 뿐 아니라 미 국방부 역시 공급 업체 다변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법적 그리고 현실적인 관점에서 머스크의 위협이 실행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지만 차제에 NASA 및 국방부와 민간의 협력 관계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번지는 상황.

6월6일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로켓랩 주가가 9.34% 폭등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날 업체의 주가는 28.92달러에 거래를 종료, 52주 최고치인 33.34달러와 거리를 좁혔다.

◆ 고성장 우주 산업 유망주 = 월가에서 우주 산업은 마지막 개척지로 통하며,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경제 영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세계 정부와 민간 파트너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뛰어들면서 우주 경제 규모가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치는 2035년까지 연간 약 1조8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랩의 일렉트론 발사 현장 [사진=업체 제공]

이는 스타트업들에게 거대한 기회다. 향후 10년간 외형 성장 측면에서 인공지능(AI)과 맞먹는 유일한 분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우주 시장을 지배하며 실제로 비즈니스를 구축한 기업은 스페이스X다. 업체가 비상장 기업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브로맨스가 깨진 데 따른 후폭풍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대안을 찾는 데 혈안인데 유망주로 꼽히는 업체 중 하나가 로켓랩이다.

지난 2006년 창사한 업체는 소형 일렉트론 로켓으로 우주 경제 시대의 첫 여정을 시작했고, 이제 다양한 우주 경제 부문을 확장하는 한편 수직 통합하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 지오스트(Geost)를 2억7500만달러에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오스트는 위성용 광학 및 적외선 역량을 개발해 미 정부의 국가 보안 위성 판매를 주력 비즈니스로 한다. 로켓랩은 미 정부가 탑재물을 우주로 발사하는 데 이용되는데 이제 탑재물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업체는 발사 및 우주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수직 통합하는 움직임이다. 스페이스X가 유일한 수직 통합 업체로 꼽히는 가운데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제공하는 경쟁사에 비해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켓랩은 우주에서 운영되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업들에게 태양 에너지와 무선 시스템,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업체의 수준 잔량은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업체가 이미 개발에 성공한 소형 로켓 일렉트론(Electron)은 소형 위성이나 탑재물을 우주로 발사하는 데 사용되는데 이미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안전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이어 업체가 개발중인 대형 로켓 뉴트론(Neutron)은 일렉트론보다 더 많은 탑재물을 실을 수 있는데 2026년 첫 발사가 예정돼 있다. 성공을 거둘 경우 일렉트론보다 더 큰 매출과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부와 계약이 로켓랩 사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군 임무와 HASTE라는 극초음속 테스트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뉴트론 로켓으로 국가안보우주발사(NSSL) 프로그램에 추가됐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은 미국 정부와 관계 증진이 로켓랩에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부가 국가 안보의 차세대 개척지로 우주 솔루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라는 것.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제안은 3년에 걸쳐 약 175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투자자들은 로켓랩이 야심찬 프로젝트의 하청 계약을 따낼 주요 후보로 기대를 모은다.

뉴트론이 본격 가동되고 로켓랩이 우주 경제에서 역량을 높이면 수주 잔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월가는 예상한다. 기존의 수주 잔량 가운데 절반 가량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매출로 잡히고, 나머지 절반은 이후 기간에 반영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해 업체가 수주 잔량을 더 늘리고 정부 및 민간 고객들로부터 더 많은 계약을 따내야 하는데 최근 '브로맨스'의 붕괴가 커다란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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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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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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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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