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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사고 낸 항공사, 1년간 신규 운수권 못받는다…7개 공항 방위각시설 연내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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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항공안전 혁신 방안' 발표
7개 공항 방위각시설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연내 전면 교체
항공사 관리책임 강화…자본금 규모 기준 상향 검토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1명이라도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를 낸 항공사는 사고 직후 1년간 새로 배정되는 국제선 노선을 취항하지 못한다. 항공사의 정비시간을 지금보다 늘리고 정비 인력도 확충하며 특히 항공사의 자본금 및 항공안전 투자비용에 대해서도 점검해 항공운항증명을 갱신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12.29 제주항공 참사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국내 7개 공항의 콘크리트 지지대가 있는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를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전면 교체하고 비상착륙유도시설을 도입하며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인력과 신기술도 대거 도입한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항공 안전 전반에 대한 개선대책인 '항공안전 혁신 방안'이 발표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12·29 여객기 참사 이후 항공안전 전반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공항 시설, 항공사 정비·운항 체계, 정부의 항공안전감독 등 항공 전 분야의 안전체계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는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는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항공 각 분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항공안전 혁신 위원회를 운영하며 위원회를 중심으로 개선방안을 검토해 이같은 내용의 종합 대책을 확정했다.

이번 항공안전 혁신 방안은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항 조성 ▲항공 사고 '예방형' 안전 관리 체계 구축 ▲항공 안전 기반의 항공운항 확대 ▲항공 거버넌스 및 안전문화 구축 네가지 핵심목표를 선정하고 이의 실천을 도모한다. 

[자료=국토부]

◆ 콘크리트 지지대 방위각시설 7개 공항 연내 개선…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항 조성

먼저 공항 안전성 증대를 위해 공항 인프라 시설을 개선한다. 둔덕 형태거나 콘크리트가 사용된 국내 공항 7개소의 방위각시설은 지면 형태로 바꾸고 부러지기 쉬운 경량 철골구조로 개선한다. 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김해∙사천 6개 공항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고 제주공항은 H형 철골구조 특성을 감안해 5월까지 구조분석을 한 후 결과에 따라 추진한다.

전국 공항에 240미터(m) 이상의 종단안전구역을 확보하도록 하고 종단안전구역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는 활주로 이탈방지 장치(EMAS)를 설치할 계획이다. 안개나 강우 등으로 시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착륙 안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방·도서공항의 활주로 운영 성능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첨단 보안검색 장비를 도입해 보안을 강화한다. 안티 드론 시스템을 확충해 신종 보안 위협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이를 위해 김포공항 레이더 3기와 제주공항 레이더 1기를 오는 2026년까지 추가하고  인천공항에 무력화 장비를 2027년까지 도입한다. 아울러 울산‧여수‧양양‧무안공항에 시스템을 2026년까지 신규 도입키로 했다. 

조류 충돌예방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한다. 조류탐지레이더를 민간공항 최초로 무안공항에서 올 하반기까지 시범 운용하고 2026년부터 인천·김포·제주공항 등 타 공항으로 순차 도입한다. 또한 조류 접근 방지용 드론을 민·군 겸용 공항을 중심으로 올 상반기내 우선 투입하고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조류분석·탐지 기능 및 조명·조류기피제 등을 탑재한 드론을 개발해 전국 공항에 배치한다.

국토부는 올해와 내년까지 개발을 완료한 뒤 2026년부터 2027년까지 무안공항 등에서 실증하고 2028년부터 전국공항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조류충돌예방 전담 인력 기준 개선과 인력 충원도 추진한다. 조류 예방인력의 최소 전담인력을 현행 2명에서 4명으로 증원하고 운항횟수가 적어도 조류 충돌률이 높은 경우 인력을 추가 확보토록 했다. 공항별 조류충돌예방위원회 논의를 갖고 필요시 증원한다. 

조류 탐지용 열화상 카메라와 음파 발생기를 올해 6월과 8월까지 각각 추가 도입하고 레이저건, 조류 충돌 예방활동 차량 등 장비를 확충한다.

아울러 지자체·지방항공청·공항공사와 '상생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항 반경 13㎞를 '조류유인시설 관리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신규 조류 유인 가능시설 설치 시 과태료 부과 등 공항주변 관리 기반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조류충돌예방 통합감시센터'는 무안공항에 시범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안전 관리, 사고 예방 중심으로 공항 관리제도를 개선한다. 공항의 건설·운영 기준을 정비하고 공항시설 안전에 대한 중장기 관리계획을 올 연말까지 수립한다. 아울러 공항의 안전성과 시설 관리에 대한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공항안전관리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또한 공항 운영자가 항공당국으로부터 받아야하는 공항운영증명을 5년 주기로 재검사하고 재검사의 난도도 처음 운영증명을 받을 때 수준으로 강화한다. 아울러 공항 시설의 유지관리에 AI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한다.

사고가 발생했던 무안공항은 종단안전구역과 방위각 시설 개선을 오는 8월말까지 마친 뒤 조류탐지레이더를 올 하반기내 시범설치할 예정이다. 이후 운항 안전성을 면밀히 검토한 이후 운영 재개 시기를 확정할 방침이다. 

◆ 항공사 자본금규모-안전분야 투자비 높인다…항공 사고 '예방형' 안전 관리 체계 구축

국적 항공사의 정비 기준을 강화해 비행 전·후 점검 및 중간 점검 등 정비시간을 늘린다. 우선 B737·A320F 기종에 대해 정비시간을 7~28% 연장하는 것을 올해 10월까지 적용하고 연말까지 타 기종에 대해 새 기준을 적용한다. 

최소 정비인력 산출기준상 경력기준을 상향하고 정기편 주 5회 이상 해외공항 정비체계 구축을 의무화한다. 아울러 국내 정비환경 개선을 위해 중·소규모 정비기업과 항공사 대상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항공정비산업(MRO) 육성 정책과 정비사 양성·자격관련 제도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항공사의 안전투자 확대를 유도한다. 안전투자 공시를 개선해 항공사의 안전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항공사별 투자 노력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안전투자 우수 항공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현행 제도에선 항공사별 단순 투자금액만 공시하고 있는데 이는 운항 규모가 큰 대형 항공사에 유리한 조항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운항거리 등 운항 규모를 기준으로 투자금액을 표준화해 공시하고 사전 정비비와 신규 항공기 도입을 투자금액 공시 항목에 추가 반영키로 했다. 아울러 국적 항공사가 보유한 기령 20년 이상 경년 항공기는 안전 점검을 확대하고 취약분야 정비항목 신설과 정비주기 단축 등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조종사와 승무원의 비상 상황에서의 대응 역량도 제고한다. 이를 위해 국적사 모의 비행훈련장치 도입 권고하고 AR/VR 훈련 장비 등을 도입해 조종사와 승무원에게 다양한 비상상황에 대한 훈련 기회를 제공한다. 또 조종사 훈련기관의 시설과 모의비행훈련장치 등의 구비기준을 제시하고 관리를 강화한다.

아울러 조종사 탑승인원 수 뿐만 아니라 근무시간대(심야·주간), 이·착륙 횟수 등도 고려해 조종사의 근무시간을 정하는 등 조종사 피로도 관리체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정부의 항공안전 감독·관제 역량을 강화한다. 정부가 항공사의 인력·장비·시설 등 안전운항체계 확보 여부를 검사하는 운항증명 제도를 강화해 항공사의 항공기 보유대수가 일정 기준 이상 늘어날 때마다 운항증명 재평가를 받도록 한다. 항공기 가동률이 높거나 항공기 결함·지연이 잦은 항공사에 대해서는 특별안전점검 또는 민·관 합동 정비현장 검증을 실시한다.

현재 30명인 항공안전 감독관 수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감독관 대상 교육·평가를 강화해 정부의 안전감독 역량을 제고하는 한편 관제량 및 관제업무 복잡성·난이도 등을 고려해 관제역량을 점진적으로 확충한다.

공역체계를 개선하고 디지털 기반 항공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항로와 공항 이착륙 항공기를 관제하는 접근관제구역 간 중첩을 조정해 항공기 간 근접 위험을 해소하고 공항 주변 장애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또한 인공지능(AI), 디지털트윈 공간정보 기술 등 첨단기술을 조종·관제·공항·항로 등 항공안전 분야에 도입한다. 이를 위해 공항·항로별 'K-항공안전 위험지도'를 연내 개발하고 항공안전 AI 로드맵을 내년 상반기 안에 수립한다. 

◆ 항공사 경영능력도 관리…항공 안전 기반의 항공운항 확대 및 항공 거버넌스 및 안전문화 구축

국적 항공사의 안전경영 환경을 조성한다. 신규 면허 발급 시 항공사의 안전투자 능력인 자본금과 인력·장비 확보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다. 현행 제도에선 국제여객은 150억원, 국내여객과 국제화물은 50억원인데 이를 올 하반기내 상향할 방침이다. 또한 이미 면허를 발급받은 기존 항공사는 면허 발급기준 충족 여부를 주기적으로 심사할 예정이다.

추가로 항공사 대상 '항공안전 성과지표'를 신설해 연간 활주로·유도로 이탈, 항공기 간 접촉, 화재, 비행 중 엔진정지, 회항 건수 등을 점검하고 성과가 미흡한 항공사는 필요시 신규 노선허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사망자 발생 사고를 일으킨 항공사는 사고직후부터 1년간 운수권 배분 대상에서 배제하고 반대로 항공사의 안전 확보 노력과 성과는 운수권 배분 시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한다. 

아울러 항공사의 신규 노선 허가나 정기사업계획 허가 시 시행하는 안전성 검토를 현재보다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정기사업계획에 향후 운항규모 변화에 따른 안전관리계획도 포함토록 한다. 

항공 분야 전문성 강화를 위해 항공 거버넌스 개편을 논의하고 성숙한 항공안전 문화 조성에 힘쓰며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한다. 항공안전의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 확보를 위한 항공안전 조직개편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다양한 거버넌스 개편 방안을 논의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항공 종사자 등이 사고·준사고·안전장애 등 현장의 안전 이슈를 정부에 알리는 의무보고 및 자율보고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안전보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 아울러 익명성 보장과 면책 등 보고자를 보호하는 조치도 추진한다. 

또한 항공안전 정책제안 센터를 신설해 누구나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항공 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국민 항공안전 홍보를 강화하고 교육 기회를 마련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항공안전 혁신 방안에 반영된 여러 개선 과제들을 빠른 시일 내 제도화하고 시행해 항공 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겠다"며 "또한 '항공안전 혁신 방안'의 이행 뿐만 아니라 공항·항공사 특별안전점검 등 안전감독을 면밀히 추진해나가고 향후 사고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추가 보완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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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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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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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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