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ANDA 칼럼] '민간 외교' 최전선에 선 재계 총수들

기사입력 : 2025년04월02일 10:30

최종수정 : 2025년04월02일 10:38

[서울=뉴스핌] 김양섭 산업부장 = 글로벌 통상 환경이 다시 긴장감 속에 재편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은 정부의 부재 속에 민간, 특히 재계 총수들이 외교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동했다. 애플, 퀄컴, BMW, 벤츠, 화이자 등 세계 유력 기업인들과 나란히 선 자리에 이 회장은 사실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위치에 섰다. 샤오미, BYD 등 중국 주요 기업과의 릴레이 회동을 통해 반도체 및 전장 부문의 협력을 모색한 그의 일정은, 중국 시장에 대한 복잡한 이해관계와 전략적 긴장의 교차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같은 시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국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주했다. 발표한 내용은 210억 달러, 한화로 약 31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 계획이었다. 제철소부터 자동차 생산 공장, 공급망 전반에 걸친 대규모 현지화 방안이 담겼다. 백악관이라는 최고의 외교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한 인물은 정부 인사가 아닌 민간 기업의 총수였다.

SK의 최태원 회장은 미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에너지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협력을 주도했고, LG의 구광모 회장은 인도와 중동에서 미래 전략을 구체화했다. 그들은 지금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일련의 행보는 철저히 개별 기업들의 '각자도생' 결과물이었다. 외교 당국의 조율이나 전략적 틀은 보이지 않았다. 공동의 전략 아래 움직이는 '팀'이 아니라, 각기 다른 위기 인식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 나선 독립적 대응이었다. 정부는 이 흐름에서 조율자도, 지원자도 아니었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가운데 외교 라인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고위급 외교 채널은 중단되다시피 했다. 산업부 장관이 수차례 미국을 방문했지만 트럼프를 만나지 못했다. 반면 정의선 회장은 백악관 회견장에서 트럼프와 함께 섰다.

정부도 이제서야 늦은 대응에 나섰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전날 4대 그룹 총수들과 함께 '경제안보전략 TF' 첫 회의를 개최했다. 비록 한 발 늦은 행보지만, 민과 관이 처음으로 전략의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적지 않다. 그러나 이 회의가 단발성에 그친다면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실효성 있는 전략 조율과 지속 가능한 이행 체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은 기업 경영의 복잡성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인식한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외교와 통상이라는 본류에서, 정부의 존재감은 여전히 희박하다. 재계 총수들의 민간 외교는 찬사보다 구조적 반성을 요구하는 현실의 반영이다. 기업은 이미 바쁘게 뛰고 있다. 이제 국가가 제자리를 찾아야 할 때다.

ssup82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