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상자산입법에 독과점 방지안 검토
시장 경쟁 체제 방해, 특정 업체 특혜 시비 우려
거래소도 "법 규제보다 시장 확대로 경쟁해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가상자산기본법 제정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거래 시장의 독과점을 규제하는 방향의 입법이 추진되고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정치권의 질의에 독과점 규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독과점 논란을 인지하고 있으며 살펴보겠다"고 답한 것에 이어 최근 다시 "감독당국이 시장 자체 독점을 제한하는 권한에는 제한이 있어 공정위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 |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블룸버그] |
가상자산거래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가 약 70%, 빗썸이 약 20~30%로 두 업체가 합하면 90%대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가상자산산업 육성을 위한 가상자산기본법 제정을 준비하면서 독과점 해소 방안을 넣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하반기 시행 예정인 법인의 실명 계좌 개설을 소형 거래소부터 우선 허용하는 방안, 거래소의 분할까지 예상되는 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은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소형 업체들에 대한 특혜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업비트가 처음부터 업계 1위였던 것이 아니라 여러 가상자산거래소와의 경쟁을 이겨내고 선두에 선 만큼 이를 제도로 규제하는 것은 시장 질서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 독과점을 법이나 제도를 통해 해소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사실상 방법이 없다"라며 "일본처럼 협회를 통해 당국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현재 이야기가 나오는 법을 통한 규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자산 전문가도 "업비트를 둘로 나누라는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사기업에게 불이익을 제도로 감수하라고 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보유 자산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호하다"라고 비판했다. 이 전문가는 "빗썸이나 코인원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라며 "다른 거래소의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며, 업비트는 시장의 선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와 빗썸이 과점을 이루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해소를 하자니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정부 규제로 현재의 점유율 구조가 바뀔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업비트 외 다른 가상자산거래소들도 규제 보다는 전체적인 시장 부양에 나서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과점 구조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입장이 많았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가 지금과 같은 위치를 차지한 것은 인터넷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편의성을 늘린 부분이 있다"며 "1거래소-1은행 체제가 개선되면 금융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져 가상자산 시장이 더 큰 경쟁 체제로 돌입하는 등 동반성장을 기대할 수있다"고 말햇다.
민간 및 기관, 기업들의 가상자산 투자를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안도 나왔다. 향후 기관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에 나설 경우 경쟁이 활성화되는 동시에 시장이 안정되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내국인만 가능한 가상자산 거래를 외국인에게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법인에 이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다른 가상자산 시장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하반기 법인의 가상자산 매매 허용을 앞두고 가상자산입법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전문가 및 업계와 소통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을 통한 독과점 규제 방향이 바뀔지 관심이 집중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