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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박...2018년의 추억과 '월러'의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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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연준 사이에 허니문은 없다
유가인하 거듭 피력...최선책은 트럼프의 유연성 발휘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은 글로벌 자산시장의 내러티브를 크게 바꿔 놓을 파급력을 지닌다.

수장이 몸소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전'의 최전선에 나선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확실한 보급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수준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향해 금리를 내리자고 요구했다. 주요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존한 상황에서 리플레이션 혹은 경기부양 공조를 주문하는 듯한 발언이다.

우격다짐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유가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다짐, 글로벌 금리인하의 대전제(인플레이션 압력 저하)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당장 이달 말(1월 28일~29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다.

☞트럼프 "즉각 금리 내리도록 요구할 것"…취임 후 첫 연준 압박

사실 지난해 대선(11월5일) 이후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를 더 급하게 밀어 올린 것은 마가노믹스(Maganomics: 트럼프의 일방적이고 보호주의적인 경제정책)에 대한 공포, 그 자체다. 연준이나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공조보다 트럼프 스스로 자신의 정책에서 두어 걸음 더 물러나는 게(정책 유연성을 발휘하는 게) 글로벌 금리와 달러의 하락에는 더 보탬이 될 것이다. 이미 그 조짐은 일부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1. 2018년의 추억 ...허니문은 없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5bp(0.25%포인트)내렸지만 내용은 몹시 매파적이었다. FOMC 위원들이 제시한 금리 인하 전망(점도표)은 석달전보다 크게 후퇴해 `매파적 금리인하(Hawkish Cut)'로 평가됐다.

당시 일부 위원들의 매파적 (정책금리 경로) 전망에는 '그가 온다'는 인식이 크게 자리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과 반(反)이민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위험이 큰 만큼 향후 통화정책도 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트럼프의 정책 재료가 반영되기도 전에 이미 미국의 몇몇 인플레이션 지표는 불길한 신호음을 보내고 있다. 연준내 이러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면 트럼프와 연준은 한바탕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지난 2018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2018년, 자산시장에선 글로벌 리세션 우려가 고개를 내밀었다. 중국 등 주변국을 겨냥한 트럼프의 관세 공격이 보복에 보복을 낳고 글로벌 물동량과 세계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걱정이었다.

때를 같이 해 트럼프는 '연준이 당장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연준에 대한 공세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무역전쟁을 후방에서 적극 보필하라는 요구였는데, 연준은 순순히 따르지 않았다. 그해 연준은 금리를 4차례(100bp) 더 올렸다.

갈등의 정점은 2018년 10월 3일 싱크탱크 애스펀연구소가 주최한 애틀랜틱 페스티벌에서 파월 의장이 내놓았던 발언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며, 현재 중립금리까지 한참 멀다"고 했다. 경기(인플레이션)의 과열도 수축도 없는 균형 수준의 금리(중립금리)까지는 아직 거리가 먼 만큼 트럼프의 압박에도 우리는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마이 웨이(My Way)" 선언이었다.

뉴욕증시를 비롯해 위험 자산 전반이 본격적으로 부러졌던 출발점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왼쪽) [사진=블룸버그]

2. 월러 이사의 밑그림대로

연준은 부랴부랴 이듬해(2019년) 금리를 3번 내리며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 그 때의 학습효과가 선명한 만큼 이번에도 파월 의장과 연준이 트럼프의 요구에 강경하게 맞설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지난 2020년 트럼프가 연준 이사로 임명한 크리스토퍼 월러와 같은 인물은 이미 트럼프의 복심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강경 매파로 활약했던 월러 이사의 최근 발언은 그 정치적 배경과 더불어 눈여겨볼 만하다. 향후 연준 내부의 여론과 금융시장 분위기를 파월 의장이 아니라, 월러 이사가 주도할 가능성도 도사린다.

FOMC 정책결정에 항상 한 표를 행사하는 월러 이사는 지난 16일 CNBC에 출연해 자신이 예상하는 대로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진다면 연준이 올해 여러 차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2%)에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다"며 "연내 3~4회 인하가 여전히 가능하고, 오는 3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매파에서 극강의 비둘기로 개종을 알린 월러 이사의 이러한 발언은 향후 트럼프의 금리인하 요구와 공명하며 연준 안팎에서 한층 묵직한 파급력을 지닐수 있다.

☞연준 매와 비둘기의 둥지 바꿈이 시작됐다...그 분이 오기에!

이달말 예정된 FOMC에서는 연준의 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어떤 변화가 생길지 시장은 주목할 것이다. 여전히 불안한 인플레이션 환경 때문에 당장 금리인하는 여의치 않더라도 장기물 국채금리를 안정시킨다는 차원에서 양적긴축(QT) 종료 스케쥴을 앞당기는 듯한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연준 내에서는 QT를 종료하더라도 연준이 보유한 국채의 잔존만기를 줄여야 한다는, 즉 장기물 보유를 줄이고 단기물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연준 보유 국채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둘러싼 논의는 QT 종료 후에도 장기물 국채 수급의 불확실 요소로 남는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블룸버그]

3. 유가 외에도 트럼프의 유연성이 더 필요하다

간밤 트럼프의 "금리인하" 발언에 미국 국채시장이 보인 반응은 흥미로웠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위가 막히는 듯했지만 장기물(10년물)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외신이 전한 채권 시황에서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의식됐다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사실 채권시장의 반응은 교과서적이었다. '지금의 조건 하에서 연준의 섣부른 금리인하는 오히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겨 장기물 금리를 더 밀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의 고용통계가 보여주듯 미국의 노동시장 수급은 여전히 빡빡하다. 여기에 트럼프의 불법 이민자 추방이 본격화하면 이들이 주로 몸담았던 서비스 섹터에서는 임금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게 된다.

미국의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다소 주춤했지만 미국 가계는 여전히 분에 넘치는 소비를 하고 있다. 가계의 기대 인플레이션 또한 높아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르면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만 불필요하게 자극할 위험이 커진다.

물론 트럼프도 연준만 마냥 괴롭힐 생각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데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안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대거 늘리고, 중동 산유국의 증산을 압박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국제 원유시장 내 브렌트와 WTI 가격 추이 [사진=koyfin]

이 경로는 나름의 타당성을 지닌다. 트럼프의 의도대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해 물가 압력이 누그러지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앞당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미국의 장기물 국채 금리도 달라진 (에너지 가격 하락에 근거한) 인플레이션 전망에 바탕해 고도를 낮출 수 있다. 주변국을 압박하던 달러의 굴레도 느슨해져 주변국 중앙은행들 역시 금리인하에 동참하기 수월해진다.

여기까지가 트럼프가 간밤(1월23일) 제시한, 유가에 연동한 금리와 달러의 미래다.

다만 그 방향으로 매크로 가격들이 결국 이동한다 해도 모든 정책에는 시차와 착오가 따르기 마련이다. 미국내 에너지 증산이 얼마나 신속하게 전개될지 알 수 없고, 중동 산유국들이 트럼프의 뜻대로 움직여줄지도 지켜봐야 한다.

본질적으로는 트럼프의 정책 유연성 발휘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지난해 가을 이후 한층 가팔랐던 달러 강세와 시장금리(특히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 상승은 트럼프가 전개할 주요 정책에 대한 시장 반응 함수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변수(X)값, 즉 트럼프의 인플레이션적이고 마찰적인 정책(관세, 反이민, 감세 등)들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많이 유순해지면 그 결과물(달러와 시장금리) 또한 굳이 연준을 닥달하지 않아도 방향을 바꾸게 된다.

취임식 당일 트럼프가 관세 정책과 관련해 보여준 유연성은 그 첫 신호일 수 있다. 시장은 현실의 벽 앞에 트럼프의 정책들이 얼마나 더 유연해질 것인지 주시할 텐데, 일단 취임식 이후 뉴욕증시 분위기는 트럼프발 '충격과 공포'보다는 '현실과 타협'쪽으로 좀 더 기울어 있다. 물론 트럼프의 성정상, 그의 정책을 둘러싼 많은 것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

☞ MAGA의 현실감각과 유예된 관세공포..기한은?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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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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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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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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