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루피 가치, 작년 2.8% ↓...최근 3개월 낙폭 커
"달러 지수 103.50 넘으면 2~3거래일 내에 달러당 86 돌파할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달러 강세에 신흥국 통화들이 맥을 못추는 가운데 인도 루피 가치도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달러/루피 환율 상승).
6일(현지시간) 더 이코노믹 타임즈(ET)에 따르면, 달러당 루피 가치는 지난해 2.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월 이후 최근 3개월간의 하락 폭만 2.2%에 달한다.
지난달 27일에는 루피 환율이 장중 한때 달러당 85.8075루피로 사상 최고치(가치 절하)를 기록하기도 했다.
ET는 "미국 거시경제 상황 개선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폭이 당초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것,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미국 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 변동성 확대, 인도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루피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지지선인 달러당 85루피를 돌파한 루피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의 지출 둔화 및 도시 소비 부진이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는 데다가 인도 주요 무역 교역국의 성장세 둔화로 인해 수출 동력까지 약화하면 루피 절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인도를 포함한 신흥시장 통화에 부정적이다.
인도 자산관리 회사 앰빗 캐피털(Ambit Capital)은 루피가 향후 15개월 동안 1.9%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인도 투자은행(IB) 엘라라 캐피털(Elara Capital)은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달러당 루피화 환율이 86.0~86.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 스탠드(BS)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수 전문가들이 달러당 루피 가치가 3월 말까지 86루피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루르 비샤 은행의 레디 재무책임자는 "달러 지수가 108.30을 넘어서면 루피는 다음 2~3 거래일 내에 달러당 86루피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 취임할 때까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은행의 트레이더는 "달러가 얼마나 강세를 보였는가를 고려하면 달러당 루피 환율이 86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뿐"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한편 인도중앙은행(RBI)이 시장 개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RBI는 과도한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외환 시장에 적극 개입해 왔다. 현재 약 64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가 RBI의 환율 방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T에 따르면 RBI는 작년 9월 마지막 주부터 12월 20일까지 600억 달러(약 88조원)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스탠드는 "이달 1일 달러당 루피 환율이 85.65를 기록한 뒤 RBI가 달러당 85.78루피 수준에서 달러 매도에 나섰고, 국영은행들 또한 8억~10억 달러 규모의 달러를 매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덕분에 루피화 환율이 85.67까지 떨어졌지만 이내 다시 반등하면서 2일 85.76루피의 종가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인도 루피화 <출처=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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