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 한국 신용등급 하락 경고
임명 거부했던 한덕수 총리와 다른 선택 주목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게 된 계기는 국가신용등급 하락 우려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3명 중 2명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행은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갈등을 종식시켜 경제와 민생 위기 가능성 차단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 선언을 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4.12.31 plum@newspim.com |
이어 "여야 간 합의에 접근한 것으로 확인된 정계선, 조한창 후보자에 대해서는 오늘 즉시 임명하되 나머지 한 분은 여야의 합의가 확인되는 대로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조한창 후보자를, 민주당은 정계선 후보자를 각각 추천한 바 있다. 다만 민주당의 또 다른 추천 후보자인 마은혁 후보자는 임명이 보류됐다.
최 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 배경으로 경제와 민생 위기를 꼽았다.
그는 "계엄으로 촉발된 경제의 변동성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와 권한대행 탄핵 소추 이후 급격히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인 1470원까지 상승하고, 주요 외신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대규모 자본 유출과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연말연시 공연, 행사, 모임 등의 취소에 이어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더욱 냉각시켜 실물 경제의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 대행은 "지난 24일 글로벌 신용사 피치는 정치적 위기와 분열 장기화에 따라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성과 재정 건전성이 약화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고 우려했다.
무디스(Moody's)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ch) 등 3대 신용평가사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대해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5월 무디스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으로 Aa2(stable·안정적)를 부여했다. 피치는 올해 3월 AA- (stable·안정적) 등급을 유지했다. S&P는 지난 4월 한국의 신용등급으로 AA(stable·안정적)를 유지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한국의 정치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정국 혼란 수습은 경제 정책 제1순위로 올라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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