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간 2022년 5월 9일 통화 녹음파일 전체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씨가 지난 12일 임의 제출한 휴대전화 3대와 USB 1대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 육성이 담긴 약 2분 분량의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검찰은 명씨가 지난 2022년 3월 치러진 대선 기간을 포함해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용한 휴대전화와 '황금폰' 등을 명씨로부터 받아 녹음파일, 메시지, 사진 등 총 15만5000여개의 파일을 복구했다.
명씨는 그동안 처남을 통해 휴대전화를 버렸다고 주장했으나, 돌연 검찰에 제출했다. 지난달 15일 구속에 앞서 명씨는 "자신이 만약 구속되면 한 달이내 대통령이 탄핵되거나 하야할 것"이라고 말한지 약 한 달만에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창원=뉴스핌] 남경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 씨가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2024.11.08.news2349@newspim.com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31일 20초 분량의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해당 녹음파일에서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명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를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를 김영선이를 (공천)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번에 검찰이 추가로 확보한 통화 녹음파일에는 이 내용이 포함된 전체 녹음파일로 알려져 공천개입 의혹을 규명할 핵심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2022년 5월 9일은 윤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이자, 2022년 6·1재보궐 선거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일 하루 전날이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 통화 이튿날 창원의창 지역구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고 당선됐다.
이와 관련해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여러차례에 걸쳐 세비 중 8070만원을 주고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김 전 의원이 자신의 회계담당자인 강혜경 씨를 통해 명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명씨와 김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공천 개입 등 추가 의혹 수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한 만큼, 수사 방향은 윤 대통령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명씨와 김건희 여사 간 통화녹음도 확보했다.
명씨는 다른 녹음파일에서 2022년 5월 9일 지인에게 윤 대통령과 통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끊자마자 마누라한테 전화 왔다. (김 여사가) '선생님, 윤상현(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시오' 하고 전화 끊은거야"라고 말했다.
공천 개입 의혹이 윤 대통령과 함께 김 여사와도 연결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명씨의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전일 창원지검에서 취재진을 만나 검찰이 포렌식을 통해 복구된 15만5000여개의 파일에 대한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일 선별 작업 이후 김 전 의원 외에 또 다른 정치인에 대한 공천 개입 의혹이 새롭게 나올 경우, 정치권의 후폭풍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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