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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일터] '유인경' 브랜드 만든 동력은?...균형감·공감능력·호기심

기사입력 : 2024년10월30일 09:35

최종수정 : 2024년10월30일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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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언론사 70년 역사상 최초 정년퇴직한 여성 기자
"직장은 축구장 같은 팀 경기장, 개인기보다 팀워크가 중요"
"내 책 읽고 사표 내려다가 접었다는 사람 많아"
MZ세대 직장인,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유인경, 이름 석 자만 들어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꽤나 유명한 언론인이다. 어떤 사람은 그를 작가로 알고 있고, 어떤 사람은 그를 방송인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가 가장 오랜 직장생활을 한 곳이 신문사이고 "유인경 기자"로 불릴 때가 가장 설렌다고 하니 그는 천생 기자다. 그는 스스로 가장 자랑스럽게 간직하는 타이틀이 소속 언론사 "70년 역사상 최초로 정년 퇴직한 여자 기자"라는 것이다. 그만큼 힘든 직장생활 속에서 잘 견뎌내고 그 일을 즐겼음을 보여준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공영방송 프로그램의 패널로 고정 출연하고, 사회자로 활동하고, 10권 가까운 책까지 써서 작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한마디로 다재다능하고 명석한 능력자다. 그런데도 본인은 극구 자신은 명랑하고 호기심 많은 사람일 뿐이라며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대한다. 같이 얘기를 나눠볼수록 삶의 지혜가 깊고, 이해 폭이 넓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필자는 그의 저서인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를 읽고 꼭 한 번 만나고 싶어서 지인을 통해 만남을 청했다. 30년 가까운 언론사 기자로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일하면서 쌓은 경험과 지혜가 담긴 책이다.

직장 다니는 딸을 둔 엄마들이 딸에게 선물한다는 그 책, 여성 직장인이 그 책을 읽고 사표를 내려다 참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는 유인경 기자 겸 작가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뛰어난 직장생활의 고수였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를 워킹우먼의 대모로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유인경 작가.

◆ "소속 언론사 70년 역사상 최초 정년퇴직한 여성 기자"
- 언론사에 취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 대학 때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학보사 기자도 하고 방송 프로에도 나간 경험이 있어요. 당시 '장학퀴즈'라는 프로가 있었는데 그 프로에 참가해서 장원을 한 적도 있고, '우리들의 세계'라고 학교탐방 프로가 있었는데 거기에 제가 다닌 고등학교가 나와서 방송 출연을 하기도 했죠. 대학교 때는 학교 방송반에서 PD를 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다방면에 관심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언론인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잡지사에서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결혼과 출산을 하면서 3년 정도의 경력단절을 겪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우연히 만난 선배 기자가 경향신문에서 아이도 있는 경력직 여성 기자를 찾는다고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특이하죠? 굳이 애 엄마를 찾아서 채용한다는 게. 그 당시 언론 환경을 보면 신문사들이 지면을 굉장히 확장하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생활밀착형 기사를 쓰기 위해 여성 기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고맙게도 당시 언론사 간부들이 독자의 반이 여성인데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여성 기자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죠. 3년 동안 집에서 출산하고 아이 키우면서 어른의 언어를 잃어가고 있던 시기였죠.(웃음) 제 자신을 잃어가고 있던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바로 잡았습니다.

유인경 작가와 김경선 소장 인터뷰 모습.

- 기자 생활은 어떠셨는지.
▲ 기자를 하면서 참 다양한 경험을 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죠. 문화부, 사회부, 문화생활부, 생활과학부, 여성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일했고, 부서 이름들도 참 다양했습니다. 기자 생활은 매일매일이 전쟁터라고 할 만큼 정신이 없습니다. 하루하루 기사를 쓰고 마감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재미있게 일을 했습니다. 평기자 생활을 10년 정도 했을 때, 삼성물산 사장을 하셨던 분이 경향신문 사장으로 오셔서 '뉴스메이커'란 주간 시사지 편집장으로 저를 갑자기 임명하셨어요. 주요 언론사 주간 시사지 최초의 여성 편집장이라는 타이틀을 또 가지게 되었죠.

그런데 주간지가 실은 일간지보다 더 골치가 아픈 일이 많아요. 심층기사를 써야 하기 때문에 더 깊은 취재를 해야 하고 보다 전문적인 기사를 써야 하는 거죠. 그리고 월간지도 아니고 주간지이니까 간격도 타이트합니다. 마감하면 바로 또 기획을 해야 하고, 취재해야 하고. 편집장의 역할은 어떤 기사를 실을 것인지, 무엇에 뉴스 가치를 둘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은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아가면 되는 것이죠. 골치 아픈 건, 기사의 오류를 점검하고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문제가 꼭 발생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되는 일이 종종 생기는데 편집장이 그 대응을 책임져야 하는 거였어요. 그래도 4년을 편집장을 했고, 또 그때 '유인경이 만난 사람'이라는 코너를 제가 맡아 썼는데 그로 인해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것이 큰 보람이었습니다. 피천득 선생님, 함승헌 선생님, 문정희 선생님, 최인호 작가님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만났고, 좀 색다른 질문, 예를 들어 '마지막으로 울어본 것이 언제셨나?' 등 일반적인 언론에서는 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하곤 했습니다.(웃음) 정말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경향신문 재직 당신 이어령 선생과 인터뷰하는 모습.

◆ 핵심 자질은 타인에 대한 애정, 균형감각, 호기심
- 기자라는 직업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필요한 자질은.
▲ 저는 기자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상식과 원칙이 지켜지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자는 무엇보다 이웃에 대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기자는 사람 만나는 직업입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피곤해하고, 남의 일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사람은 기자 직에 흥미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균형감각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자가 어떤 사안에 대해 편견을 가지면 객관적인 기사를 쓰기 어렵습니다.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거나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죠. 호기심이 많은 것도 좋습니다. 잘 물어보는 게 중요하거든요.

- 기자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경험은.
▲ 제가 직장생활하던 초반에는 여성이 많지 않았고, 전업주부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양성평등 운동의 결과, 호주제도 폐지되었고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도 올라가서 재산 분할에 있어서도 결혼생활 기간이 긴 경우는 50 대 50 비율까지 인정받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제가 취재도 열심히 하고, 때로는 방송 토론회 패널로 참가하면서 역할을 한 것이 정말 보람 있게 느껴졌어요. 여성단체 출입하면서 열심히 기사를 쓰면, 때로는 부장이 '우리가 무슨 여성단체 홍보지냐' 하고 안 받아주려고 할 때도 있었어요. 그럴 때 저는 이렇게 한마디로 그냥 '이 기사 조중동에서도 다 씁니다' 하고 넘어가곤 했죠.(웃음) 그게 제일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거든요. 그리고 이름을 걸고 했던 인터뷰, '유인경이 만난 사람'이란 기사를 쓰면서 전형적인 신문기사가 아닌, 새로운 접근을 해 보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들을 통해 정말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 것이 큰 보람입니다.

기자생활 시작은 미미했지만 퇴임식은 화려하게 마무리했다고 자평하는 유인경씨 정년퇴임 기념회 모습.

◆ "직장은 개인 역량보다 팀워크가 중요"
- 관리자 입장에서 보면 직장생활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 자주 하는 말인데, 직장은 축구장 같은 팀 경기장입니다.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죠. 그러려면 감독의 사인도 잘 봐야 하고 구성원 간 호흡도 중요합니다. 개인기를 과시하기보다는 팀워크를 살려야 합니다. 제가 편집장을 할 때, 어떤 기자들은 정말 보고를 잘합니다. 중간중간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거죠. 그게 대단한 일이 아닌 것 같지만, 상사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기자는 사실 혼자 일하는 사람인 것 같지만 취재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아무런 보고 없이 혼자 기사 작성해서 날리는 것보다 더 나은 거죠. 조직 전체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는 다른 직종의 일은 그런 팀워크가 더욱 중요하겠죠.

그리고 직장은 칭찬과 격려보다는 지적과 비판을 듣는 곳입니다. 비판에 너무 예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적과 비판에 상처받아 도망치면 안 됩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그런 건 무시하고 남아 있어야죠. 저도 한 번은 직속 상사가 너무 피곤하게 해서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죠. '내가 기자 생활을 싫어하는가?', '지금 소속된 언론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가?' 둘 다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단지 지금 상사가 싫어서 내가 회사를 그만둘 필요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한 버텨야 합니다. 농담으로 "날로 먹는 건 회밖에 없다"는 말을 제가 종종 합니다.(웃음)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죠. 그래도 그 일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포기하지 말아야죠.

◆ "내 책 읽고 사표 내려다가 접었다는 사람 많아"
-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라는 저서로도 유명하신데, 그 책을 저술하게 된 계기는.
▲ 사실 그 책이 제가 처음 쓴 책은 아니었습니다. 1994년 '유인경의 아줌마예찬론(내 인생 내가 연출하며 산다)'이 처음 쓴 책이었고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에 한창 직장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30년 찐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직장에서는 긴장하면서 일하고 퇴근하면서 가정이라는 또 새로운 직장에 출근하는 고달픔, 아이에게는 항상 부족한 엄마로서 느꼈던 죄책감, 책상 위에 딸아이 사진 올려놓았다가 '그렇게 애 생각나면 집에 그냥 있지' 하는 핀잔을 들으면서 생활했던 그 경험을 통해 배운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었습니다.

책 서문에도 썼지만 딸과 그 친구들에게 오늘 한숨 쉬고 눈물 흘렸어도 내일도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이 그래도 행운임을 알려주고 싶었던 거죠. 27쇄까지 찍었으니 정말 많이 팔렸죠.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재미있는 건 일본과 대만에서도 판매가 되었다는 거예요. 이 책은 엄마들이 직장 다니는 딸들에게 많이 사주었다고 해요. 그리고 사표 내고 싶을 때마다 이 책 읽고 사표 접었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웃음)

 

◆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
- MZ세대 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를 썼을 때와 지금은 또 시대가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그 책은 직장생활이 힘들어도 좀 잘 버텨라 하는 생각으로 쓴 책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정말 시대가 빨리 변해서 직장도 자주 바꾸고, 또 그런 것들이 잘만 하면 자기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수명도 길어져서 직장생활도 더 오래해야 하고요. 그런데 이런 시대일수록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지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쉬운 얘기는 아니지만 자기만의 콘텐츠와 브랜드를 가지려면 자기 일을 즐겨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즐기면서 해야 성장이 되죠. AI 시대에는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능력자라고 하죠. 구체적인 언어로 잘 질문해야 좋은 답을 찾아낼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흥미와 관심이 있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나에게 긍정적이어야 해요.

<에필로그>

김경선 소장.

유난히 웃음이 많이 터진 인터뷰였다. 어느 강연에서 '백 세 시대 아줌마로서 살아남기'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A(ask), B(believe), C(cheerful)를 강조하던 그답게 정말 cheerful한 대화로 금세 예정한 시간을 넘겨 인터뷰가 진행됐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경험한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인생의 지혜와 철학이 듬뿍 묻어나는 시간이었다. 기자로서뿐 아니라 16권이나 되는 저서를 발간한 작가, 동시에 많은 TV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방송인, 아울러 삶의 지혜를 전하는 유명 강연자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그가 지닌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뛰어난 공감 능력'이었다. '아줌마 예찬론'을 펼치면서도 '한국 남자 기 살리기'란 책도 쓸 수 있는 것은 타인에 대한 뛰어난 공감 능력, 남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여유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꽤 여러 사람을 만나보았다. 그런데 저런 여유와 삶의 태도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드문 사람이었다.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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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온스당 4100달러 돌파…유가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여전한 무역 갈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13일(현지시간) 금값이 온스당 41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는 반등했는데 백악관이 중국과의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데 주목하며 배럴당 60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3.3% 뛴 온스당 4,133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중 한때 4,116.77달러까지 올랐다가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전 2시 47분 기준 2.2% 오른 온스당 4,106.48달러를 기록했다. 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 중국에 오는 11월 1일부터 추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만날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부정적으로 발언해 긴장감을 키웠다. 이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것으로 낙관하면서 갈등 완화를 시사하긴 했으나,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56% 상승하며 지난주 처음으로 4,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번 상승세는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금 매입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블루라인퓨처스의 최고시장전략가 필립 스트리블은 "금 가격의 상승 모멘텀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며 "2026년 말까지 5,0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매입, 탄탄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미·중 무역 긴장, 그리고 낮은 미국 금리 전망이 금 시장의 구조적 지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레이더들은 10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7%, 12월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금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에서 강세를 보인다. 애나 폴슨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국 경제학회(NABE) 연례회의에서 올해 2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들은 금 가격이 2026년에 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는 내년 금 가격 평균 전망치를 4,48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상품 리서치 글로벌 헤드 수키 쿠퍼는 "이번 랠리는 지속될 여력이 있다고 보지만, 장기 상승세를 위해서는 단기 조정이 오히려 건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물 은 가격은 3.1% 오른 온스당 51.82달러를 기록했으며, 장중 한때 52.12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과 마찬가지로 은 가격도 금리 인하 기대와 공급 부족 등 요인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유가도 미중 관련 소식을 지켜보며 반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은 배럴당 59센트(0.9%) 오른 63.32달러에 마감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59센트(1%) 상승한 5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의 관계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11월 1일로 예정된 관세 부과 계획은 여전히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원국으로부터의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 상승 재료가 됐다. DBS의 애널리스트 수브로 사카르는 "현재 시장의 매도세는 워싱턴과 베이징이 협상 의지를 보이면서 진정된 모습"이라며 "단기적 유가 흐름은 결국 무역 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OPEC은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의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OPEC은 보고서에서, OPEC+ 산유국들의 증산이 이어지면서 2026년 석유 공급 부족 규모가 이전 예상보다 훨씬 작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지면서, 전 세계 원유의 3분의 1이 생산되는 중동 지역에서 전투가 재점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다. 이날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남아 있던 마지막 생존 이스라엘 인질들을 석방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0-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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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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