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복지

속보

더보기

응급실화된 달빛어린이병원 경영난...정부 지원 절실

기사입력 : 2024년10월21일 10:43

최종수정 : 2024년10월21일 10:43

이홍준 원장 "그만 하는 것은 쉽지만 시작하는 건 어려워"
중증환자 오면 업무 마비...응급 의료진 확충은 예산 부족
정부 지원도 1/4토막..."소청과 의료진 자부심 챙겨줘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국고보조금 지급 지연과 저수가, 중증 및 응급환자 내원 등으로 달빛어린이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김포시에 위치한 김포아이제일병원 이홍준 원장은 지난 18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달빛어린이병원을 계속 할지 정말 고심하고 있다"며 병원 운영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달빛어린이병원 2024.10.21 calebcao@newspim.com

김포아이제일병원은 올해 1월 1일부터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됐다. 상급종합병원들의 의료공백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지속적인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이 원장의 결단이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연장된 진료 시간을 통해 야간 및 공휴일에 소아 환자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주로 일반 소아 진료를 받기 어려운 시간대에 열려 있어 부모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기존 응급실의 혼잡을 줄이고, 보다 적절한 의료 서비스 제공에 제도 설립 취지가 있다.

문제는 일반 진료만이 아니라 중증환자들의 내원이 늘고 있는 데 있다. 이 원장은 응급환자 내원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오후 6시 20분인 현재 기준으로 환자 20명 정도가 대기 중입니다. 만약 지금 열성경련 환자 한 명이 내원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복합 열성경련은 굉장히 위험해 KTAS(응급환자 중증도 분류) 1~2등급 수준입니다. 뇌가 망가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증도를 판단할 의사 한 명이 있어야 하고, 주사를 놓고, 약을 준비하고, 접수를 받을 간호사가 각 1명씩 있어야 합니다. 상황이 빠르게 끝나면 괜찮지만 30분 이상 넘어가면 대기하고 있던 20여명의 환아 보호자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통상 응급실은 의료진 전원이 잉여인력으로 대기 상태에 있다. 하지만 이 원장의 병원처럼 일반 진료를 받는 상황에서 응급환자가 내원하면 근무 의료진 거의 전원의 업무가 해당 환자 한 명에게 집중되는 문제가 생긴다.

당초 설립 취지와 다르게 응급환자들이 달빛어린이병원으로 몰리는 이유는 환아 보호자들이 병원에 일단 내원하면 될 것이라는 인식 문제가 원인이다. 올해 초부터 지속되는 의정갈등으로 인해 대학병원 문턱이 높아졌다는 인식도 탓도 있다.

◆인구 감소와 낮은 수가...의료진 인건비에 못 미쳐

문제는 늘어난 업무 부담으로 인해 의료진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이 응급실 역할을 지속적으로 병행하려면 현재 인원(6명)에서 10명을 더 확충해야 한다. 하지만 낮게 책정된 진료 수가로 인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

달빛어린이병원 야간진료관리료(주당 40시간 이상 50시간 미만)는 1만 6670원이다. 이 원장의 병원을 기준으로 보면, 일 평균 40명 정도의 환자가 내원한다. 한달 기준으로 1670여만원의 수익이 나온다. 6명 이상 의료진의 인건비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젊은 부부가 많은 신도시에 위치한 이 원장의 병원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지방의 경우 적자 폭이 더 크다.

정부의 국고 보조금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 원장은 "우리는 43시간 운영 시간에 따라서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지원 비용이 1년에 1억 6천만 원이라고 정해졌다"면서 "한 달에 천만원 조금 넘는 수준인데, 실제 받은 금액은 처음 약속했던 것과 달라졌다"고 말했다.

당초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지급하겠다고 약속됐던 국고 보조금은 10월달에 4000여만원이 지급됐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이홍준 김포아이제일병원 원장 2024.10.21 calebcao@newspim.com

이 원장은 "달빛어린이병원을 그만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이 고되니 뽑아 놓은 인력들이 금방 사직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 기존 병원 직원들 한 사람씩 면담을 하면서 어렵게 결정해 진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힘든 일을 하는 의료진들에게 재정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소아청소년과에서 일하는 자부심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