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주요 주가지수 선물 가격은 강보합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부진한 실적 전망에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며 전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으나 여전히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8시 10분 기준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에서 E-미니 S&P500 선물은 전장보다 3.50포인트(0.06%) 상승한 5,866.25를 기록했고, E-미니 나스닥 100 선물은 27.00포인트(0.13%) 오른 20,369.00을 나타냈다. E-미니 다우 선물은 14.00포인트(0.03%) 오른 43,029.00을 가리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5%, S&P500 지수는 0.76%, 나스닥 지수는 1.01% 각각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들의 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보다 강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보다 하루 앞서 유출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실적은 암울한 가이던스로 시장 분위기를 흐렸다.
ASML의 실망스러운 실적 가이던스는 반도체 업종 전반의 약세로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칩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역시 반도체 업종에 악재가 되었다.
이번 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1위를 넘보던 엔비디아의 주가가 5% 가까이 하락했고, 마이크론과 ARM도 주가가 4~7% 내렸다.
미국 자산 운용사 레퀴지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브린 토킹턴 매니징 파트너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기간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앞으로 몇 주 동안 주식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네덜란드 남부 노르트브라반트주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ASML 본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주 들어 나온 기업들의 분기 실적 보고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대형 은행들은 예상보다 강력한 실적을 내놓으며 경제 연착륙 기대를 키웠으나,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과 ASML은 호실적에도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로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만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선임 분석 전략가는 "은행 실적이 어닝 시즌 전반에 걸쳐 믿을 만한 바로미터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견조한 경제 성장세와 더불어 (강력한 기업 실적이) 시장 상승을 계속 이끌 것"으로 낙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와 경제 지표 호조 등에 향후 몇 달간 채권보다 주식 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여름 동안 안전자산으로 도피했던 위험선호 심리가 돌아왔다"며 "탄탄한 미 경제가 위험 심리를 지지하는 만큼 주식이 매력적인 수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여름 위험 회피가 강화했으나 이후 연준의 피벗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지표로 인해 위험자산이 빠르게 회복했다"고 평가하고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6,000선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3.2bp(1bp=0.01%포인트) 내린 4.006%를 가리켰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3.1bp 하락한 3.925%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전날 일제히 급락했던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저가 매수세 유입에 소폭 반등 중이다. ▲엔비디아(NVDA)의 주가는 개장 전 0.55% 상승하고 있으며, ▲마이크론(MU)과 ▲암(ARM)도 1% 내외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액티브 브로커스 그룹(IBKR)은 기대에 못 미친 3분기 실적 발표에 개장 전 주가가 2% 넘게 하락하고 있다.
실망스러운 가이던스 유출에 전날 주가가 16% 가량 급락했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ASML)은 개장 전 주가가 4.3% 밀리며 전날에 이어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은 개장 전 모간스탠리와 애보트 래보라토리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