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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한국이 싫어서'...신선도가 아쉬운 영화

기사입력 : 2024년08월22일 13:18

최종수정 : 2024년08월23일 07:54

장강명 원작 소설 기반, 고아성의 섬세한 연기 돋보여
뒤늦은 개봉, 변화무쌍한 한국 사회 속도감 못 따라가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한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에세이집이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던 적이 있다. 그당시 책의 제목을 두고 청춘들에게 아픔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청춘이 아픈 건 당연한 것이라는 전제가 그리 유쾌하지 않은 까닭이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제목만 놓고 보면 '반국뽕' 영화처럼 보인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새록새록 애국심이 샘솟는 영화는 아닌 게 분명하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여오하 '한국이 싫어서'의 한 장면. [사진 = ㈜엔케이컨텐츠] 2024.08.22 oks34@newspim.com

'한국이 싫어서'는 2015년 발표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을 수상한 장건재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해 10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상영됐다. 이 영화의 탄생 이력을 세세하게 살피는 이유는 영화를 보는 내내 좀 늦게 개봉했다는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 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아성이 계나를, 김우겸이 계나의 오랜 연인 지명을, 주종혁이 뉴질랜드에서 만난 친구 재인을 연기했다. 원작소설 속에서는 계나가 호주로 떠나지만 뉴질랜드로 바뀐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계나는 7년째 교제 중인 오랜 연인 지명에게 이별을 고하고 뉴질랜드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오랜 연인이지만 지명의 집안에 비하면 계나의 집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 그런 점들로 인해 계나는 마음 한편이 늘 불편했다. 게다가 한국에서의 삶도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아침 일찍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2시간 거리의 직장에 출퇴근해야 했고,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입사한 IT회사에서는 늘 상사와 부딪힌다. 마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속 염미정(김지원 )을 보는 것 같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한국이 싫어서' 한 장면. [사진 = ㈜엔케이컨텐츠] 2024.08.22 oks34@newspim.com

계나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서 한국어 선생님, 가게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현지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개성이 넘치는 또래 친구 재인(주종혁)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뉴질랜드 영주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맞닥뜨린다. 그사이 귀국할 일이 생겨서 옛 연인인 지명을 다시 만나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는 가족과도 재회한다. 그러나 계나는 다시 '내가 진짜 원하는 대로 살아보고 싶다'며 새로운 여행지로 떠난다.

영화는 계나의 한국과 뉴질랜드 생활을 교차 편집하면서 청춘의 고민과 방황, 모색을 전한다. 나름대로 청춘의 한가운데서 느끼는 행복에 대해서도 주인공의 입을 통해 관객들에게 얘기한다. 원숙해진 고아성과 두 신인배우인 주종혁과 김우겸도 각자의 자리에서 모자라지 않은 연기를 펼쳐 보인다. 특히 고아성은 계나의 감정변화에 따른 섬세한 표정연기를 잘 소화한다.

그러나 앞에서 얘기했듯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우리 사회의 속도감을 영화가 따라잡지 못한다. 관객들은 한국이 싫어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냐고 되물을 지도 모른다. 많은 질문들과 마주하면서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답답함을 느껴야 하는 영화다. 역설적으로 이야기 하면 불과 몇 년전 한국 사회에서 청춘들이 느꼈던 생각과 당대의 청춘이 느끼는 생각 사이에는 엄청난 괴라감이 있다. 한마디로 '한국이 싫어서'는 신선도가 떨어진 생선회 같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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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헌법' 개정해야 한다 58.3%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국민 10명 중 5명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담은 헌법 개정 이후 37년간 유지돼 온 우리나라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조사 결과 '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58.3%,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6.2%, '잘모름'은 15.5%로 나타났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2.0%가 '개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잘모름'이 10.5%,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7.6%였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가운데서는 '개정할 필요가 없다'가 55.4%, '개정해야 한다' 27.0%, '잘모름'은 17.6%로 조사됐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개정해야 한다' 86.8%, '개정할 필요가 없다' 7.1%, '잘모름' 6.2%였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정해야 한다' 56.2%, '잘모름' 22.7%, '개정할 필요가 없다' 21.0%로 집계됐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개정할 필요가 없다' 45.5%, '개정해야 한다' 35.6%, '잘모름' 18.8%였다. 무당층은 '개정해야 한다' 59.1%, '잘모름' 26.1%, '개정할 필요가 없다' 14.8%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남·전북에서 헌법 개정 의지가 강했다. 광주·전남·전북은 69.2%가 '개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1.2%, '잘모름'은 9.6%였다. 이어 강원·제주는 '개정해야 한다' 63.2%, '잘모름' 22.8%, '개정할 필요가 없다' 14.1%였다. 부산·울산·경남도 '개정해야 한다'가 62.2%로 과반을 차지했다.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4.2%, '잘모름'은 13.6%로 조사됐다. 경기·인천은 '개정해야 한다' 61.1%, '개정할 필요가 없다' 24.5%, '잘모름' 14.4%로 응답했다. 서울은 '개정해야 한다' 57.4%, '개정할 필요가 없다' 27.0%, '잘모름' 15.5%였다. 대전·충청·세종은 '개정해야 한다' 46.4%, '개정할 필요가 없다' 29.8%, '잘모름' 23.8%로 답변했다. 전국에서 헌법 개정 필요성 응답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경북으로 '개정해야 한다' 44.9%, '개정할 필요가 없다' 39.6%, '잘모름' 15.5%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중장년층에서 헌법 개정 필요성에 공감했다. 40대는 68.8%가 '개정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16.2%, '잘모름'은 15.0%였다. 60대는 64.0%가 '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6.3%, '잘모름'은 9.7%로 집계됐다. 50대는 '개정해야 한다' 62.7%, '개정할 필요가 없다' 22.8%, '잘모름' 14.5% 순이었다. 30대는 '개정해야 한다' 55.3%, '개정할 필요가 없다' 31.8%, '잘모름' 12.9%로 답변했다. 만18~29세는 '개정해야 한다' 53.1%, '개정할 필요가 없다' 27.4%, '잘모름' 19.5%였다. 70대 이상은 '개정해야 한다' 41.5% '개정할 필요가 없다' 36%, '잘모름' 22.5%로 전 연령 가운데 유일하게 '개정해야 한다'가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국정 지지별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 중 74.9%가 '개정해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잘모름'은 13.3%,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11.9%로 나타났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62.5%가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으며 '개정해야 한다' 18.8%, '잘모름' 18.7%였다. 성별로는 남성은 '개정해야 한다' 65.8%, '개정할 필요가 없다' 29.5%, '잘모름' 15.5%로 조사됐다. 여성은 '개정해야 한다' 50.9%, '개정할 필요가 없다' 29.5%, '잘모름' 19.6%로 나타났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흔히 '1987년 체제'로 불리는 현행 헌법은 40년 가량 시간이 흐르면서 승자독식과 패권정치의 극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개헌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적 공감대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보수와 진보 지지층에서 헌법개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 향후 헌법 개정 논의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5%, 신뢰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4-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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