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전기차 캐즘에도 "영향 크게 없을 것"
판매량 감소치는 EV3·하이브리드로 대응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기아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하면서 미국 대선 등 하반기에 예고된 불확실성과 이어지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대비해 하이브리드차 강화, EV3 판매 전략 변화 등 정비에 나섰다.
기아는 26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과 세계 주요국 리더십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에 따라 실적이 상반기 대비 다소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아는 2분기 매출은 27조5779억원, 영업이익은 3조64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0%, 7.1% 늘었다.
주우재 기아 재경본부장은 "하반기 판매 권역별 캐즘으로 인한 추세가 이어져 수익성 구조는 사업계획을 초과하는 정도로 변함 없겠지만 재료비에서 오는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며 "더불어 임단협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도 예상돼 보수적인 관점에서 전체적인 추세는 유지하나 상반기보다 실적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 집권 시 리쇼어링·관세 영향 예상…장기적 대응 나설 것
하반기 예고된 미국 대선과 연계된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도널트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를 가정할 때 크게 리쇼어링, 관세, 전동화 지지 축소 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앞서 전날 현대차의 입장과 유사하게 기아 역시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 부분은 리쇼어링이지만 기아는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짓고 있고 생산 차종도 현지화하고 있어 대응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결국 장기적으로 전동화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할 수 없으므로 정책적 부분이 있다고 해도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관세 부분은 합리적 예측이 어렵긴 하나 과거에 비추어 볼 때 관세는 실제 집행보다는 국가와의 협상 카드로 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단기적 임팩트보다는 전동화나 수요 방향성 등에 초점을 맞춰 중장기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아가 올해 2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줄어들면서 불확실성에 따른 판매 차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기아의 올해 2분기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6% 감소한 79만5183대다.
◆하반기 매출 역시 수익성·매출은 사업계획 초과 수준
하지만 주 본부장은 "하반기 판매 차질이 있을 수 있으나 매출·수익성 부분은 사업계획을 초과 달성한다는 방향성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목표 수익률에서 일부 내릴 순 있으나 '싱글 디짓(한 자릿수)'까지 갈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탑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기아는 하반기 전략에 대해 자사의 전기차 대중화 모델 EV3의 판매와 하이브리드차 강화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주 본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부분을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가 대체하고 있고, 당사는 하이브리드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고 여기서 12~13%의 수익성이 나온다"며 "리턴이 모호할 수 있는 전기차 케파(생산능력)은 굳이 늘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본격적인 볼륨 모델인 EV3가 출시된 상황이기 때문에 포지션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 본부장은 "가격대부터 적극적인 포지션으로 두고 톤을 달리하면서 EV6, EV9과 각각의 볼륨과 수익성의 역할을 따로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춘 인기 RV 모델의 판매 확대를 지속하는 동시에 EV3 신차 출시, EV6 상품성 개선 모델 판매로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한다. 동시에 K8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로 판매 모멘텀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에선 쏘렌토 하이브리드 상품성 개선 모델, 카니발 하이브리드, K4를 유럽에선 EV3와 EV6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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