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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정책 믿다 뒷통수 맞은 국민을 보호해주지 않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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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정부 정책의 생명은 국민의 신뢰다. 조변석개(朝變夕改)란 말 그대로 그때그때 정책이 달라진다면 정부의 대책을 믿는 국민은 없고 정부의 '영'은 서지 않게 된다. 이런 정부는 존속 이유가 없어진다. 그런 만큼 정부 정책은 신중하게 결정돼야하고 한번 결정된 정책은 원칙에 따라 철저히 집행돼야 한다.

이동훈 건설부동산 부장

지금 부동산시장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다. 대선 때부터 약속했던 '화끈한' 주택 공급은 '순살자이' 사태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태업에 따라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됐고 계획 공급량의 10%도 못채운 지금도 공급을 열심히 하겠다는 '립서비스'만 2년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재건축 규제 완화로 인해 민간 주택 공급은 그나마 활발해졌지만 이마저도 정부의 방치 아래 끝도 없이 올라가는 건축비로 주택 시장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여기까지는 시장 경제 국가에서 정부가 시장에 지나친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사전 청약 폐지 이후 민영주택업체의 잇단 본청약 취소는 묵과할 수 없는 정책 신뢰의 훼손일 것이다. 사전 청약은 민영 사업자들이 사업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제도가 아니라 정부가 도입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사전청약 제도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한 것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보금자리주택 공급 당시다. 이 시기 정부가 시행한 사전청약제도는 오르는 집값에 겁을 먹은 내집 마련 수요자들에게 '희망'을 줬다. 당장은 아니지만 한 5년만 기다리면 내집이 생긴다는 믿음을 줬기에 세계 금융위기와 맞물리기는 했지만 빠르게 주택시장은 안정화 됐다.

'심리'가 중요하다는 주택시장에서 사전청약제도는 순기능을 유감 없이 발휘한 것이다. 이후 사전청약제도는 본청약 지연 등의 문제가 거론되며 조용히 폐지됐다. 하지만 당시 사전청약 제도 폐지는 시장에서 관심사가 아니었다. 즉 당시의 사전청약제도는 그 역할을 다하고 소멸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사전청약제도 폐지는 그 역할을 다하고 소멸한 것이 아니라 분양가 인상을 요구하는 주택사업자들의 요청을 감안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명박 정부 때와 달리 주택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청약제도 폐지는 국민들에게 심각한 혼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사전청약을 실시한 민영주택단지의 본청약 폐지다. 올 1월부터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사전청약 단지의 본청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문 한 장만으로 수천명의 예비청약자가 잠시나마 가졌던 내집 마련의 꿈을 짓밟고 있다. 이 정도면 금전적 피해가 없다 뿐이지 전세사기에 버금가는 '사전 청약사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외환위기 이후 청약자가 부족해서 분양이 취소되는 사업장이나 2010년대 부동산 시장 악화로 분양 자체를 포기하고 매입했던 택지를 LH에 환매해달라는 상황은 있었지만 이처럼 성황리에 사전청약을 마친 단지가 본청약을 취소하는 것은 처음 본다.

이같은 사태는 정부가 단초를 제공했다. 정부는 본청약 지연 등 이명박 정부 당시와 똑같은 이유를 내세우며 사전청약제도를 폐지했다. 이렇게 되자 사전청약을 했던 민영주택 사업자는 본청약 취소를 망설임 없이 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사전청약 폐지 이전 있었던 본청약 취소는 해당 업체의 판단이겠지만 사전청약 폐지가 공식화된 이후 우후죽순 나오고 있는 본청약 취소는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정부의 대응이다. 국토교통부는 본청약 취소 단지는 민영주택 단지라 정부가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먼저 정의를 내린다면 공공택지 사업이 100% 민영사업인가? 사전청약이 취소된 곳은 재건축·재개발 현장이 아니라 정부의 대행기관인 LH가 토지를 조성한 뒤 민영주택사업자에 매각하고 분양가 상한제 제도에 따라 주택을 공급하는 공공택지 사업장이다.

정부가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하면서 본청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것을 정부가 모른 척 한다는 것은 정부 정책의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요소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사전청약을 한 민영주택단지는 아마도 대부분 본청약을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청약 취소단지들은 일단 표면적으로 사업을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아예 택지를 매각한다는 사업자도 있다. 사전청약 당시의 낮은 분양가에 사업을 했다가는 손해를 볼테니 아예 사업을 안하겠다는 논리인데. 이것이 사실이면 해법은 간단하다. LH가 이들 택지를 다시 인수해 공공분양을 하면 된다. 그리고 사전청약 당첨 지위는 유지해주면 된다. 하지만 누구나 예상하듯 민영주택사업자의 본청약 취소는 사업 중단이 아니라 2년전 싼 분양가로 실시했던 사전청약을 떨궈 내고 새로운 분양가를 책정한 사업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인한 내수 경기 침체를 막고 싶을 것이다. 2022년 11월 강원랜드 사태 이후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떨어진 집값은 '전세사기'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불렀다. 그런 만큼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과잉 유동성을 공급하더라도 주택시장을 받쳐주고 싶을 것이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그렇게 외쳐댔던 '집값, 더 떨어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더는 안나오고 있듯 말이다.

하지만 사전청약은 정부와 국민의 중요한 약속이다. 주택시장을 받치기 위해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스스로 무너뜨릴 수는 없다. 이제야 겨우 나온 사전청약 취소 해법이 청약 당첨자들에 대한 중복 청약 해제란다. 물론 이들 '사전청약 사기' 피해자들이 금전적 손해를 입은 것은 없다. 하지만 정부정책을 믿고 내집마련을 꿈꿨던 이들의 손헤를 정부가 보상하지 않으면 누가 해줄까? 전세사기는 정부 잘못이 별로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전청약 사기는 100% 정부의 잘못이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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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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