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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후폭풍…감독 아닌 집행부 교체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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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간 진통 끝에 나온 감독 선임, 축구협회의 독단인가
홍 감독보다 전임 클린스만 선임에 대한 책임부터 물어야
무엇보다 팬들의 외면 받는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이 우선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감독만 5000만 명이란 말이 있다. 축구 커뮤니티와 SNS는 대표팀에 무슨 일만 생기면 난리가 난다. 수많은 팬들이 FC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물론 프로축구 K리그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다. 사실 여기에 벌써 답이 나와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5개월의 장고 끝에 선택한 홍명보 카드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돌이켜 보면 감독 해고가 아닌 선임 과정에서 이렇게 시끄러웠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방송 인터뷰 화면을 보니 홍 감독은 며칠 새 10년은 늙어 보였다. 몸에 꼭 맞는 슈트를 입고, 절제된 신사의 느낌을 풍기던 인상은 사라지고 번뇌만 남았다.

[영종도=뉴스핌] 최지환 기자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코칭스태프 선임을 위한 유럽 출장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7.15 choipix16@newspim.com

대표팀을 맡을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급하게 입장을 바꾼 그에 대해 온라인에선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인신공격이 넘쳐난다. 정작 축구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개인사에 관한 의혹 제기가 대부분이다.

국내 축구 커뮤니티에서 인기 유튜버들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요즘 같으면 이들이 콘텐츠를 올리면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는데 며칠이면 충분하다. 문제는 이들 중 대다수가 조회수 장사에 치중한 나머지 사실에 입각한 합리적 비판보다는 근거 없는 맹목적 비난에 열중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의문도 든다는 점이다.

◆진심은 느껴지지만…국대 출신 스타들의 커밍아웃 러시

최근 들어선 대표팀 출신 스타들이 예전과는 달리 목소리를 높이는 게 트렌드가 됐다. 축구계의 영원한 이단아로 불리는 이천수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이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들의 한 마디는 일반 유튜버들보다 파급력이 훨씬 강하다. 팬들은 그들의 이름이 신뢰를 담보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언론도 현 시점에서 그들의 주장만큼은 실시간 중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유튜버 방송을 하고 있는 이천수. [사진=이천수]

하지만 과연 이들의 말은 항상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팬들의 질책과 의혹 제기야 그렇다 치고, 이들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보자.

먼저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쉬운 말로 잘 나가는 지도자였다. 3년간 축구협회 전무로 행정 경험을 쌓은 그는 2020년 말 울산 지휘봉을 잡은 뒤 첫 해 리그 준우승에 이어 최근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홍명보 시대'를 활짝 열었다. 올 시즌도 울산은 17일 현재 1위 김천 상무와 승점 1점차로 선두를 다투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의 졸전 끝에 16강행이 좌절된 뒤 홍 감독에게 내려졌던 그 혹독하고도, 불편한 평가들은 사라진 지 오래다. 결과물이 나온 덕분에 홍 감독은 많은 이들이 신주 모시듯 하는 외국인 감독들과 함께 대표팀 사령탑 최종 5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많은 팬들이 '홍명보' 이름 석 자가 호명되기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수락하자마자 그동안의 칭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입장을 번복한 것이 소속팀인 울산과 팬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감독 결격 사유는 아닐 텐데 하루아침에 무능력하고 나쁜 거짓말쟁이가 됐다. 시계가 눈 깜짝할 새에 2014년으로 돌아간 것 같다.

◆감독 선임의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비판

그런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은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으면서도, 내용을 압축해보면 홍 감독에 대해서만큼은 드러내놓고 비판을 하지는 않고 있다.

축구협회의 홍 감독 선임 발표 직전에 발언했던 이천수는 "홍명보 신태용 선배면 콜이다"라면서도 "외국 감독이 안 되면 국내 감독을 빨리 선임했어야 한다"며 선임 과정을 지적했다. 이어 "능력이 안 되면 나가야 한다"고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외국인 감독을 우선순위로 정한 축구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가 전달한 100여명의 리스트를 놓고 고심한 과정에 대한 '정상 참작'은 전혀 해주지 않았다.

국가대표 시절 박주호. [사진=KFA]

전 국가대표 수비수 박주호는 현직 전력강화위원 신분으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폭로 영상'이라며 콘텐츠를 올렸다. 그는 "전력강화위원회가 독단적으로 홍 감독의 선임을 밀어붙였다"며 "일부 전력강화위원은 외국 지도자보다 국내 축구인을 선임하도록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독단적인 결정을 한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정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도 있지만, 일부에선 전력강화위원들이 감독 후보군을 추린 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 선임을 위임했다는 말도 나온다. 위임 자체가 문제였다면 박주호는 폭로에 앞서 위원회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어야 한다. 그게 절차적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내부 고발자'가 되는 정상적인 절차가 아닐까.

축구협회의 공식 입장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박주호가 비밀유지 서약을 어겠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여론은 벌집을 쑤신 듯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동국 이영표 박지성 조원희 김영광이 릴레이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동국은 "박주호에 대한 법적 대응은 안 된다. 축구협회는 모든 의견을 포용해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는 "정 회장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체계가 무너졌다.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박주호로선)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무력감이 컸을 것"이라며 평소 스타일 대로 에둘러 표현했다.

조원희는 한 마디로 줄이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김영광은 "도덕적으로 어긋난 행동을 하신 분들은 다 나가라. 다수결로 정했다는데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아니고"라며 "개인적으로 홍명보 선배를 좋아하지만 감독 수락은 아쉽다. 모든 팬이 납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의 운영에 도덕이 왜 나오는지는 의문이다.

축구협회 부회장이기도 했던 이영표는 "축구협회의 행정이 상당히 문제가 있다. 이제 축구인들이 행정을 하면 안 된다"며 뜬금없는 자아비판을 하기도 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축구협회가 쌓은 불신 때문

기자는 이들의 주장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들의 말엔 진심이 느껴진다. 축구협회가 원죄를 지었다는 주장에 백번 동의한다. 다만 상대가 무조건 문제라는 일방통행 주장보다는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맞춤형 지적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축구지도자협회의 주장은 귀 기울일 만하다. 지도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중요성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정몽규 회장은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인선부터 그동안의 과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임생 대학축구협회 기술이사가 8일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감독 내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7.08 choipix16@newspim.com

그러면서 전력강화위원회가 일부 위원이 사퇴한 상태에서 감독 선임을 강행했다며 위원장을 새로 선임하고 위원 역시 추가해 하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 기술위원회에 결정을 이관하려 했다면 남은 위원의 동의를 얻는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임생 이사가 밤에 홍 감독을 찾아간 것도 면접 등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법적인 절차를 어긴 것은 없다는 축구협회로선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도 있겠지만 귀 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이런 와중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고위 당국자의 입을 통해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축구협회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조치를 하겠다"는 보도도 나왔다.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도 "관련 신고가 접수돼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 시민단체는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축구협회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축구협회가 정부의 보조를 받는 기관이지만 감독 선임 재량권까지 위임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은 산하 단체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무엇보다 자유와 시장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현 정부가 할 일은 아니다.

◆이제 축구협회가 스스로 결단을 해야 할 때

난장판이 된 한국 축구. 문제인 쪽도, 문제를 제기하는 쪽도 문제로 느껴진다면 더 큰 문제이다. 괜한 말장난이 아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왔으면 그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몽규 회장의 사퇴만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답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KFA]

축구협회는 홍 감독 선임보다 클린스만 전 감독 영입과 관리 부실, 황선홍 올림픽팀 감독의 대표팀 겸임에 대한 책임을 먼저 져야 한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은 무산됐지만. 2026 중남미 월드컵은 3차 예선을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감독 발표 전 인터뷰에서 "알렉스 퍼거슨이 와도 국민들의 절반은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만큼 축구협회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새 회장이 누가 와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하겠지만, 이제 정 회장은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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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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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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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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