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충무로 스타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스크린에서 주로 봐오던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 강동원이 글로벌 OTT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첫 드라마, 첫 시리즈 주연으로 나서며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외연 확장을 하고 있다.
◆ 최민식·송강호·설경구 …글로벌 OTT로 진출
영화 '쉬리', '해피엔드',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명량'으로 굵직한 작품을 주로 선보인 배우 최민식이 1997년 '사랑과 이별' 이후 글로벌 OTT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를 택하면서 무려 25년 만에 드라마를 택해 화제를 모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카지노' 시즌2 포스터 [사진=디즈니+] 2023.03.14 alice09@newspim.com |
이번 작품은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은 최민식의 출연 소식과 함께 엄청난 이목을 끌었다. 시즌1은 공개와 동시에 디즈니+를 넘어 OTT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규모 콘텐츠 평점 사이트IMDb 평점 8.5점을 기록하며 역대 글로벌 OTT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최고점을 유지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킹덤'과 '오징어 게임'을 넘는 최고 평점으로, 동시기에 공개된 국내 OTT 중 최고점이다. 총 시즌2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시즌1이 호평 속에 끝나자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에 '카지노' 시즌2는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공개 첫 주 기준 최대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외신에서도 조명하기 시작했다. 미국 넥스트 샤크는 "최민식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국제적인 스타덤을 얻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카지노'에 출연한 배우 최민식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023.03.24 jyyang@newspim.com |
영화에서 OTT로 진출해 성공사례를 남긴 최민식의 다음 타자는 바로 송강호였다. '공동경비구역 JSA', '쉬리', '살인의 추억', '괴물', '박쥐', ''관상', '사도', '변호인', '택시운전사'와 그리고 '기생충'으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송강호는 무려 35년 만에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으로 첫 드라마 주연에 나섰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일명 삼식이 삼촌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여기서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인 박두칠을 연기했다. 역사 시대극에 16부작이란 긴 호흡으로 대중의 사랑은 크게 받지 못했지만 한 장르에만 치중됐던 드라마의 성향과 지표를 넓힌데 일조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민식, 송강호에 이어 '공공의 적', '실미도', '오아시스', '박하사탕', '해운대', '불한당', '살인자의 기억법' 등의 충무로 스타 설경구도 1994년 아침드라마 이후 첫 시리즈 출연에 나섰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을 택하며 위험한 신념의 소유자인 국무총리 박동호를 연기했다.
송강호의 첫 OTT 시리즈 '삼식이 삼촌'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을 시해한 후, 타락한 신념을 가진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와 대립하는 이야기를 그린 이번 작품은 빠른 전개와 반전의 반전을 꾀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 지난 6월 28일 공개된 직후 3주 연속 '오늘의 대한민국 TOP10 시리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4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 김윤석·강동원도 20년 만에 드라마 복귀
'돌풍'으로 성공적인 시리즈 출연에 나선 설경구는 차기작으로 메디컬 범죄 드라마 '하이퍼 나이프'에서 세계 최고의 신경외과의로 꼽히는 최덕희 역을 맡아 또 한 번의 드라마 출연에 나서게 된다. 충무로 스타들의 시리즈 진출을 통해 성과를 얻자, 많은 영화 배우들이 OTT로 발을 넓히고 있다.
김윤석은 넷플릭스 새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주연을 맡는다. 그의 출연은 2006년 '있을 때 잘 해' 이후 무려 18년 만의 드라마이다. 이번 작품은 어느 여름 깊은 숲속 펜션에 나타난 수상한 여자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한 펜션 주인이 소중한 삶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김윤석은 펜션 주인 전영하를 연기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1994년 아침 드라마 이후 첫 시리즈 넷플릭스 '돌풍' 주연으로 나선 설경구 [사진=넷플릭스] 2024.07.10 alice09@newspim.com |
드라마 '매직' 이후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들었던 강동원 역시 20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다. 강동원은 디즈니+ 새 시리즈 '북극성'에서 전직 '에이스' 국제용병으로 국적과 과거 이력이 베일에 싸인 인물 산호 역을 맡아 전지현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처럼 스크린에서 주로 관객을 만나온 배우들이 이제는 OTT로 넘어오고 있는 추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화에 대한 수요가 급격이 줄어들었고, 영화 감독들이 OTT에 진출하며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또 영화 역시 극장이 아닌 OTT에서 주로 공개를 하다보니 플랫폼의 확장 속에서 배우들 역시 스크린만 고집하기가 힘들어진 셈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OTT가 등장했고, 영화관에 갈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한국 영화는 스토리 중심인 작품이 대다수인데, OTT에 영화 못지않은 작품들이 대거 공개가 되면서 영화보다 시리즈, 드라마를 찾는 대중이 많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당분간 영화보다 시리즈 콘텐츠 시청 형태가 지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보다는 퀄리티가 낮을 수있지만, 드라마보단 높은 퀄리티의 시리즈가 앞으로 더 사랑받을 거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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