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대전역점 월세, 월평균 매출 4% 불과
전체 매장 평균 수수료율은 22%
"국토부 장관 '임대료 비싸다' 발언…되묻는 과정에서 와전"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대전역내 빵집 성심당의 임대료를 놓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비싸다'는 언급이 진실게임에 빠질 모양새다.
박상우 장관의 발언이 성심당 점포에 책정한 임대료가 비싸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코레일은 박 장관의 발언은 단순히 되물은 것 뿐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코레일의 성심당 임대료 책정은 감사원 감사와 국회 국정감사의 지적을 받아 세운 규정에 의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무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규정을 무시하는 듯한 의미로 비춰질 수도 있어 민감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유통 등에 따르면 전날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논란이 되고 있는 대전역 성심당 임대료와 관련해 '비싸다'고 언급한데 대해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박상우 장관은 지난 17일 대전광역시 도심융합특구를 찾은 자리에서 한문희 코레일 사장에게 성심당 임대료와 관련해 "너무 비싸게 받는 것 아닌가"며 이같이 말했다.
코레일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인 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곧바로 화두가 되며 논란이 됐다. 코레일유통의 임대료 책정이 과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며 향후 성심당과의 임대료 협상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측돼서다.
다만 문제가 되고 있는 성심당 임대료는 코레일이 자의적으로 책정한 게 아니다. 2012년 11월 문을 연 성심당 대전역점은 2016년 과거 푸드코트가 있다가 철수한 대전역 1.5층에 입점하며 코레일과 고정 임대료를 납부하는 '자산임대방식'으로 임대 계약을 체결한 뒤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매출 대비 수수료를 원칙으로 하는 '구내영업방식'으로 계약 내용을 수정했다. 이로 인해 코레일유통은 2021년 4월 수수료율 계약으로 전환해 매월 임대료를 매출액의 5%인 1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2년뒤인 2023년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유통이 성심당에만 임대료 특혜를 준다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이 나왔다. 유경준 의원은 코레일이 성심당에 대해 최소 수수료율인 17%에 훨씬 못미치는 5%를 적용한 것은 특혜라고 지적했고 이로써 성심당은 약 51억원의 임대료를 덜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성심당의 임대 계약이 끝났고 코레일유통은 역사 내 매장 임대 규정에 맞춰 성심당에 4억원이 넘는 새 월 임대료를 제시했다.
4억원에 달하는 월세 규모는 성심당 매출 대비 수수료 방식에 따른 계산이다. 성심당 대전역점 월평균 매출인 25억9800만원의 17%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재 월세로 내고 있는 1억원은 월평균 매출의 4% 수준이다. 반면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전체매장의 지난5년간 평균 수수료율은 22%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에서 '특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코레일유통에 따르면 전국 모든 철도역 상업시설에 매출액 대비 17%~49%의 수수료율 기준에 따라 운영사업자를 선정한다. 성심당 대전역점 역시 월평균 매출에 최소 수수료율인 17%를 받겠다는 방침이지만 양측 의견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수수료율은 입찰에 참여할 사업자가 직접 제안한다"면서 "최소 17%이상, 최대 50% 미만 범위에서 수수료율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성심당 임대료가 언론에 보도 되면서 코레일의 지나친 임대료 책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 장관의 '너무 비싼거 아닌가' 언급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주무장관으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레일은 국토부 산하기관인 만큼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유통 역시 국토부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성심당에 적용하는 수수료율의 경우 코레일유통 내부 규정에 따른 것인 만큼 주무부처인 국토부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발언한 만큼 규정을 무시한다는 논란이 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측은 장관의 발언은 임대료가 높다는 뜻을 담은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장관 발언이 와전된 것 같다"면서 "현장에선 실제로 비싼거 아니냐고 물은 것이 아니라 대전시장이 언급한 내용을 되묻는 형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관님 말씀과는 무관하게 실제로 성심당 뿐 아니라 모든 매장 운영하는 파트너회사들과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지역경제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장관의 이같은 발언 이후 곧바로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이 "성심당이 밖으로 나가면 코레일에도 손해"라면서 "성심당은 전 지점이 100m씩 줄을 서 있다"고 말한 것을 감안하면 현장에서는 박 장관의 이야기를 성심당의 임대료가 높게 책정됐다고 인식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성심당 임대료 사건은 결국 앞서 벌어진 부산역 '삼진어묵' 매장과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2017년 당시 코레일유통이 삼진어묵에 월 3억원 상당의 임대료를 요구했고 삼진어묵 측은 이를 거절하면서 결국 매장을 이전한 바 있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삼진어묵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총 5회에 걸친 부산역 공모입찰에 4회 참여했고 마지막 5회차 공모시 삼진어묵과 환공어묵 등 2개 업체가 경쟁해 환공어묵이 최종 선정된 것"이라면서 "선정 당시 입찰 기준금액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3억원 보다 낮은 금액이며 경쟁 입찰을 통해 적격 사업체가 선정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성심당이 위치한 매장은 경쟁입찰에서 유찰을 계속하면서 월 임대료는 계속 내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월 임대료가 17% 수수료율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계속 유찰이 된다면 성심당 수수료율 최저 기준인 17% 보다 낮은 금액으로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공기업인 코레일 측으로선 규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해당 매장을 비우는 한이 있더라도 논란이 될 수 있는 '저가 임대'는 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유찰이 계속 되고 다른 방식을 검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규정상으로는 수수료율 최저 제한은 17%"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