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 약진...11월 미 대선에도 영향
비슷한 정책과 노선 내세우는 트럼프 선전 기대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유럽의회 선거에서 예상대로 우파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유럽 대륙에서 확인된 우파 포퓰리즘의 돌풍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도 재현될 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드러난 유럽의회 선거 개표 집계 결과는 우파의 완승으로 요약된다. 비록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중도우파 정치그룹 유럽국민당(EPP)이 제1당을 유지했지만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당들이 약진했다. 특히 극우 정당들은 유럽 대륙의 쌍두마차인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집권여당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에서 확인된 우파 포퓰리즘 정당들의 선전은 그들과 유사한 선거 슬로건과 정책을 내세우며 오는 11월 미 대선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도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의 극우 정당 또는 우파 포퓰리즘을 내세운 정치 세력들은 이번 선거에서 반이민 정책과 경제 침체, 친환경 규제에 대한 반발 등을 핵심 이슈로 내세웠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유럽의 유권자들은 계속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속에 불법 이주민들이 쏟아져 들어오자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극우 정당의 주장에 공감하며 이들에게 지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됐다.
외신들은 EU 집행부의 과도한 친환경 정책 규제에 대해서도 유럽 유권자들은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했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미국 대선에서도 이민 문제가 핵심 이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선거 유세 때마다 '무능하고 나약한' 조 바이든 대통령 때문에 남부 국경이 불법 이민자와 범죄자들에 의해 '침략' 당했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수세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최근 기존의 노선을 뒤집고, 국경 강화와 불법 이민자들의 망명을 제한하고 퇴출하는 정책을 발표했을 정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밖에 바이든 정부와 EU가 앞장 서 온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정책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바이든 정부의 전기자동차와 친환경 산업 육성 정책을 비판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와 화석에너지 개발을 더 확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밖에 자국 이기주의와 우선주의를 내세운 국경 통제와 무역 마찰을 불사하겠다는 주장에도 트럽프 전 대통령과 유럽의 극우 정당들은 한 목소리다. 2년째 들어서면서 극심한 장기 소모전 양상을 띠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대한 소극적 입장도 유사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은 점을 감안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확인된 극우 세력의 약진이 오는 11월 대선에도 무시 못할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체는 유럽 선거 결과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이 한층 고무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 8일 유럽 의회 선거에서의 극우파 돌풍을 예상하면서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기득권 보수주의자와 정치 지도자들이 경제 침체와 이민 문제 등 새롭게 부상하는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극우 세력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진단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