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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제네시스 '첨단 시트' 일등공신,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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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의 안전과 자동차의 고급진 착좌감 전달하는 시트 기술
국내 최대 규모 시트 연구소…제네시스·리비안 등 기업 납품
자율주행·UAM 시대 시트 선행 연구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자동차에서 엔진 다음으로 비싼 것은 뭘까. 바로 시트다. 자동차 탑승부터 주행, 하차 직전까지 승객과 가장 많이 닿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탑승객의 모든 안전과 승차감을 책임지는 시트는 전기차,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자율주행차 등 차량의 진화와 함께 변화를 겪고 있다.

현대트랜시스의 HTVM 24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 체험존. 직접 자율주행 시기의 시트 기술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제네시스 G90, G80, 그랜저, K9 등의 국내외 전기차 시트를 제작하고 있는 현대트랜시스의 동탄 시트연구센터를 지난 5일 방문해 연구의 산실을 직접 살펴봤다.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시트 연구소…시트 부품부터 완제품 개발

이날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하는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조수빈 기자]

이날 현장에는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대표이사 사장도 등장해서 인사말을 전했다. 여 사장은 "시트 사업은 현대트랜시스의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축이다.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차는 이동하는 작은 집이라고 불릴 만큼 생활 공간의 활용성이 중요해지는 사업"이라며 "시트는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기술 내재화 부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경기도 동탄에 위치한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는 대지 4만5705m², 연면적 2만7031m²의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시트 전문 연구소다. 2007년 7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으로 시작해, 현재 약 500명의 인력이 근무 중이다.

시트연구센터는 모기업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90·G80, 그랜저, K9 등 플래그십 세단시리즈와 EV9, 아이오닉6, 코나EV뿐 아니라 미국 전기차 기업인 리비안의 픽업트럭(R1T), SUV(R1S)과 루시드 에어에도 납품하고 있다.

지난 CES 2024에서는 기아가 공개한 목적기반차량(PBV) 'PV5'와 현대자동차의 개인형 모빌리티 'DICE'의 시트 개발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현대트랜시스의 UAM 디자인 솔루션. 뉴욕의 500미터 상공에서 UAM을 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자율주행·UAM 선행 연구 진행…실내 공간 재정의

현대트랜시스의 시트연구센터는 시트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개발 전과정을 수행한다. 이날 홍보관에서도 자율주행, 도심형항공교통(UAM) 등 미래형 모빌리티에 대한 다양한 선행연구기술 등이 전시돼 있었다. VR 체험과 키오스크 등을 활용해 직접 시트 기술을 체험할 수도 있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PBV 경량 투웨이 플립 업 시트와 자율주행용 시트였다. CES 2024에서도 선보였던 기술로 기아 PV5와 함께 전시됐었다. 그랩, 우버와 같은 호출형 승차공유(헤일링)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델로 사용자의 공간 편의성을 위해 시트의 조작 방식을 바꾼 것이 포인트다.

시트를 회전해서 이동했던 과거의 모델과는 달리 시트 등받이와 쿠션이 연동돼 앞뒤로 전환되는 '플립 기능'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등받이와 쿠션을 직각으로 세울 수도 있어 승객 유무에 따라 내부 공간의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게 디자인했다.

시트 개발과정은 ▲시장조사 ▲디자인·설계 ▲분석 ▲프로토타입 개발 ▲유효성 검증과정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현대트랜시스의 강점은 디자인과 설계 단계서부터 드러난다.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안전 법규와 승객의 사용 환경을 고려하기 때문에 상용화 이전까지의 디자인 수정을 줄이고 설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트랜시스의 HTVM 24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 체험존. 직접 자율주행 시기의 시트 기술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HTVM 24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에서는 자율주행 환경을 가정한 여러가지 시트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회의, 놀이, 휴식 등 다양한 조건에 맞는 공간을 활용해 볼 수 있었다. 충돌 위험을 감지하면 내장된 승객 모니터링 기반 웰니스 서포트 기능이 심박수와 호흡을 측정해 알려줬다. 내재된 모니터로 시트에서 게임이나 영화도 제공하며 교통 약자를 위해 하차 직전 기립을 보조하는 기능도 들어가 있었다.

강신정 시트모빌리티설계팀 팀장은 "시트는 다양한 모터나 센서들이 들어가는 매우 복잡한 부품이다. 제네시스는 한 대 당 모터가 30개 이상씩 들어가기도 한다"며 "현대트랜시스의 시트는 차량 판매 이후에도 소프트웨어적으로도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미 현대차에 적용된 시트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이 내재돼 있다.  

이외에도 PBV 모듈러 시트, UAM 디자인 솔루션, 천연 섬유 원단과 유해물질 슬라브폼(자동차 시트 소재) 등의 연구 기술 등이 전시돼 있었다. 현재 현대트랜시스는 운전석과 동승석의 안락감과 착좌감을 책임지는 '에르고 모션 시스템', 장거리 탑승 시 피로를 덜어주는 마사지 시트 기능인 '다이내믹 바디케어 기술', 카본 섬유를 이용한 '저전력 카본 열선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더 가볍고 더 안전하게'…180여개 시험 거쳐야 고객에게

시트 기술은 더 가볍고 더 튼튼해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유주영 시트설계1팀 팀장은 "특히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변화하면서 배터리 공간 때문에 시트 공간이 좁아져서 부품은 더 가벼워져야 하고 동시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강도는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과제"라며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시대에 들어가면서 시트 기술이 가장 많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트랜시스 역시 완성차에 시트를 공급하기 전에 180여개 이상의 시험을 진행하며 안정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실제로 돌아본 시험동에서는 현대트랜시스가 수행하고 있는 대표 시험 7가지를 살펴봤다.

시트와 벨트의 강도를 시험하는 '시트 벨트 앵커리지 시험', 승하차시 지속적으로 쓸리는 시트 내구성을 검토하는 '로봇 승강내구 시험', 시트의 소음을 측정하는 '소음 시험', 충돌 시 시트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슬레드 시험', 노면에 따른 차량 진동으로 발생하는 시트 진동과 노이즈를 분석하는 '복합환경진동 시험', 시트 작동 스위치 부품에 대한 '파워내구 시험', 사이드 에어백 전개 시험 등이다.

충돌 사고 시 시트의 변형도를 측정하는 슬레드 시험실. 더미와 시트에 부착된 센서들로 충돌 시 시트가 얼마나 충격을 잘 흡수하고 다시 복원되는 지 관측한다. [사진=현대트랜시스] 충돌 사고 시 시트의 변형도를 측정하는 슬레드 시험실. 현대트랜시스 직원들이 더미를 관측하고 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시트가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은 '슬레드 시험실'이었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충돌 사고를 가정하고 시트가 얼마나 충격을 잘 흡수하고 복원하는지를 검토하는 시험을 진행한다. 각종 사이즈의 인체 더미를 두고 관절마다 센서를 부착해 인체의 손상을 관찰하기도 하고 시트가 충돌 후 얼마나 복원되는 지를 측정하기도 한다.

이날 시험에선 80km로 달려오는 차량의 속도를 가정하고 시트에 전달되는 속도가 41km인 상황의 충돌 사고를 시연했다. 엄청난 속도로 충돌한 차량에 더미가 튀어오를 정도로 충격이 가해졌지만 벨트 역시 이탈이 없었고 시트도 충돌 이후 뒤로 넘어갔다가 다시 복구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트랜시스의 복합환경진동 시험실. 이날 현장에선 영하 -20도에 달하는 극한 환경의 시험실에 기자들이 직접 들어가 보기도 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복합환경진동시험실은 온도와 미세한 상하좌우의 진동에도 시트가 버티는 지 시험하는 내구성 평가실이다. 무향실(방음공간), 영하 40도에서 영상 80도까지 구현한 혹한, 혹서 실험실 등에서 시트의 소음 원인과 위치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날은 영하 20도의 무향실에 들어가 직접 시트가 견디는 극한 상황을 체험해 봤다. 

시트연구센터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건 수로는 4~500건에 달하는 시험을 매일 수행하고 있다. 최태진 시트시험팀 책임연구원은 "국내에서 이만한 규모로 고객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시설은 현대트랜시스뿐"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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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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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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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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