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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문기자 최헌규의 리얼차이나] <23> 팍스시니카의 일등공신 '워싱턴의 오판'

기사입력 : 2024년05월14일 09:43

최종수정 : 2024년06월19일 23:56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공산당에게는 거의 신성 불가침에 해당하는 '핵심 이익'이라는 게 있다. 대륙 통치 집단인 공산당, 대만 및 티베트(시짱 장족자치구) 같은 영토 문제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 사항은 영구집권이라는 공산당의 목표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다른 문제라면 협상으로 이견을 조율할 수 있지만 공산당이 내세우는 핵심 이익에는 어떤 타협이나 양보가 있을 수 없다.

공산당의 핵심 이익은 무슨 대가와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지키고 수호해 내야 하는 절대적 주권에 관한 문제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 볼 때 미국은 중국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판단하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고, 대만에 대해서도 수교 당시 입장과 다른 도를 넘는 간섭을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성공을 도왔지만 이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을 노골적으로 건드리고 있다.

실상 중국 공산당이 국제사회의 무서운 정치 집단으로서 오늘과 같은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미국의 절대적인 도움이 있었다. 공산당이 없었다면 신중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처럼 미국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G2 중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1940년대 후반 막바지 국공내전 때 공산당의 실력을 과소평가했고 결과적으로 장개석 국민당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했다. 당시 워싱턴 분석가들은 공산당이 대륙의 패권을 쥐기 힘들다고 봤고, 설령 집권을 한다 해도 미국에 큰 위협이 못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예상을 뒤엎고 공산당은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을 패퇴시키고 나라를 세웠다. 하지만 공산당은 신중국 초기 대약진과 문화대혁명 등 실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워싱턴의 예측은 과히 틀리지 않았다. 미국은 1971년 대만 대신 중국을 유엔의 일원으로 끌어들이고 일본과의 수교도 묵인해 줬다. 지금 유엔에서 중국은 미국 대신 주인 행세를 하고 있고, 중일 수교는 중국이 철강, 자동차, 기계, 전자 등 주요 산업을 현대화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베이징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은 주민이 '한국전쟁(항미원조)은 가정과 나라를 지키는 전쟁이었다'는 내용의 구호가 적힌 휴대용 가방을 걸치고 있다. 사진=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4.05.14 chk@newspim.com

1979년에는 미중 수교가 이뤄졌고 미국의 시장경제와 자본은 198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국 개혁개방의 성공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어 미국은 2001년 중국을 WTO에 편입시켜 줬다. WTO 가입으로 중국은 달리는 말에 날개를 단 격이 됐다.

두 자릿수의 장기 고속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2008년 당시 개도국으로서는 쉽지않은 베이징 올림픽까지 성공적으로 치러 냈다. 미국 특허의 반도체는 중국 제조와 수출 경제에 일등공신이 됐고 미국이 발명한 스마트폰과 핀테크는 중국이 디지털 신경제로 전환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이대로 가면 서방 세계가 발명한 시장경제로 가장 눈부신 번영의 꽃을 피우는 나라가 중국이 될지 모른다. 

미국은 뒤늦게 중국 굴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창당 100년의 중국 공산당이 200년 민주 정당의 역사를 가진 미국에 위협 요인이 된 것이다. 달러 패권을 앞세워 세계 질서를 주도해온 미국이 위안화 패권의 부상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미국은 2017년 무렵부터 관세 폭탄을 앞세워 중국에 대해 본격적인 공세를 가하고 나섰다. 미중 충돌에 대해 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설이 맞든 아니든 미중 충돌은 국제사회의 하나의 상수로서, 향후 수십 년 넘게 지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은 현재 반도체 봉쇄 등 기술 제재를 비롯해 전방위 공세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이런 상황에 대해 100년 이래 없던 세계사적 대변국(역사적 대변혁기)이라고 규정한다. 이런 바탕에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포함한 미국의 공세를 일종의 전쟁 도발로 보는 인식이 깔려 있다.

외부의 도전이 거세질수록 중국 공산당은 한층 강고한 응전으로 맞서고 있다. 과거 중국 공산당은 항일 반외세와 반봉건을 내세워 인민을 결속하고 대륙의 공산 혁명을 성공시켰다. 비록 선거라는 형식은 아니었지만 1920년대~1940년대 공산 혁명 과정에서 당시 5억 중국 인민은 공산당에게 절대적 지지의 '몰표'를 안겨 줬다.

현재 미국의 중국 봉쇄 압박 전략은 내부 통합이 절실한 중국 공산당에게 또다시 인민 대단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고 안으로는 국론을 모으면서 공산당 지상 목표인 영구집권의 기반을 굳혀 나가고 있다. 미국의 제재 국면에서 중국은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지만 공산당 체제 공고화 측면에선 뜻밖의 실리를 얻고 있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베이징 주민이 '중국을 범하는 자는 끝까지 쫓아가 주살하겠다'는 내용의 구호가 적힌 셔츠를 입고 지하철 탑승구에 서 있다.  사진= 뉴스핌 통신사.  2024.05.14 chk@newspim.com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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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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