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정치

속보

더보기

[길위의 중국] <23> 팍스시니카의 일등공신 '워싱턴의 오판'

기사입력 : 2024년05월14일 09:43

최종수정 : 2024년05월20일 12:30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공산당에게는 거의 신성 불가침에 해당하는 '핵심 이익'이라는 게 있다. 대륙 통치 집단인 공산당, 대만 및 티베트(시짱 장족자치구) 같은 영토 문제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 사항은 영구집권이라는 공산당의 목표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다른 문제라면 협상으로 이견을 조율할 수 있지만 공산당이 내세우는 핵심 이익에는 어떤 타협이나 양보가 있을 수 없다.

공산당의 핵심 이익은 무슨 대가와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지키고 수호해 내야 하는 절대적 주권에 관한 문제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 볼 때 미국은 중국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판단하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고, 대만에 대해서도 수교 당시 입장과 다른 도를 넘는 간섭을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성공을 도왔지만 이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을 노골적으로 건드리고 있다.

실상 중국 공산당이 국제사회의 무서운 정치 집단으로서 오늘과 같은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미국의 절대적인 도움이 있었다. 공산당이 없었다면 신중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처럼 미국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G2 중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1940년대 후반 막바지 국공내전 때 공산당의 실력을 과소평가했고 결과적으로 장개석 국민당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했다. 당시 워싱턴 분석가들은 공산당이 대륙의 패권을 쥐기 힘들다고 봤고, 설령 집권을 한다 해도 미국에 큰 위협이 못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예상을 뒤엎고 공산당은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을 패퇴시키고 나라를 세웠다. 하지만 공산당은 신중국 초기 대약진과 문화대혁명 등 실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워싱턴의 예측은 과히 틀리지 않았다. 미국은 1971년 대만 대신 중국을 유엔의 일원으로 끌어들이고 일본과의 수교도 묵인해 줬다. 지금 유엔에서 중국은 미국 대신 주인 행세를 하고 있고, 중일 수교는 중국이 철강, 자동차, 기계, 전자 등 주요 산업을 현대화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베이징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은 주민이 '한국전쟁(항미원조)은 가정과 나라를 지키는 전쟁이었다'는 내용의 구호가 적힌 휴대용 가방을 걸치고 있다. 사진=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4.05.14 chk@newspim.com

1979년에는 미중 수교가 이뤄졌고 미국의 시장경제와 자본은 198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국 개혁개방의 성공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어 미국은 2001년 중국을 WTO에 편입시켜 줬다. WTO 가입으로 중국은 달리는 말에 날개를 단 격이 됐다.

두 자릿수의 장기 고속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2008년 당시 개도국으로서는 쉽지않은 베이징 올림픽까지 성공적으로 치러 냈다. 미국 특허의 반도체는 중국 제조와 수출 경제에 일등공신이 됐고 미국이 발명한 스마트폰과 핀테크는 중국이 디지털 신경제로 전환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이대로 가면 서방 세계가 발명한 시장경제로 가장 눈부신 번영의 꽃을 피우는 나라가 중국이 될지 모른다. 

미국은 뒤늦게 중국 굴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창당 100년의 중국 공산당이 200년 민주 정당의 역사를 가진 미국에 위협 요인이 된 것이다. 달러 패권을 앞세워 세계 질서를 주도해온 미국이 위안화 패권의 부상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미국은 2017년 무렵부터 관세 폭탄을 앞세워 중국에 대해 본격적인 공세를 가하고 나섰다. 미중 충돌에 대해 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설이 맞든 아니든 미중 충돌은 국제사회의 하나의 상수로서, 향후 수십 년 넘게 지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은 현재 반도체 봉쇄 등 기술 제재를 비롯해 전방위 공세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이런 상황에 대해 100년 이래 없던 세계사적 대변국(역사적 대변혁기)이라고 규정한다. 이런 바탕에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포함한 미국의 공세를 일종의 전쟁 도발로 보는 인식이 깔려 있다.

외부의 도전이 거세질수록 중국 공산당은 한층 강고한 응전으로 맞서고 있다. 과거 중국 공산당은 항일 반외세와 반봉건을 내세워 인민을 결속하고 대륙의 공산 혁명을 성공시켰다. 비록 선거라는 형식은 아니었지만 1920년대~1940년대 공산 혁명 과정에서 당시 5억 중국 인민은 공산당에게 절대적 지지의 '몰표'를 안겨 줬다.

현재 미국의 중국 봉쇄 압박 전략은 내부 통합이 절실한 중국 공산당에게 또다시 인민 대단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고 안으로는 국론을 모으면서 공산당 지상 목표인 영구집권의 기반을 굳혀 나가고 있다. 미국의 제재 국면에서 중국은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지만 공산당 체제 공고화 측면에선 뜻밖의 실리를 얻고 있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베이징 주민이 '중국을 범하는 자는 끝까지 쫓아가 주살하겠다'는 내용의 구호가 적힌 셔츠를 입고 지하철 탑승구에 서 있다.  사진= 뉴스핌 통신사.  2024.05.14 chk@newspim.com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체결…원유·무기류 관세 철폐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29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UAE는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를 잇는 물류 허브로, 우리 기업들이 세계 각국으로 진출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제유디 UAE 대외무역 특임장관이 한-UAE CEPA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 무기류 수입 관세 즉시 철폐…원유 수입 관세 3%→0% 양국 CEPA는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후 양국 정부 간 집중적인 협상을 거쳐 같은 해 10월 타결됐다. 정부는 협정문에 대한 법률 검토와 국문본 마련, 법제처 심사 등 정식 서명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진행해 왔다. UAE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14위 교역 상대국으로 손꼽힌다. 교역 규모는 2021년 113억달러에서 2022년 195억달러, 지난해 209억달러 등으로 매해 상승하고 있다. 우리는 주로 자동차·전자기기·합성수지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UAE로부터 원유·석유제품·천연가스 등 국내 산업에 필수적인 에너지와 원료를 주로 수입한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양국 국기를 든 삼광초등학교 어린이환영단의 환호에 인사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2024.05.29 photo@newspim.com CEPA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상품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시장 개방 수준은 품목수를 기준으로 한국 92.5%, UAE 91.2%다. 우리 중동 주력 수출품인 무기류는 대부분 품목이 협정문 발효 즉시 UAE 시장 내 관세가 철폐돼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압연기·금속 주조기 등 기계류 상당수는 5년 내, 자동차·부품·가전제품 등은 발효 후 최장 10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세도 발효 후 최장 10년 내 철폐된다. 화물·특수차 중에서는 덤프차·적재차량 등에서 상당수 즉시 철폐를 확보해 중동의 건설시장 붐에 힘입은 수출 상승이 전망된다. 이 외 의료기기·화장품 등 공산품뿐만 아니라 우리 주요 농수산물도 관세 철폐 혜택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이로써 UAE와 아직 CEPA를 체결하지 않은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우리 기업의 수출 여건을 대폭 개선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CEPA를 통해 원유 수입 관세도 철폐된다. 양국은 UAE산 원유 수입 관세를 발효 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석유화학 제품의 주 원료인 나프타 수입 관세는 5년에 걸쳐 절반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원유 수입 관세는 3%에서 0%로, 나프타 수입 관세는 0.5%에서 0.25%로 줄어든다. 이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와 국내 물가 안정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 온라인 게임 서비스 '최초 개방'…처음으로 국경 간 정보 이전 허용 UAE는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개방하지 않았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한국과의 CEPA에서 최초로 개방했다. 이를 통해 중동 지역으로 게임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공급하거나 관련 업체가 직접 현지에 진출할 때 우리 기업 활동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또 우리 의료 기관의 현지 개원과 원격 진료를 허용하고, 산후조리·물리치료 서비스도 개방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이번 CEPA에서 ▲에너지·자원 ▲첨단산업 ▲순환경제 ▲시청각 서비스·공동제작 ▲스마트팜 ▲보건산업 ▲관광 ▲수송 ▲해상운송 ▲디지털경제·무역 ▲귀금속 ▲공급망 ▲경쟁 ▲바이오경제 등 신통상 의제를 포함한 14개 협력 분야를 명시했다. 특히 UAE는 다른 국가들과 기존에 체결한 CEPA와 달리 대체·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자원에 관한 협력을 포함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2024.05.29 photo@newspim.com 이에 대해 산업부는 "14개 협력 분야를 명시함으로써 양국 간 미래지향적 경제 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포괄적인 경제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고 풀이했다. 또 양국은 CEPA를 통해 통관과 정부 조달, 디지털 무역, 지식재산권 등 양국 간 무역 과정에서 적용되는 무역 규범을 개선했다. 이를 기반으로 양국은 물품 통관에 대한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수출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정부 조달 협정 비가입국인 UAE와 주요 중앙정부기관의 조달 시장을 개방하고, 투명성·비차별성 원칙이 반영되도록 했다. 디지털 무역과 관련해 UAE는 자국 최초로 국경 간 정보 이전을 허용했다. 이 규정을 통해 UAE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현지에서 수집한 정보를 국내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지재권 보호 규범을 도입해 우리 기업의 저작권·상표 침해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앞으로 정부는 이날 서명된 CEPA의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이른 시일 안에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양국은 CEPA 비준과 발효를 위한 자국 내 법적 절차를 완료한 후, 이를 증명하는 서면 통보를 교환하게 된다. 이후 한-UAE CEPA는 서면 통보 접수일 후 두 번째 달의 첫 번째 날에 발효된다. rang@newspim.com 2024-05-29 14:04
사진
삼성전자 노조 '창사 첫 파업' 선언...다음달 7일 '단체 연차 사용'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선다. 전삼노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일방적인 사측의 교섭 결렬을 이유로 즉각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전국삼성전자노조 조합원들이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노조가 여러 차례 문화행사를 진행했음에도 사측은 지난 28일 아무런 안건도 없이 교섭에 나왔다"며 "이 모든 책임은 노동자를 무시한 사측에 있다. 이 순간부터 즉각 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급하는 것'이 가장 큰 요구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손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임금 1~2% 인상이 아니다.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급하라는 것"이라며 "성과금을 많이 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도 개선을 통해 투명하게 지급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삼성전자만의 처우개선이 아닌 삼성그룹 계열사와 협력사, 한국의 노동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버스를 이용해 24시간 농성을 이어간다. [사진=김정인 기자] 전삼노는 총파업까지 단계를 밟아나가겠다며 다음달 7일, 조합원 2만8400명의 단체 연차 사용을 통해 첫 파업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24시간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임금협상을 위한 교섭을 이어왔지만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노조는 결국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기 결정과 조합원 찬반 투표 등을 거쳐 지난달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지난 28일 임금협상을 위한 8차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 인사 2명의 교섭 참여를 두고 입장차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턴을 기대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로 '노조 리스크'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사측은 최근 10년 내내 위기라고 외치고 있다"며 "위기라는 이유만으로 노동자가 핍박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kji01@newspim.com 2024-05-29 13:2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